雪龍의 승천인가?... 황홀한 '태백의 설경'
태백을 오르는 길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눈이 쌓여 미끄러운 길은 견딜만 했습니다만 살을 애는 바람은 어찌할 수가 없었습니다.
바람이 몰로 온 눈보라는 한치앞도 살필 수 없었는데 사람들은 그누구도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을 살아 가노라면 수도없이 만나는 역경과도 같이
태백의 바람과 눈보라는 천재단 가는길을 훼방했지만
천재단의 말없음은 그런 고통 가운데서 삶의 가치를 깨달으란 듯이 묵묵부답이었습니다.
해마다 이 맘때면 찾는 태백산은 발디딜 틈이 없습니다.
누가 먼저럴 것도 없이 천재단으로 향하는 발길에는 작은 염원 하나씩 배낭에 매고 갑니다.
매고 가지만 버리고 내려오는 일이 뻔한 것임에도
천재단을 찾는 사람들은 오늘도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눈보라 속에서 어렴풋이 보였던 승천하는 설용雪龍은 대대손손 이 백두대간에 남아서
천년의 소식을 전해주고 있었습니다.
백두산에서 뻗어내려 남쪽으로 맥을 뻗치며 낭림산·금강산·설악산·오대산을 거쳐 태백산에 이른 뒤
다시 남서쪽으로 소백산·월악산·속리산·덕유산을 거쳐 지리산에 이르는 한국 산의 큰 줄기를 망라한 백두대간白頭大幹은
우리 한반도의 뼈대를 이루는 지질학적 의미보다 우리에게는 '하늘'로 이르는 문과 같은 곳이어서
그곳을 통과하기란 여간 쉽지 않은 '좁은문'인지도 모릅니다.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뒤로하고 또 새로운 한해를 맞이 합니다.
세상에서 힘들 때 저 순백의 눈덮인 산은 세상의 찌든때를 씻어 주었고
다시 세상으로 돌아 갈 힘을 보탯습니다.
눈보라에 얼어붙은 용의 형상이 우리들의 거울을 보는듯 봄을 기다리고 있지만
백두대간에서 승천을 기다리는 이무기들은 잠에서 깨어날 줄 모릅니다.
또다시 한해를 맞이하며 되돌아 본 태백의 뽀오얀 품으로 나를 맞깁니다.
태백의 품에 안기던 날 너무도 황홀하여 잠못이루었는데
2008년 새해에는 또 어떤 황홀경이 승천을 가능케 할까요?
천재단의 천지신명께서 우리를 내려다 보며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인간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라!~..."
2008'새해 福 많이 받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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