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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없는 국기게양 '기름때' 쩐 것 까지!
오늘은 3월 3일 입니다. 간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봄을 재촉하는 비는 아침까지 추적거리며 내리고 있습니다.
오전 10시경, 안사람을 모처에 데려다 주던 중 비가 내리는 가운데 거리에 게양된 태극기를 보며 이렇게 해도 되나 싶어서
목적지에서 자동차를 다시 돌려 몇장의 그림을 남겼습니다.
3.1절이 이틀이나 지난 오늘 아침, 태극기들은 비를 맞고 처량한 모습으로 길 가에 늘어선 채
간간히 자동차가 만드는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습니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동안 도로변에 게양된 국기를 이렇게 관리해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태극기를 보면서 떠오른 생각은 우리나라에 불어닥친 경제불황은 물론 정치인들이 보여주는 추악한 모습과
국가원수가 가끔씩 잊어버릴만 하면 보여주는 개념없는 국가관입니다.
그들이 다수 국민들이 본받을 만한 모습은 고사하고 웃음거리를 만드는 행태로 인하여
조국에 대한 개념이 점차 사라지고 있고 때로는 환멸을 느끼게 합니다.
오늘 아침 비를 맞으며 게양된 태극기를 보니 문득 우리나라가 처량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심점을 잃은 채 이리 저리 방황하는 고아와 같이 버려진 모습이 태극기 모습이랄까요?
잠시 운전중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한 태극기 앞에서 자동차를 주차해 두고 몇컷을 다시 남기게 이르렀습니다.
비에 맞아 처량한 모습으로 게양된 국기를 보는 것도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데
대로변에 게양된 이 태극기는 기름때에 '쩔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 국기를 내다 건 사람들은 지자체에 있는 하급직원이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국경일 등 태극기를 내다거는 날이면 차량가득 태극기 등을 싣고
가로등 마다 부착된 깃발 꽂이에 태극기 등을 게양했을 것입니다.
한 두개도 아닌 수백 수천개의 태극기 등을 게양하려면 쉽지않아 보이는 작업입니다.
어쩌면 그들에게 국경일 등 국기를 게양해야 하는 날은 없었으면 하는 날인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그렇지 자신들을 지켜주고 있는 조국의 상징을 함부로 다루는 모습은 씁쓸하기 그지 없습니다.
'대한민국국기법 시행령 제23조(국기의 재사용)'에 의하면
"국기가 오염되거나 구겨진 경우에는 국기의 원형이 손상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를 세탁하거나 다림질하여 다시 사용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성의 여하에 따라서 태극기는 얼마든지 깨끗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오늘처럼 비라도 내리시면 처량하게 걸려있는 태극기의 모습과 함께 이렇듯 기름때에 쩐 태극기가 내 걸린 모습을 보면
앵무새처럼 입으로만 '나라사랑'을 외치는 위정자들의 모습이 비에 젖은 태극기 보다 더 초라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기름때 쩐 태극기를 내 건 사람들이 무슨죄가 있나요?
돈만 가르치는 지도자들과 그릇된 가치관을 교육시키는 우리들 모두가 만든 합작품인 걸요.
그래도 그렇지!...아무런 개념없이 비오시는 날 기름때 쩐 태극기를 게양한 건 너무 하잖아요?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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