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보고 있는 것일까?
지난달 29일 오후, 회현고가차도 위에서 마지막으로 바라본 노 전대통령의 운구행렬은 서서히 서울을 벗어나고 있었다. 수만명이 운구행렬을 이루며 만장을 뒤따르는 모습은 아마도 이 땅에서 다시는 못 볼 광경이었던지 서울역앞 대우사옥에서 일손을 멈춘 사람들이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지금 노 전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김해 봉하마을 봉화산의 정토원에서는 49제를 올리고 있는데 불교에서 49제의 의미는 이승을 떠나 저승을 가는 길에 이승의 업을 판결받는 기간이라 하고 7일간 일곱번의 의식을 통해 첫번째 7일간은 저승사자의 인도로 저승까지 도착하는 기간을 의미하고 두번째 7일간은 망각의 강(레테의 강)을 건너며 이승의 기억들을 잊어버리는 기간을 뜻하며 세번째 7일은 이승에서 지은죄를 미세한 저울에 달아 형벌을 가한다고 하는데 세번째 7일을 지나는 21일동안의 과정만 봐도 내가 이승에서 지은죄 값들을 계산해 보면 끔찍하기만 하다.
그리고 네번째 7일은 사음邪淫한 죄를 뱀과 고양이로 벌한다는데 뱀과 고양이의 구체적인 벌 내용이 궁금하나 뱀이 벌하는 과정은 상상만해도 소름이 돋는다. 다섯번째 7일은 망자 앞에 놓인 거울을 통해 저승의 심판관과 함께 자신이 지은죄를 일일이 확인해 보는 과정이라는데 이 과정에서 세상에서 지은죄 모두가 드러날 것임으로 얼마나 부끄러울 것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여섯번째 7일은 이승에서 지은죄를 종합하여 다시한번 심판하는 과정이라는데 율사출신의 사람일지라도 이 과정을 무사히 통과하기 쉬워보이진 않는다. 마침내 마지막 7일째 되는 날에는 저승의 여러 심판관들이 판결한 결과에 의해서 지옥으로 보내지거나 천상으로 보내지거나 아수라로 보내지거나 축생 또는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는 과정이 있는데 이런 과정 전부를 겪고나면 인간으로 다시 환생된다는 게 별로 바람직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혹한 형벌이 사후에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화보> 노 전대통령을 배웅하는 사람들
불교에서는 49제를 통해 망자의 넋을 위로하는 한편 생전에 지은죄를 조금이라도 더 감해달라는 의미에서 49일 동안 빌며 망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데 이 과정을 보면 정토원이나 사찰에서 행해지는 49제가 마치 '탄원'을 하는 과정 같기도 하다. 회현고가차도 위에서 본 운구행렬은 49제 전 노제를 끝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노 전대통령을 배웅하며 떠나 보내는 의식이어서 아마도 당신은 극락왕생할 줄 믿어 의심치 않는 것이다.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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