본문 바로가기

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잡은 붕어 살려주는 이상한 낚시꾼들?

SensitiveMedia  

중랑천에서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중랑천에서 낚시를 하는 이 분을 보니 산신령 처럼 공중부양을 한 후 마치 허공에 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할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저는 이분들이 참 아름다운 분들이란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중랑천에서 막 잡아 올린 손바닥 크기만한 붕어 모습입니다. 붕어의 표정을 보니 '이제 죽었구나' 하며 체념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그건 제 생각일 뿐이었습니다. 잠시 후 녀석은 조금전 까지 유영을 하며 노닐던 중랑천으로 돌아갔습니다. 왜냐구요? 중랑천에서 낚시를 하시는 분들은 이렇게 낚은 물고기를 다시 중랑천으로 되돌려 보내며 단지 '손맛'만 느끼는 아름다운 낚시꾼들이었습니다. 그 사실은 금방 알 수 있었는데 물고기를 잡은 후 물고기를 담을 망태기를 찾아 볼 수 없었고 잡은 물고기는 제 앞에서 금방 중랑천으로 사라졌습니다. 어제(29일) 오후에 본 모습입니다.





잡은 붕어 살려주는 이상한 낚시꾼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최근 동부간선도로를 따라 동두천을 오가며 자주 눈에 띄는 모습이 중랑천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사람들 모습이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중랑천(中浪川)은 한강의 제 1지류로, 경기도 양주시에서 발원하여 의정부시를 거쳐 서울특별시 성동구 금호동과 성수동 1가의 강변북로 다리에서 한강과 합류하는 하천입니다. 경기도 부분의 중랑천은 지방하천으로 분류되지만 서울특별시에 접어들면 국가하천으로 등급이 바뀌는 하천이기도 하죠. 또, 동부간선도로 강북 구간이 서울특별시 구간부터 중랑천과 나란히 뻗어있는데요. 중랑천의 총 길이는 약 45.3 ㎞로 서울특별시 내 하천 중에서 제일 긴 하천입니다. 제가 그 길을 오가고 있었던 것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중랑천은 한때(1998년 5월 2일), 집중호우로 인해 천이 범람하여 '태릉입구역'으로 하천수가 다량 유입되어 침수되었던 적이 있고, 9일간 서울 지하철 7호선의 전구간 운행을 중단시켰던 사고가 난 곳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고는 중랑천이 고질병 처럼 안고 살았던 '하천오염'에 비하면 우리가 늘 겪던 홍수피해 정도로 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과 같이 하천이 정비되기 전에는 중랑천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똥물'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중랑천 부근에 살고있는 서울 사람들은 마치 빈민처럼 여겨지던 곳이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중랑천이 정비되면서 부터 이곳에서는 텃새가 된 듯한 왜가리를 늘 만날 수 있는 곳이 되었고 중랑천 주변은 새로 지은 아파트들이 즐비한 모습이었고, 동부간선도로를 따라 의정부 방향으로 이동하면 차창밖으로 맑은 물이 쉼 없이 흐르고 있는 것을 쉽게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곳을 구경하고 싶어서 자동차를 정차하고 싶어도 간선도로를 운전하다 보면 정차할 공간이 전혀 없어서 그냥 눈으로만 바라보며 '참 괜찮아 졌다'라는 생각을 하며 지나쳤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 생각들은 제가 중랑천을 끼고 있는 중랑구 또는 의정부 쪽에 살면 꼭 한번 중랑천으로 내려가 이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보고 싶었던 것이죠. 하지만 그런 기회는 좀체로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만약 짬을 내서 이곳을 방문 한다면 억새풀이 우거진 중랑천 변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으며 중랑천에서 낚시대를 드리운 분들의 모습을 동시에 담으면 서울의 삭막했던 풍경이 졸지에 낭만적인 풍경으로 바뀔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어제 그런 기회가 제게 찾아왔던 것이죠. 어제 오후 동두천으로 향하면서 유난히도 낚시꾼들이 많이 모여있는 중랑천 모습을 보며 궁금증은 더했습니다. 장마철도 아니어서 중랑천 바닥으로 물이 자작하게 흐르고 있었는데 혹시 무슨 낚시대회라도 하는가 싶은 생각이 드는것과 동시에 중랑천에 살고있는 물고기들은 어떤 종류인지 매우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저렇듯 많은 분들이 낚시를 하는 모습을 보면 필시 저분들이 낚은 물고기들은 매운탕 등의 재료로 쓰일 것인지도 궁금했던 것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혹, 중랑천에서 물고기가 잡힌다 할지라도 주변의 오염원들 때문에 먹을 수는 없을 것 같은 생각도 함께 하며 동두천에서 돌아오는 길에 호시탐탐 자동차를 정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을건지에 대해 살피며 중랑천을 따라 귀가를 서두르고 있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울로 귀가하던 증 제가 멈추어 선 곳은 용케도 낚시꾼들이 모여있는 월계동 월계1교 부근이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곳에는 공사중인 도로가 있었는데 자동차 한대가 정차할 수 있는 공간이 비어있었습니다. 기막힌 장소였죠. 하지만 쉴새없이 이동하고 있는 자동차 물결 때문에 2차선 도로를 횡단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습니다. 자칫 교통사고를 부를 수도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혹, 관련 지자체에서 저 같은 사람들을 위해 잠시 정차할 수 있는 공간을 배려해 두면 주차장으로 변할까요? 중랑천은 자랑할만한 장소로 변해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동차의 흐름을 방해하는 시설들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한번쯤 고려해 볼만한 사항같기도 합니다. (의정부에서 동부간선도로를 타고 북부간선도로 까지 신호등 하나 없는 곳이니 쉽지는 않을듯 합니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낚시를 하는 분들이 모인 장소에 도착하자 마자 도시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포스팅 속 사진들의 숫자가 적지않죠? ^^) 그러나 낚시꾼들이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는 장면 보다 더 아름다운 장면이 제 눈앞에서 금방 펼쳐졌습니다. 바로 이 장면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중랑천에서 막 잡아 올린 손바닥 크기만한 붕어 모습입니다. 붕어의 표정을 보니 '이제 죽었구나' 하며 체념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그건 제 생각일 뿐이었습니다. 잠시 후 녀석은 조금전 까지 유영을 하며 노닐던 중랑천으로 돌아갔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붕어는 낚시대 끄트머리에 있는 초리대(호사끼라 부르죠)를 크고 둥그렇게 휘며 뭍으로 끌어올려졌습니다. 그리고 맥없이 물 위로 올라왔는데 붕어를 잡은 아저씨는 붕어 입에 걸린 낚시바늘을 빼는 동시에 붕어를 다시 되돌려 보내고 있었습니다. 이상하게 여긴 것은 저 였습니다.

"아...아저씨!...잡은 물고기를 왜 놔 주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저씨는 저를 바라보시며 (이상한 사람이네 하는 표정을 짓고)단호하게 딱 잘라 말했습니다.

"...놔 줘야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멀쑥해진 것은 저 였습니다. 저는 붕어 등을 잡으면 곧바로 망태기에 담아 잠시 살려두었다가 집으로 가져가 매운탕 등 요리를 만들어 먹을줄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고 보니 중랑천에서 낚시를 하시는 분들 앞에 당연히(?) 있어야 할 물고기 망태기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분들은 중랑천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것은 분명했지만 잡은 물고기를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부끄러워진 건 저 혼자 뿐이었습니다. ㅜㅜ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중랑천은 예전에 시꺼멓게 변한 물이 흐르던 오염된 하천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가을철에 접어들어 수심이 얕아졌지만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물 속에는 팔뚝보다 더 큰 잉어가 살고 있었고 작은 자갈과 모래 사이로 붕어와 피라미 등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살고있는 모습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를 기쁘게 한 것은 잡은 물고기를 다시 되돌려 주는 자연환경에 대한 시민들의 성숙한 의식이었습니다. 중랑천이 맑아지고 정비된 것 이상의 보람을 느낀 순간이었던 것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중랑천을 떠나 집으로 돌아오면서 괜한 생각이 든 것은 중랑천 정비와 같은 도심의 하천정비 모습이 아니라, 국민 다수가 반대하고 있는 '4대강 정비사업'과 같은 국책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모습이었습니다. 이명박정부가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벌이고자 하는 4대강 정비사업은 다 잡았던 물고기를 다시 놔 주는 낚시꾼들의 자연환경 등에 대한 경외심과 달리, 국민들을 기만하는 형식적이고 정치적인 이유 밖에 보이지 않는 정책으로, 국민들이 힘들게 번 돈을 강물에 모두 던져버리는 것과 같은 우를 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물을 제 것 처럼 팔아 넘기는 모습이라면 과장된 표현일까요? 중랑천의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습을 만나고 돌아서는 저를 씁슬하게 만든 화두가 4대강 정비사업이었습니다. 잡은 붕어를 되살려 주는 낚시꾼들이 이상한 게 아니라 멀쩡한 강 정비하려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인 현장이었습니다. 강과 하천은 달라도 너무 다르잖아요.
   

중랑천에서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 <화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중랑천에 낚시대를 드리운 사람들은 서울 도심에서 낭만적인 여가를 즐기는 진정한 강태공이었습니다. ^^

베스트 블로거기자
Boramirang 


SensitiveMedia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