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sitiveMedia내가 꿈꾸는 그곳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본 '주흘산' 장관
몇번이고 이 길을 지나치면서 카메라에 담아 두고 싶었던 장관을 마침내 카메라에 담았다.
오른쪽 멀리 뾰족한 봉우리와 함께 거대한 성城처럼
검은 그림자를 드리운채 장엄한 모습으로 서 있는 산이 주흘산主屹山(1,106m)이다.
카메라가 주흘산으로 향한 지점은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문경새재가 가까워진 곳이고
중부내륙고속도로의 백미라 할 만큼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주흘산이 위치한 곳은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에 있는 산이며
소백산맥에 우뚝 솟아있는 모습이 군주의 모습을 닮았다고나 할까?
그래서 주흘산主屹山으로 불리고 있다.
주흘산은 서쪽으로 조령천을 사이에 두고 조령산(鳥嶺山:1,017m)과 마주보며,
포암산(布巖山:962m).신선봉(967m).대미산(1,115m) 등과 함께 충청북도와 경상북도의 경계를 이룬다.
서쪽과 남서쪽 사면을 제외하면 대체로 급경사를 이루며,
깎아지른 듯한 거대한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령산과 주흘산의 깍아지른 골짜기에 그 유명한 '문경새재'가 자리잡고 있는 것인데
옛날 같으면 꿈도 꾸지 못했을 거리를 자동차로 단숨에 이곳을 통과하고 있는 것이다.
잘 알려진대로 문경새재에 얽힌 이름은
조령산과 주흘산의 깍아지른 골짜기에 새로 난 길이라 '새재' 라는 설도 있고
소백산맥 조령의 험준함 때문에
나는 새도 쉬어간다는 뜻에서 이름이 '새재(조령鳥嶺)'가 되었다는 설도 있다.
또 억새가 많아서 '새재'라고 했다는 여러 설도 있지만
어느 설이든 영남지방에 살던 선비들은 소백산맥을 넘어가야 한양으로 갈 수 있었으므로
어쩌면 문경새재는 과거시험에 합격하기 위한 첫번째 관문이 아니었나 싶다.
그 관문인 문경새재가 바로 주흘산과 조령산 사이의 깊고 깊은 계곡길이어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고속으로 달려도
주흘산 그림자를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주흘산은 지금에야 편리한 고속도로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장관이지만
옛날 문경새재를 걸어서 넘어야 했던 선비들의 입장에서 보면
주흘산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 위압감을 느꼈을 법 하다.
막상 문경새재에 당도했다고 해도 다시금 조령의 1.2.3 관문을 통과해야 했는데
그렇게 힘든 여정을 고속으로 주행하며 마치 새처럼 소백산맥을 넘어갈 수 있다니,
문경새재를 넘나들었던 선조님들이 문경새재 어느곳에서 지켜봤다면
기가찰 노릇으로 편리해진 세상이다.
그러나 자동차로 중부내륙고속도를 질주하면서도
여전히 위압감을 느끼게 하는 거대한 그림자가 주흘산의 모습이고,
그 빼어난 모습과 특이한 모습 때문에
마치 우리나라의 산 처럼 보이지 않는다.
나는 이런 모습 때문에 서울에서 부산 쪽으로 자동차를 이동할 때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늘 이 길을 통하여 귀경길에 오른다.
주흘산을 바라보며 소백산맥을 넘으면 앞을 가로막고 있는듯한 주흘산이
오히려 넉넉한 가슴으로 품어주는 아늑함을 느끼고
탁 트인 사방과 우뚝솟은 주흘산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
청량제를 삼킨듯 여독을 풀어주는 것이다.
주흘산은 그렇게 반만년 동안 이 길을 넘나드는 선조들과 함께 했고
다시금 중부내륙고속도로를 고속으로 질주하는 나를 향하여
흐믓하게 바라보며 삶에 지쳐 허덕이는 나를 다독거리고 있는 것이다.
주흘산의 거뭇한 그림자가 눈에 띈지 10분도 채 안된 것 같은데
자동차는 어느새 백두대간 소백산맥 등을 타 넘고 있고
그 아래로 조령의 관문들이 첩첩산중 펼쳐져 있다.
여기서 두어시간이면 서울에 당도할 수 있건만 나의 낭만적인 생각과 달리
짚신을 여러 켤레 삼아 걸어서 한양까지 가야했을 옛날 우리네 선조들에게
주흘산은 빼어난 장관임에도 불구하고
결코 장관이라는 소리를 함부로 입밖에 끄집어내지 못했을 법 하다.
그래도...참 아름다운 우리네 금수강산이다.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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