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들려주는 '에덴동산'의 비밀
인간의 허물과 뱀의 허물 중 어느것이 더 추악한 것일까?...나는 하늘 아래 첫 동네 부연동의 한 폐고 앞에서 방금 내 앞에서 사라져버린 뱀이 남기고 간 허물 앞에서 여름끝자락의 볕에 반짝이는 하얀 뱀 허물을 바라 보다가 돌무더기 곁에 남겨진 만지작이기도 하며 뱀에 얽힌 이야기들이 순식간에 머리속을 스쳐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 느낌 속에서 뱀은 인간으로 부터 최초로 저주를 받은 파충류였고 동물이었다. 잠시 인간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바이블 속으로 들어가서 내용을 재구성해 보면 재미있는 상상이 재현된다.
하늘 아래 첫 동네 부연동 입구에서 본 8월 중순의 풍경
배암이 저주받은 까닭
바이블 '창세기'에는 창조주 이 세상을 어떻게 만들었지를 보여주는 모습이 기록되어 있다. 이런식이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가라사대...(창세기 1장 1절)"로 시작되어 하늘과 땅을 6 일 동안 창조한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 창조는 하느님의 '말 logos' 한마디로 세상이 창조되었고 하늘과 땅을 둘로 나눈 창조주는 마침내 바이블이 비극으로 말하고 있는 아담을 흙으로 빚어 만들었다. 물론 아담을 흙으로 빚기 까지 에덴동산에는 온갖 육축들이 살 수 있도록 숲을 조성했으며 물과 바람과 태양을 통하여 그 생물들이 잘 살 수 있도록 조치를 했다.
하지만 세상에 홀홀 단신으로 만들어 둔 아담이 세상을 관리하기엔 역부족이었을 뿐만 아니라 아담은 동물들의 교미 모습을 흉내내기에 이르러 그대로 두었다간 인간꼴이 말이 아니겠다 싶어서 아담이 잠든 틈을 타서 최초의 내과 수술을 통한 인간 복제술을 감행했다. 천지를 창조한 창조주가 마취도 하지 않고 갈비뼈를 들어내는 모습을 오늘날 황모 박사가 난자를 통해 복제술을 재현하는 모습으로 상상하지 마시기 바란다. 바이블은 창조주를 전지전능이라고 표현하고 있고 로고스만으로 새로운 세상을 창조했기 때문에 그대로 믿는자만이 복이 있는 것일까?...
부연동 삼산3리의 풍경, 좌측으로 배암이 허물을 남긴 부연국민(초등)학교가 있다.
아담의 창조와 배암의 운명적 만남
태초의 사람 '아담 Adam'은 이름의 본뜻 처럼 '붉은 흙' 즉 , 황토로 만들어 졌고 창조주는 아담을 조물락 조물락 거려 오늘날 인간의 형태로 만든 다음 코에 생기를 훅~불어 넣어 사람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며 그 생기는 다른 동물에서 볼 수 없거나 뛰어난 영적 에너지를 불어 넣음으로써 다른 육축들과 구별하는 한편 먹이사슬 최상부에 위치하게 만들어 세상의 만물을 관리하는 영장류로 탄생시켰던 것이다. 그런 아담이 사과 나무가 심겨져 있는 에덴 동산 곁을 지나며 본 것은 사과나무였지만, 그 사과나무 때문에 오늘날 인간들이 바이블을 붙들고 눈물을 흘리며 감사와 회개를 반복해야 될 줄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그 사과 나무 밑에는 뱀들이 여러 파충류들과 함께 살고 있었는데, 언제인가 아담이 에덴 동산을 할 일 없이 돌아다니며 나무와 풀꽃들에게 이름을 붙이며 창조주의 흉내를 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실수로 뱀을 밟고 말았던 것이다.
"...아~이~고...허~리~야!~...야!!~...누구야!!..."
"헉!...나...아담인데요...무슨 일 때문에?..."
"흥!...보고도 몰라?!..."
"모르겠는디유?!..."
"...이 인간아...보고도 몰러?...허리 작살 났잖아!..."
"많이 아파요?..."
"시꺼!!...아~이~고~허~리~야!...빨리 119에 햅틱폰 때려!..."
"핸폰은 5,000년이 더 지나야 만들건데..."
"보고만 있지말고...어떻게 해 봐!...멍청하긴...하긴 에미가 없으니..."
뱀snakesnakesnakesnakesnake
학교 옆 풀숲에 남긴 뱀의 허물
아담과 배암의 악연?
아담은 허리가 작살났다는 배암을 팔에 걸쳐두고 이리저리 살피며 어디가 작살났는지 자세히 살펴보고 있었지만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 뱀은 아담이 이리 저리 미끄러운 껍질을 만질 대 마다 소리를 쳤다.아담이 뱀의 눈치를 보며 슬그머니 말을 꺼냈다.
"...배암님 깊스 해 드릴까요?..."
"넌 도대체 생기까지 받아마신 주제에 이성이 있는 넘이야? 없는 넘이야?...
아담이 가만히 배암의 말을 듣어보니 그럴듯 했다. 뱀에 깊스를 하면 마치 나무 작대기처럼 변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아담은 꾀를 생각해 냈다.(흠...창조주가 주신 짱구는 이때 굴려야 한다구. ^^) 그래서 여러 궁리 끝에 뱀 보다 자신의 빠른 발을 믿으며 슬그머니 뱀을 에덴 동산에 내려 놓고는 급한 볼 일이 있다며 도망가고 말았다. 출근 할 일도 없고 집으로 돌아가 봐야 컴 밖에 없고 아내나 아이들도 없다는 걸 뱀은 뻔히 알고 있었다. 뱀은 아픈 허리 때문에 꼼지락 거리며 혼내줄 궁리를 하고 있었다.
(아~~이~~고~~허~~리~~야~~...저 넘이 이제 사람,...아니 뱀 밟아놓고 뺑소니 까지 치네...!)
부연동 삼산3리 명찬씨네 호박
아담의 배필 이브의 탄생
창조주는 에덴 동산을 헐레벌떡 뛰어다니는 아담을 발견하고 무슨일인가 싶어 아담을 머리에 손을 얹고 아담의 이성을 첵크해 봤다. 녀석은 제 정신이 아니었다. 언제인가 늑대가 교미하는 모습을 보고 늑대 암컷의 등을 올라타고 헐레 흉내를 내는 것도 보기 싫었는데, 아담의 눈에 잘 띄지 않는 파충류들이 많이 살고 있는 에덴 동산에 가지 마라고 한 것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창조주가 만들어 놓은 온갖 육축과 생물들은 그저 관리만 해야 했을 뿐 실수로 밟거나 죽이는 일이 없어야 했다. 그런데 아담은 뱀에게 중상을 입히고 말았던 것이다.
"...아~다~마!~"
(헉!...이건 아부지의 음성?...)
아담은 창조주의 음성을 듣자마자 숲속에 웅크리고 앉아 자신의 실수를 부끄러워 하고 있었다. 그 숲 곁에는 사과 나무와 무화가 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고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한 열매들이 가득했다. 아담이 주로 먹는 음식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 곁에는 맑은 물이 쉼없이 졸졸 거리고 흐르고 있었고 나비와 이름모를 곤충과 사슴 등이 물곁에 목을 축이러 오는 곳이기도 했다. 아담은 자신의 실수 때문에 창조주가 혹 뭐라 할까 두려웠다. 그런데 그의 불필요한 생각은 잔대가리에 불과 했다.
"...아담아!...걍 발 닦고 들어가서 자라!...겜 그만 하고...알겠냐?"
아담은 기분이 금새 좋아졌다. 까이꺼 그런 정도라면 누워서 떡먹기 보다 쉬운 일이어서 숲에서 얼굴을 쏙 내밀고는 넹!~하고 후다닥 숲속 잠자리로 사라졌다. 그리고 아담은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숲속에는 바람소리와 새 소리와 가끔 밤이슬이 떨어지는 소리가 동산의 침묵을 깨뜨리기도 했다. 에덴 동산에는 밤새 한 인간의 코 고는 소리 때문에 동물들이 자다가 말고 깜짝놀라 깨기를 반복했다.
부연천 상류 수정같이 맑은 천의 모습
God와 Snack의 커넥션에 빠진 아담
아담은 눈이 부셔 화들짝 깻다. 평소보다 조금 늦게 일어났는데 옆구리가 근질 거려 긁적였다. 아담은 깊이 잠든 사이 대수술이 이루어진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 그런데 이상한 광경이 눈 앞에 벌어졌다. 아담이 잠든 숲 곁 조그만 냇가에 자신의 모습을 닮은 또 한 인간이 긴 머리카락을 드리우고 여울 곁 잠잠한 수면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아담은 숲에서 그 광경을 숨죽이고 지켜봤다. 나뭇군과 선녀 이야기를 들어보지도 못한 아담이 혼자만 들리는 조용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난...에덴동산에 살고있을 뿐이고...나 처럼 홀라당 벗은 뽀얀 맨살의 몸을 처음 봤을 뿐이고...그저 가슴이 콩닥거리는데 누구에게도 하소연 할 수 없고...숨이 턱 까지 차 오르고...선녀는 거울 들여다 보듯 개울만 보고 있고...난...후끈거려 정신이 하나도 없고...궁시렁 궁시렁...그렇다면 난...나무꾼?..."
아담은 이브(하와)를 보자 마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자신의 몸 상태가 얼마전에 봤던 늑대의 교미장면에서 본 수컷의 탄력있는 생식기와 닮은 것을 발견했다.
(...흐미 죽을 맛이군...그냥!...)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었을 뿐 아담이 깊이 잠든 동안 창조주의 수술을 간단하게 끝마쳤는데 아담의 갈비뼈를 취하는 동시에 아담에게 '사랑의 묘약'을 주입했다. 그 묘약은 아담과 이브가 사랑에 빠진 후 동산의 육축들 처럼 자연 번식을 하게 만들었다. 아담은 개울가에 앉아서 머리를 만지며 몸치장을 하고 있는 이브에게 다가가다가 개울의 돌을 헛디뎌 발목을 크게 삐었다.
"...Oh~ my~ God!~~~!!"
"...자갸!~ 왜그래?..."
부연천의 수정같이 맑은 물
개울에서 물이 튀는 소리를 들은 이브는 아담이 발을 헛디뎌 개울에 빠져 허우적이는 장면을 보고 급히 달려왔다. 그리고 아담을 부축하여 그들의 보금자리로 돌아왔다. 아담과 이브는 마치 오래전 부터 만났던 연인 처럼 자연스러웠는데 하루밤 사이 일어난 사건이었다. 아담은 숲속 거처에서 끙끙 앓으며 퉁퉁 부어 오른 발목이 낫기만 기다리며 이브가 따다주는 포도송이를 한알 한알 입에 넣으며 시간을 떼우는 동시에 모처럼 다음뷰 추천을 또각 거리고 있었다. 이브는 동산에서 따 온 과일을 넓적한 이파리에 담아 내 놓으며 에덴 숲을 다니면서 일어난 이야기를 조잘조잘 늘어 놓았다.
"..자갸...오늘 숲에서 배암 만났다!?..."
"(헉!)...그래서?..."
"배암님이 그러는데 동산에 있는 사과 따 먹으면 발목이 금방 나을 거래..."
"그건...아부지가 따 먹지 말라고 했는데..."
아담은 얼마전 동산을 거닐다가 실수로 배암을 밟고 도망친 생각이 불현듯 떠 오른 동시에 창조주가 명한 생각이 금방 머리를 스쳤다. 그러면서 이브가 주절주절 늘어 놓는 이야기 속에 나타난 정보 하나에 주목했다.
("...흠...그 사과가 정력에 기막힌 열매라고?...눈 까지 밝아져?)
부연천에 자생한 당귀꽃에 말벌이 앉아있는 모습
배암에 물린 아담
아담의 호기심이 발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창조주의 명을 거역할 생각은 없었다. 다만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 스럽기도 한 동산의 사과를 다시한번 구경이라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발목을 절룩거리며 이브와 함께 애플동산으로 향했다.
멀리서 아담의 발에 밟혀 중상을 입었던 뱀이 동산으로 걸어오는 아담과 이브를 발견하고 숲 속에 몸을 감추는 모습이 눈에 띄었지만 아담은 눈치채지 못했다. 그리고 아담이 자신의 앞을 지나갈 때 아담의 퉁퉁 부어오른 발목을 향하여 입을 크게 벌리고 꽉~깨물고 놔 주지 않았다. 아담은 악!~하고 소리를 지르며 쓰러졌다. 가까스로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있는 곳을 보니 얼마전에 중상을 입힌 배암이었다. 아담은 놀랬다 하지만 아픈곳을 다시 깨문 배암에게 신경질을 부렸다.
"아~이~고~...제가 뺑소니 쳤기로 서니 이건 너무 심하잖아요!...ㅠ"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조금전 까지 퉁퉁 부어올랐던 아담의 발이 깨끗하게 원상태로 회복되는 동시에 통증이 싹 사라졌다. 아담은 조금전 까지 바늘로 찌르는듯한 통증이 싹 가신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며 배암을 바라봤다.
"...어때? 아담아...하나도 안아프지?..."
아담은 고개를 끄덕였다. 신기했다. 그런 한편 조금전 이브가 전해준 말이 사실인듯 했다. 이브가 곁에서 턱을 받치고 쪼그리고 앉아 "거 봐 내 말 맞지?" 하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배암은 "또 봐!~"하며 혀를 내밀고 메~롱하며 바쁜일이 있다며 애플숲 속으로 사라졌다. 아담은 이브가 배필로 생긴 이래 시도 때도 없이 밤낮 가리지 않고 밥먹다 말고 자다 일어나서 산책을 하다가도 심지어 에덴동산의 온갖 육축들이 보거나 말거나 사랑하는 일에 몰두했다.
주문진 항구에서 본 곰치
사랑에 지친 아담 꼬드긴 이브
어느날 아담은 이브가 개울을 들여다 보며 몸을 치장하고 있을 때 자신도 그 곁에서 물속에 얼굴을 비추어 보았다. 그랬더니 자신의 눈은 괭해졌고 몰골이 형편이 아니었다. 그 모습을 본 이브가 한마디 했다.
"...거 봐...내가 뭐랬어...좀 작작 하라고 했지? ^^ "
"ㅎ...히~...이제 고작 3개월인데 뭐..."
아담과 이브의 불륜은 시도 때도 없이 계속되었는데 100일이 다 되어가는 동안 이브의 간절한 청을 거절하고 있었다. 이브는 가끔 애플숲을 지나갈 때 마다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한 사과를 따 먹으면 피로 회복에 끝내준다고 말했지만 배암에게 중상을 입힌 후 아부지의 명이 늘 두려웠다. 하지만 동시에 이브의 말이 늘 거슬려 정력 회복에 좋다는 애플이 슬슬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새악시~...애플이 정말 그렇게 몸에 좋아?..."
"...츠암!...그렇다니까?!... 다음 검색창에 검색 함 해봐...아님 사는이야기 뒤져보던가..."
"그래?...사.과.의.효.능...Enter..(따닥!!)..."
아담은 이브 보다 컴맹이었고 독수리 타법으로 키보드를 두드리며 이브가 시키는 데로 검색을 해 봤다.
"애플은...또한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을 완화시켜 주는 진정작용도 뛰어나다. 사과는 장미과에 속하는 강장식품으로 구연산과 주석산등이 풍부하게 포함되어있어 몸 안에 쌓인 피로물질을 제거하는 구실을 하고, 여성들의 피부 미용에 좋다. 그리고 비타민 C는 흡연자, 만성치은염 보유자에게 좋다. 또한 사과의 펙틴은 고혈압, 동맥경화, 비만에 좋다...등등..."
"...햐!~...아부지는 이런것도 모르고...맨날 컴만하지 말래!..."
"그건 니 생각이고요...자기가 맨날 겜만 했지 다음뷰 열어 봤어?!..."
부연동에서 명찬씨가 먹어보라고 건네준 돌배가 탐스럽게 익었다.
비아그라 찾아나선 아담
날이 밝자 마자 아담과 이브는 애플숲을 향해 산책을 했다. 애플동산으로 향하는 아담과 이브는 팔짱을 끼기도 하고 개울을 건너기 전에는 길고 긴 입맞춤도 했다. 동산에는 숲 사이로 햋볕이 쏟아져 내렸고 온갖 새들이 지저귀는 한편 숲속의 동물들이 모두 두사람을 키스씬을 지켜보며 흐뭇해 했다. 아담과 이브는 한 블로거가 그들의 모습을 취재하고 있는 걸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다.
그는 훗날 이 장면을 우려하며 바이블이라는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허물만 남기고 사라진 배암"라고 쓰여져 다음뷰로 송고할 예정이었고, 그때 동산의 배암이 이브에게 말한 "...정력에 좋을 것이며 눈이 밝아질 것"이라는 말을 더 믿었다라는 내용을 쓸 참이었다. 그리하여 또 다른 블로거가 쓴 바이블 내용을 각색할 요량이었다. 또 다른 블로거가 쓴 바이블 내용은 이랬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 하시니라(창세기 2장 17절)" "뱀이 여자에게 이르되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창세기 3장 3절)"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창세기 3장 5절)"
나는 폐교가 된 부연국민(초등)학교 담장 사이로 막 사라진 뱀의 허물을 한동안 쪼그려 앉아 봤다. 그 허물은 볕에 반짝이며 가끔은 무지개 빛깔을 영롱하게 반사하기도 했다. 녀석은 물푸레골에서 발원한 부연천 곁에서 여름 한철 부쩍 자랐다.
학교 옆 풀숲에 남겨진 뱀 허물 모습, 뒤로 꼬리 부분이 보인다.
바이블 기자 횡포에 화난 아담
허물을 벗기 위해 녀석은 담장 곁 조경수 비좁은 곳을 의지하며 동면에 들기전 더러워진 옷을 벗고 있는 셈이었다.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고 팽개치듯 벗어 둔 허물을 풀숲에서 조심스럽게 끄집어 내 봤다. 그리고 교실 옆 땅바닥에 늘어뜨려 놓고 보니 대략 1m 50cm 정도는 되 보이는 성체였는데 녀석의 종은 알 수 가 없었다. 나는 녀석이 돌담 사이 작은 구멍으로 사라질 당시 꼬리의 형체만 겨우 목격했을 뿐이었다.
녀석은 바이블의 기록에 따르면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와 함께 살았던 파충류였고, 바이블의 기자에 의해서 오늘날 인간들의 삶을 비극으로 만든 주인공이었다. 녀석은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와 함께 사는 동안 이브를 꼬드겨 창조주가 '하지 말라'고 명한 에덴동산의 사과를 따 먹게 하고 마침내 벗은 몸을 부끄러워 하는 한편, 에덴동산에서 쫒겨나게 되었고 난 늘 바이블의 첫 장인 '창세기'가 불만이었다. 창세기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또 여자에게 이르시되 내가 네게 임신하는 고통을 크게 더하리니 네가 수고하고 자식을 낳을 것이며 너는 남편을 원하고 남편은 너를 다스릴 것이니라 하시고(창세기 3장 16절), "아담에게 이르시되 네가 네 아내의 말을 듣고 내가 네게 먹지 말라 한 나무의 열매를 먹었은즉 땅은 너로 말미암아 저주를 받고 너는 네 평생에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창세기 3장 16절)"...애플동산 아래에 도착한 아담과 이브는 얼마전 이브가 먼저 먹어보고 맛있다고 한 말이 금방 사실이란 걸 알았다. 애플숲 속에서는 배암이 그들의 모습을 보며 혀를 날름 거리며 흐뭇해 했다.
"...자갸~한 입 더..."
하늘 아래 첫 동네 부연국민(초등)학교 교정에 설치한 재밋는 분수대
이브에게 청혼한 아담
아담은 이브가 건넨 사과를 덥썩 깨물어 먹으며 향긋한 냄새가 입속에 샤~악 퍼지는 느낌과 동시에 조금전 까지만 해도 그들이 느끼지 못한 전혀 다른 현상이 일어난 사실을 두고 다시 깜짝 놀랬는데, 이브 또한 같은 반응이었다.
"...어머나 어머나 이러지 마세요!!~..."
이브는 아담이 자신의 앞에서 홀라당 벗고 있는 모습이 새삼스러웠다. 이브가 바라 본 아담의 모습은 미래에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Creation of Adam'에 나타날 아담의 모습처럼 근육질의 훌륭한 모습이었으나,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아담의 생식기가 원히 들어나 보이고 포경으로 발기하지 않은 아담의 생식기는 볼 품없이 쪼그라 들어보였다. 뿐만 아니라 생식기 곁으로 수북히 돋아난 거뭇한 음모가 이브를 부끄럽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건 아담 또한 마찬가지 였다. 아담의 눈에 비친 이브의 모습은 미스 유니버스의 빼어난 몸매는 비할바도 아니었고 비너스와 같이 눈부셨다. 그 모습은 '술람미 여인'의 진실한 사랑을 그린 '아가서'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아담은 이브가 부끄러워 하는 모습을 보자 스스로 부끄러워 졌는데 그동안 자신이 이브에게 향한 진정한 사랑의 고백이 없었음을 자책하고 있었다.
"I am sorry...내 사랑 이브여!...이렇게 무릅을 꿇고 청혼하니 내 사랑을 받아 주오!..."
오대산 물푸레골로 가는 길에 만난 국내 최대 크기의 제왕송 모습 마치 선물을 받은듯 ^^
커플팬티 입은 아담과 이브
그리하여 아담은 애플숲 곁에 있는 무화과 입사귀를 이브에게 예물로 선물하며 '커플입사귀(?)'로 자신의 아랫도리도 동시에 가렸다면 지나친 상상이죠? ^^ 아담은 그동안 에덴 동산에서 이브와 함께 지내는 동안 이브가 친구 같기도 하고 누이동생 같기도 했으며 그런 동시에 애인이며 연인과 같이 지냈지만, 정작 청혼을 해야 한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따라서 동산의 배암은 아담의 아부지가 요청하여 중매장이가 되었고 일부러 아담의 발 밑에 밟혀 중상을 입은 채 하며 아담이 성장하기만을 기다렸던 것이다. 아담이 성장해 가는 동안 창조주는 개구장이 같은 아담의 배필을 아담이 잠든 사이에 예비해 두었던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은 달이 기우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애플숲 속에서 찌~인한 사랑을 나무며 달콤한 신혼 첫날밤을 보내게 된 것이다. 이런 모든 장면을 아담의 아부지는 알고 있었지만 모른채 하다가 그들이 꿀맛같이 달콤한 신혼 첫날밤이 지날 무렵 산신령 같은 목소리가 에덴동산에 울려 퍼졌다.
"아~~~다~~~마!~~~아~~~다~~~마~~~마마마마마! "
하늘 아래 첫 동네에 사는 어미소와 송아지
아담은 잠결에 아부지 목소리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브와 밤새 나눈 사랑 때문에 눈이 금새 덜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금새 아부지 음성인줄 알고 화들짝 놀라 깨어나며 이브를 동시에 깨웠다.
"...여보!...이 목소리는...아부지 목소리?..."
아담은 간이 콩알 만큼 작아졌다. 간밤에는 겜도 안하고 다음뷰도 안 열어 보고 이브와 함께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아부지가 명한 금단의 열매인 애플을 따 먹었으므로 속으로 (이제...디~지게 혼날꺼야.ㅜㅜ)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소리는 햅틱폰에서 울려퍼지는 착신 호출음이었다. 아담은 잠시 머뭇 거렸다. 이브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아담을 살피고 있었다.
"여...여...여...여보세요?..."
아담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리고 있어서 핸폰을 켠 후 말을 더듬고 있었다.
"...나 다...니 아빠!!..."
"아...아...아...아빠...잘못했어요...ㅜ"
하늘 아래 첫 동네 부연국민(초등)학교 전경, 지금은 폐교가 되었다.
세상의 지혜가 된 동산의 배암
아담의 눈에는 금새 눈물이 그렁그렁 했다. 아담은 처음으로 아부지로 부터 아빠라는 소리를 듣자 마자 너무도 무서웠던 아부지 모습에서 다정다감한 아이콘 같은 아빠의 정을 흠뻑 느끼며 막 훈련소에 입대하는 장정 처럼 아부지의 정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이전의 아부지 음성과 많이도 달랐다.
"녀석...울긴...빨리 옷 갈아 입고 이브랑 함께 전철타고 에덴백화점 앞으로 나와라 아랐찌? ^^*"
아담의 아빠는 이브를 만들 때 부터 아담과 곧 이별해야 하는 걸 알고 있었지만 아담이 이브와 함께 따 먹은 사랑의 열매인 애플로 인하여 그와 함께 에덴동산에서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매우 슬퍼하고 있었다. 아담과 이브의 결혼을 성사 시킨 후 아담의 아빠는 영계靈界라고 하는 곳에서 살아 가며 인간계人間界에 속한 아담과 이브의 자손들을 늘 보살피고 있을 것이며, 그들이 살고있는 자연계自然界는 아담과 이브의 성장을 지켜보며 결혼을 성사시킨 배암에게 맡기며 아담과 이브가 지혜롭게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조언하도록 했다.
"...아빠!...그만 사요. 제가 취직해서 돈 벌면 돼요."
"그런 소리 말거라. 요즘 비정규직도 많고 취직하기도 쉽지 않단다."
뱀의 허물을 펼쳐보니 이런 모습이다.
에덴동산과 이별 앞둔 아빠
아담의 아빠는 며느리간 된 생기발랄한 이브가 팔짱을 끼고 쇼핑을 돕는 게 기분이 좋았던지 아들과 딸을 낳을 수 있는 보건복지부 티켓과 더불어 곧 다가올 겨울을 위해 가죽옷을 덤으로 사 주었다. 그와 함께 알바를 하는 동안 벌이가 없을 것이므로 유기농 채소와 함께 종자 씨앗을 주며 텃밭에 뿌려 잘 가꾸도록 했다. 아담의 아빠이자 이브의 시아빠(?)는 처음으로 통 크게 한방 쏘며 골드카드를 쓰윽 그으며 아담을 가리켜 한마디 했다.
"아담아...이제 부터 넌 이브에게 이브야 이브야 하지 말거라."
"그럼 어떻게 불러요?..."
"지금 부터 '하와'라 불러라. 알겠지?"
"아빠...하와는 무슨뜻이죠?"
"응...그건...모든 산 자의 어머니라는 뜻이야."
미끄럼틀 위에서 본 부연초등학교 전경, 지금은 와운거사의 작업실로 사용되고 있다.
배암의 허물과 우리의 허물
허물만 남기고 땅 속으로 사라진 뱀을 뒤로 하고 나는 안사람과 함께 하늘 아래 첫 동네 부연국민(초등)학교를 돌아보고 있었다. 그곳에는 1년만에 처음 만난 부연국민학교 시절 동문들이 모여 조촐한 파티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들이 이 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지금은 조그맣게 보이는 미끄럼틀이 도회지에 산적한 아파트 옥상 끄트머리에 서는 것 만큼 무서웠을 것이었지만 모처럼 찾아 온 모교의 미끄럼틀은 아파트 단지에 만들어 둔 놀이터의 미끄럼틀과 다르지 않아서 마치 작은 장난감 같아 보였다.
뿐만 아니라 호수 처럼 넓어 보였던 연못은 왜 그렇게 작아 보이는지 등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교정을 돌아보고 있었는데, 그들이 교문앞에 심어둔 나무들이 커다란 고목으로 자란 모습을 보고 대견해 하기도 했다. 그들은 또 둘 또는 셋의 아이를 둔 아버지가 되어 있었고 어머니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는데, 그들의 모습과 더불어 방금 돌틈 사이로 사라진 뱀을 떠 올려보니 마치 아담의 아빠가 만들었다는 에덴동산에 살았던 태초의 사람들이 그러했을 것이라는 재밋는 상상이 스쳐 지나갔다. 우리들의 허물들은 또 언제 어떤 모습으로 벗어야 하는지...
Boramirang
Sensitive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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