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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촛불이 꺼진 이유 '블로거뉴스'와 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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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 꺼진 이유 '블로거뉴스'와 닮다!

서울에 첫눈이 오시는 날, 나는 강쥐처럼 기뻐하며 도심으로 잠시 나갔다가 잠시 내렸던 첫눈과 나이가 무색하게 기뻐했던 철없음을 생각하며 속으로 웃고 있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첫눈이 오시기전 봐 두었던 한 아파트단지 속 조경수의 단풍을 다시 찾아가 봤는데 그 나무를 아름답게 수놓고 있던 노오란 잎들은 마른 잎 몇만 남기고 빈가지를 보이며 초라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잎을 떨구는 수목들은 다 제 살길을 찾아서 스스로 혹은 섭리에 의해서 모습을 변화해 가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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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11월 23일 일요일 아침이다. 최근의 블로거뉴스의 모습에 대해서 진작부터 하고 싶었던 말을 해야할 때가 다가온 것 같아서 몇마디 끄적거리는데 얼마전 부터 변화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블로거뉴스는 촛불이 사그라들듯 점차 처음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았다. 마치 이명박정부가 들어선 후 금방이라도 나라를 뒤 엎어버릴 것 같은 기세의 활활 타오르던 촛불들이 어느날 끼얹은 찬물 때문에 확 꺼져가고 있고 한 둘 남은 촛불들이 바람앞에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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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화를 두고 불로거뉴스 담당자는 '열린편집'이나 블로거뉴스에 송고하는 블로거기자의 글 숫자나 트래픽 등을 언급하며 자위를 하고 있지만 그 시각 블로거뉴스를 빛나게 한  이른바 '베스트 블로거기자'의 글이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다만, '관리'를 하고 있는듯한 몇몇의 블로거들에게는 일방적인 수혜를 베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조중동을 딱히 나무랄 수만도 없는 형편이며 이명박정부를 비판하거나 비난할 아무런 이유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몇몇의 블로거들은 트래픽을 유발하는 정치나 연예기사에 빌붙어서 정체성 없는 글을 마구 쏟아내고 있었다. 촛불이 꺼진 이유가 포털과 블로거 간 송고와 편집을 통해서 블로거뉴스가 되는 것 처럼 닮아 가고 있었다. 최소한 블로거뉴스에서 본 모습은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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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촛불의 의미에 대해서 지지하는 사람이다. 촛불은 비폭력적이며 평화로운 시위의 한 방법으로 민주화를 겪는 과정에서 보여준 폭력적인 모습과 사뭇다른 형태의 발전적인 시민운동의 한 형태라며 스스로 평가하고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사람들의 한차원높은 문화가 머지않은 시점에 대의민주주주의를 외치는 위정자들을 부끄럽게 만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시점이 언제쯤일까 하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나는 촛불의 모습을 전하면서 밤낮을 잊고 스스로 촛불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촛불이 찬물을 뒤집어 쓰는 날 프레스센터 앞에서 내리는 비를 함게 맞으며 카메라를 놓은 채 울고 있었다. 우려했던 광경이 닥치고 말았던 것이다. 내 눈앞에서 전경들의 발길에 짓밟히고 아우성치는 사람들은 조금전 까지만 해도 우비를 걸치고 조용히 촛불을 들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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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촛불집회에 참석하면서 앞서 언급한 촛불의 긍정적인 면 외에도 촛불이 늘어감에 따라서 촛불속에 동시에 등장한 정치적 세력과 촛불의 성격과 다른 정치적구호들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었던 것이며 덩달아 촛불의 모습을 호도하거나 왜곡하는 방송과 언론에 대해서도 촛불의 본 모습과 다른 모습을 보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었던 것인데 이런 혼란은 서로 뒤엉긴 채 그 누구도 잘못이 없는 것 처럼 교묘히 포장되고 있었고 마침내 우려했던 일이 생기고 말았던 것이다. 촛불을 끌 빌미를 제공했던 것이다.

촛불이 뜨겁게 타 올랐던 서울광장이나 청계천광장이나 태평로 등지에서는 촛불집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특정 정당이나 잘 알려지지 않은 단체등이 삼삼오오 촛불에 가세하며 마침내 제도권에서 민주당이 이 촛불집회에 가세했으나 촛불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했고 촛불이 잘 탈 수 있도록 산소를 공급하는 것 처럼 부추기는 정치적 구호나 단체나 정당에 대해서 환호를 보내며 종국에는 노동조합이나 대학교 학생회나 포털의 집단까지 가세한 거대한 촛불로 늘어났던 것이다. 아마도 그들은 촛불이 목표(?)를 달성했을 즈음에 그들 스스로 촛불의 성공을 이끄는데 일조했으므로 전리품을 나눠 가지려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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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다음블로거뉴스'의 한 관계자는 촛불소식으로 한껏 주가를 올리고 있는 '오마이 뉴스'에 대해서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평가하고 제한된 '콘텐츠'에 대한 위험성을 말하고 있었다. 그 위험성이란, 촛불이 언제인가 사그라 들 것이고 그때쯤이면 일시적인 '인기'는 한낮 거품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이 말이 시사하는 바가 컷지만 스스로 모순된 편집을 일삼고 있는 블로거뉴스가 할 말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나쳤지만 촛불을 반성하고 있는 지금에 이르러서 불현듯 더 오르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블로거뉴스를 빛나게 한 요인 중 제일 큰 요인이 황금펜을 단 '베스트블로거기자'라는 '동기부여'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블로그를 단순히 일기장이나 잡기장 처럼 사용하고 있던 블로거들 에게 블로거뉴스를 통해서 한번쯤 등단해 보고 싶은 욕구를 만들고 있었던 것이고 블로거 뉴스는 덕분에 여러분들이 양질의 글을 송고하고 있었던 것인데, 정작 나는 '뉴스'가 요구하는 글과 상관없는 나의 이야기만 늘어놓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들이 블로거뉴스 관계자 눈에 띄어서 어느날 나의 필명 앞에 노오란 황금펜이 붙어 있었던 것이다. 당시만 해도 베스트블로거기자라는 이름 앞에 놓인 황금펜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는 누구든지 언제든지 베스트블로거가 될 수 있다는 꿈과 환상을 심어주었는데 그들이 쓰고 있는 글 대부분은 저널리스트들이 쓰는 글과 매우 다른 모습이었고 누구나 쓸 수있는 글이었다. 오늘날 한 카테고리로 분류된 '사는 이야기'가 전부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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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블로거뉴스에 글을 송고하면서 부터 관심밖에 있었던 '블로거리즘'이나 '블로거저널리즘'이란 낮선 용어와 마주하게 되었다. 기존의 저널리스트에 대항(?)하는 '미디어'가 '블로거리즘'이며 블로거리즘이 미래의 미디어를 대체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마침내 블로거들은 정체성을 잊고 스스로 블로거저널리즘으로 내닫기 시작하며 정체불명의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런 글들 속에는 '끝장취재'라는 말도 있었고 '블로거대상'이라는 환상도 있었다. 모두가 다수의 블로거들을 향한 동기부여인 셈이고 너도 나도 그 환상을 쫒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블로거뉴스에 글을 송고하면서 블로거뉴스 속에 존재하는 '편향된 시각'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 시각은 블로거가 아니라 '블로거뉴스'였으며 블로거뉴스를 편집하는 편집자나 포털의 시각이었다.

처음에는 기업의 입장에서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모습들이 더욱 부각되고 있었다. 내가 느낀 '편향된 시각'에 의하면 블로거뉴스를 빛나게 했던 베스트블로거들이 어느날 하나 둘씩 블로거뉴스에서 사라지고 있었고 그들의 글을 더는 블로거뉴스에서 볼 수 없게 되었다. 반면에 이름만대면 다 알 수 있는 몇몇의 블로거들은 여전히 편집자의 보호(?)속에서 살아남고 있었다. 그 시각 나는 조중동을 떠 올리고 있었다.
 
조중동에 글을 쓰는 사람들이 조중동이 된 것은 다름이 아니었다. 조중동의 색깔을 만드는 편집자의 의도 때문이지 결코 그들이 조중동 쓰러워서 조중동이 된 건 아니다. 솔직히 말하건데 블로거뉴스에 글을 쓰는 블로거기자 중 조중동에 발탁되어 글을 쓰는 기자들보다 낫다고 여기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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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블로거기자가 빠져 나간 자리에는 어느새 '듣보잡' 저널리스트들이 등장했다. 듣보잡이라고 썼다고 해서 슬퍼하거나 노할 이유가 없다. 평소 나는 그런 사람들이나 단체에 익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블로거뉴스가 힘들게 만든 베스트블로거기자를 내팽개친 하나의 작은 충격이자 블로거뉴스가 스스로 내 던져버린 정체성이었다. 블로거기자는 대통령도 될 수 있고 사회 밑바닥의 서민도 될 수 있고 공무원이나 학생 주부 등 아무나 될 수 있는 말 그대로 열린 공간이었다. 엄격히 말하면 블로거들은 사회속에 넘쳐나는 저널리스트들의 공간이 아니라 직함이 평범한 일반 시민들의 공간이었는데, 어느날 부터 이 자리에 '기자'라는 낮선 명찰을 단 사람들이 대거 활동을 시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 뿐만 아니라 몇몇 블로거들도 한몫했다. 그들은 스스로 '블로거기자'라는 용어가 걸림돌이 되었던지 아니면 평소 동경하고 있었던 직업이 저널리스트였던지, 기자가 된 것을 자랑으로 떠들었고 마치 일반의 기자처럼 행세하고 다녔다. 그 뿐만 아니라 블로거뉴스의 편성도 그렇게 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모습을 보고 블로거뉴스라는 공간이 저널리스트를 양산하는 아카데미가 아니라고 했던 것인데 그런 말에 누구하나 태클을 거는 사람이 없었다.

'블로거기자'라는 이름이 쪽팔리는가? 아니면 블로거뉴스를 담당하는 게 쪽 팔리는가?...블로거뉴스를 블로거뉴스 답지 못하게 만든 쪽은 블로거뉴스 담당자였지 블로거들이 아니었다. 그들 스스로 기존의 매체들이 쓰지 못하는 기사를 양산했고 어떤 기자들은 자사의 입장에서 쓸 수 없는 기사들을 블로거기자로 둔갑하여 쓰고 있고 그가 송고한 기사속에는 특정 언론의 명찰을 달고 다닌다. 그들은 불로거뉴스나 블로거를 숙주로 삼아서 블로거기자의 정체성을 흐리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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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평소 내가 좋아했던 나뭇잎이 한순간 사라진 모습을 보며 나는 촛불의 모습을 떠 올리고 있었다. 둘의 공통점은 자신의 의지나 의사와 관계없이 꺼져 가거나 사라지는데, 블로거뉴스 속 다양한 기사들의 트래픽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 싶어서 몇자 끄적이고 있는 것이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 공통점을 만든 인자는 외부에 있는 게 아니라 내부에 있었고 촛불이 그랬던 것 처럼 그 원인제공 요인은 어느날 철퇴를 맞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내가 몸담고 있는 블로거뉴스라는 공간이 본래(?)의 성격과 다른 정치집단이나 정체성 없는 개인의 욕심이나 환상 등으로 망가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다. 그러기 전에 스스로 이 공간이 정화되길 바라고 있다. 그동안 사회속에 넘쳐나는 이슈들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이며 정작 자신의 들보는 외면하고 있는 이 공간에 대해서 수혜를 받은 당사자인 내가 할일은 쓴소리를 자주해야 되겠다는 것이다. 단맛에 익숙한 사람들이 촛불을 말하거나 블로거뉴스 속에서 '시사'를 말하는 것을 더 지켜볼 수 없다. 다수 블로거들을 이용하여 특정인을 내세우는 '정치성 편집'은 블로거뉴스 답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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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블로거뉴스 카테고리 '미디어'와 '블로그'에 함께 송고되었습니다.
* 다음에 포스팅 될 글 "블로거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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