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에서 본 가장 '안타까웠던' 순간들
-주인 잃은 안경-
우리가 세상에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부자가 되기 위해서?
명예를 얻기 위해서?
권력을 쥐기 위해서?
나는 새삼스럽게 세상에 사는 이유를 되뇌이며
평택의 한 풍경 앞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76일 동안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은 고립된 섬이었다.
우리가 세상에 사는 이유는 세상에 태어나서 가졌던 욕심일 뿐
그 욕심을 위해 처음부터 작심하고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애시당초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그런데 말이다.
세상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니라
좀 더 가지기 위해 안간힘을 더한 결과,
남의 것을 쉽게 빼앗으려 들고
타인을 짓밟은 대가로
욕망이 원하는...
보다 더 높은 곳으로 가려고 하는 것이다.
인지상정이다.
그래...그럴 수 있어. 빼앗는 거 까지는 용서가 돼.
하지만 빼앗긴 자가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는 건드리면 안돼.
그건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두 눈이야.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 철조망에 걸어 둔 두개의 안경과 운동화가 주인을 잃고 걸려있다.
그리고 또 하나...
그들이 숨 쉬는 걸 허락한 하늘과 같이
생수도 마실 수 있도록 해야 돼.
인간에게 허락된 인지상정...
그것 마저 빼앗는다면 이미 인간이기를 포기한 거야.
나는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앞 철조망에 걸려있는
주인잃은 두개의 안경과
짝잃은 신발을 바라보며 속으로 중얼거리며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 쌍용차가족이 있던 공터와 분리해 둔 철조망
욕망이란,...세상 살아가는 동안 들불처럼 늘 일어나는 일이고 어딘가 부족함을 느껴 무엇을 가지고 싶거나 누리고자 하는 욕심이라 말하고 있는데, 평택에서 하루종일 돌아다니다 지쳐 몸을 뉘고 있는 늦은 밤, EBS의 한 프로그램에서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암...그래야지...그게 맞는 말이야.) 그 이야기는 소설가 전경린이 태어난 곳 경상남도 함안지역에서 본 밤하늘의 별들에 대한 이야기 같았고, 도회지와 달리 간섭되는 불빛도 덜하여 여름밤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쉽게 바라볼 수 있는 장소에서 그녀가 늘 봐 왔던 무수히도 많은 별들이 욕망의 근원지 임을 밝혀준 것 같았다.
우리 생명이 탄생된 비밀은 우주 생성과정의 한 산물이었고 우리는 우리가 떠나온 곳을 늘 그리워 하는데 그 과정이 욕망을 낳게된 원인이었고 그곳은 우리를 만들어 준 고향인 무수히도 많은 우주속의 별이라는 곳이었다. 그 별로 가기 위해서는 자동차나 기차나 비행기로 갈 수 없는 곳이자, 육신의 형태로 갈 수 없는 곳이어서 반드시 죽음을 통해서만 갈 수 있는 곳이라 요약할 수 있었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 철조망에 쌍용차가족이 접어 걸어두었던 '희망'의 종이학
지면상 그녀의 단상을 그대로 옮길 수 없으나, 우리가 이 땅에 태어나 살아가는 이유는 그 무엇을 얻기위한 과정이 아니라 나를 보낸 고향으로 되돌아 가기 위해 잠시 하늘이 허락한 시간동안 이 땅에서 머물고 있는 것이며, 그 짧은 시간동안 욕망의 짙은 그리움을 참지못해 온갖 짓를 다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부자가 되기 위한 욕망이나 명예를 얻기 위한 욕망이나 권력을 쥐기 위한 욕망 등 욕구의 최상단에 위치한 그리움들을 안고 나를 보내준 별들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일인데, 우리는 남의 것을 쉽게 빼앗으려 들고 타인을 짓밟은 대가로 욕망이 원하는 보다 더 높은 곳으로 가려고 안간힘을 다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울러 욕망에 반하여 희망이란, 미래에 대한 기대감인데 이런 기대감은 욕망이 자져다준 허망한 결과와 전혀 다른 모습이어서,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볼 수 있는 두 눈과 목을 축일 수 있는 약간의 생수만 있어도 가능한 일이어서 남을 해치거나 짓밟을 이유가 없다. 더 가질 이유도 없으며 더 잘난척 할 필요도 없을 뿐만 아니라 타인 위에 군림할 하등의 이유도 없는 것이다. 세상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는 안경 두개와 생수를 줘야 한다는 호소가 77일 동안 세상을 가리고 암흑천지로 만들었었다. 참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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