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풍경' 바꿔 놓은 지구온난화?
-내가 붙인 이름 '바람꽃' 바람에 흔들리다-
얼마전 서울 강남지역 헌릉로를 따라 청계산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도로 한가운데 설치한 분리대에 가득 피어있는 이름모를 꽃을 보며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자동차를 정차한 후 꽃무리들 속에서 셔터를 눌러댓다. 꽃이름을 알듯도 했지만 알 수가 없어서 속으로 이 꽃의 이름을 '바람꽃'이라고 내 맘데로 지었다. 가늘게 부는 바람에 몸 전체를 일렁이거나 자동차가 곁을 지나며 일으킨 바람에 몸을 흔들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헌릉로는 서울특별시 서초구 양재동 강남대로와 연결되는 지점을 기점으로 하여 염곡동.내곡동, 강남구 세곡동을 동서로 횡단하여 송파구 장지동 서울특별시 경계에 이르는 길이고, 본래의 가로명은 대곡로였으나 이 도로가 지나는 내곡동 대모산 아래에 조선조 태종과 그의 비 원경왕후(元敬王后)의 능인 헌릉(獻陵)이 있어 1984년 11월에 헌릉로로 개칭했다. 이 길은 경부고속도로와 나란히 달리다가 시립아동병원 부근에서 갈라져 왼쪽에 구룡산과 대모산을 끼고 뻗어 있다.
도로의 중간부에 있는 신흥마을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케이지 양돈법'을 도입하여 가구의 절반 이상이 돼지 사육을 했던 곳이었으며, 근래에는 화훼단지로 변모하고 있다. 그러나 분당에 신도시가 건설됨에 따라 입주민의 교통난 완화를 위해 1991~93년에 염곡지하차도부터 내곡동 시립아동병원까지 약 2.8km 구간에서 확장공사가 실시되었고, 이 확장공사로 도로폭이 종전의 30m에서 50m(8차선)로 확장되었다.<다음백과 헌릉로> 총연장 8,450m의 간선도로인 이 도로 일부 분리대에 바람꽃(?)이 작지만 화려하게 피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던 것이다.
달라진 길거리 풍경 보실까요? ^^
이 꽃의 이름을 아시는 분은 꽃이름을 남겨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정말 화려하고 예쁜 꽃무리 입니다.
예전에 중앙분리대를 수놓았던 코스모스 등의 식물과 사뭇 다른 풍경이죠?
아마도 앞으로는 이런 꽃들을 흔히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가늘고 길다란 꽃대궁이 바람에 일렁이는 모습은...
마치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의 사는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듯 하구요.
이들 스스로 도란거리며 이야기를 나누는 듯
바람에 실려 날아 온 이야기들이 귀를 간지럽히도 합니다.
머지않은 가까운 장래에...
이렇게 아름다운 꽃들은 선조들과 함께 해 온 토속종 대신...
우리들 곁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갈 것 같네요.
세월은 잠시 우리곁에 왔다가...
다시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가운데...
바람따라 온 바람꽃은
나를 바람이라 부르며...
바람에 일렁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풍경은 내게 생소한 것이어서 이맘때 늘 봐 왔던 길거리의 풍경과 사뭇다른 풍경이 아닐 수 없었고, 바람에 흔들리는 꽃이 아름답기도 했지만 원래(?) 이 자리를 지켜야 했을 코스모스나 백일홍 등 자주 보던 꽃들과 다른 이국적인 풍경이었기 때문이다. 요즘은 어디를 가나 도심에서는 예전의 풍경들을 접하기 쉽지않고 사시사철 도로변에서는 계절에 따라 바뀌는 화초들을 만날 수 있는데 한겨울에는 '꽃배추'와 같은 식물들이 황량한 도심의 풍경을 편안한 모습으로 바꿔 놓기도 하고 꽃잎이 넓고 큰 팬지가 아파트단지나 도로변을 장식한지는 꽤 오래 되었다.
뿐만 아니라 남쪽지방에서는 가로수로 대추야자 나무를 흔히 볼 수 있고 열대과일을 노천에서 재배하는 농가도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도심의 풍경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계절의 변화가 뚜렷하지 못한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여지는 한편, 장마철 집중호우와 같이 전에 볼 수 없었던 모습들과 같이 우리나라의 기후가 온대기후에서 '아열대기후 subtropical climate'로 차차 변모하기 시작하면서 생긴 새로운 풍경이 아닌가 싶다.
이곳에서 자동차로 불과 몇분이면 당도할 수 있는 가까운 곳에는 조선시대 제3대 임금인 태종과 왕비 원경왕후 민씨(元敬王后閔氏)의 능이 있는데, 혹 태종이 현현하여 헌릉로 분리대 가득 핀 이 꽃을 만나기라도 한다면 자신이 살았던 조선시대와 사뭇다른 풍경에 어리둥절해 할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지구온난화는 아열대성 바람(기후)을 대륙으로 이동시키면서 한반도의 길거리 풍경도 서서히 변모시키고 있는 것이며 어느날 내 눈앞에 자주 접하지 못하던 꽃무리들이 나의 발길을 붙들었던 것이다.
Boramirang
SensitiveMedia
'2011 나와 우리덜 > 나와 우리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재천 노랑부리백로 '환상적인' 날개짓 (8) | 2009.07.29 |
---|---|
박태환모교 '후배' 안타까웠다 잘해줬으면 (9) | 2009.07.29 |
미디어법 후폭풍 '이명박독재' 퇴진 초래 (7) | 2009.07.28 |
쌍용차사태 투입 '전경'들의 천태만상 (2) | 2009.07.27 |
지구온난화에 '토속종' 밀어낸 참다래? (10) | 2009.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