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 뜨자마자
기적같은 '장면' 펼쳐지다!
당신은 아침에 눈을 뜨면 맨 먼저 어떤 장면과 마주치게 될까요?...
이런 질문 같잖은 질문은 아무런 수식이 필요없는 그림 몇장으로 당장이라도 달려 가고 싶은 곳으로 여러분들을 안내할 것입니다. 제가 이 글을 포스팅 하게 된 배경에는 우리가 맛있는 음식을 이웃과 나누어 먹듯 좋은 것을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며, 혹시라도 이 근처를 지나는 길이 있다면 한번쯤 들러볼만한 곳을 소개해 드리고자 함입니다.
그림을 보시게 되면 어떤 '이미지'가 떠 오르시는지요?...아마도 '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영화의 포스트에 그려진 '플라이' 낚시 장면을 마주하게 될 텐데, 이 장면은 실제로 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펜션 바로 곁을 지나는 남대천 중상류 어성전리에서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이곳에서 하루를 묵었던 손님이 '플라이 낚시-파리-'를 하는 장면입니다. 영화속 장면하고는 낚시방법에서 많은 차이가 나지만 우리나라에 이렇게 풍광이 빼어나고 청정한 곳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지요.
A River Runs Through It...
-흐르는 강물처럼 마지막 편-아침에 눈 뜨자마자 내 눈앞에 펼쳐진 기적같이 아름다운 장면...
천川들은 펜션 바로 곁에 있고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무시로 가 볼 수 있는 곳이다.
아침이 되어 눈을 뜨자마자 안사람이 '여보!..이리와봐!'하고 다급한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며칠간의 무리한 행보 때문에 나는 초죽음이 되어 깊은잠에 빠져있었다. 잠자리를 옮기면 잠을 쉽게 못이루는 나는, 간밤에 칠흑같은 어두운 밤하늘 속에서 무수히도 반짝이던 별을 기억해 내며 비로소 내가 몸을 뉜 곳이 어성전리의 한 펜션의 침대 위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를 부르는 소리를 따라서 거실로 나오자 벽에 걸린 시계는 오전 9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5시간 동안 나는 정신없이 곯아떨어 졌던 것인데 창밖 발코니에 서 있던 안사람이 손을 가리키는 곳에는 정말 기적같은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다.
만추의 어성전리는 간밤에 무수한 별들로 수놓은 이불로 나의 피곤한 몸을 덮어 잠재우고 아침이 되어 별들이 사라진 곳에는 금빛 찬란한 빛의 조각들이 나뭇잎들 사이로 부지런히 오갔고 어떤 빛들은 작은 돌멩이에 부딪치기도 하고 또 어떤 빛들은 갈대를 휘감으며 수정같은 물속으로 녹아 들었다. 그러한 잠시 그 빛들은 내 오감을 깨우며 나를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게 만들었다. 나는 어느새 수정이 녹은 듯 투명하게 빛나는 천 곁에 서 있었다.
발자국을 옮길 때 마다 자갈이 달그닥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조금전 빛들이 쏟아져 내리며 흡수되었던 수정같이 맑은 천변을 걸었다. 나는 지남철에 이끌리듯 남대천 어성전리를 수놓고 있는 장면에 시선을 빼앗기고 있었고 9년전 주기용님이 이곳에 자리잡고 건강을 회복하며 자칫 잃어버릴 뻔 했던 꿈을 되찾은 일이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연어가 모천을 찾듯 실제로 연어와 같은 생육조건 속에서 자라는 '송어양식장'을 찾아 냈다.
그동안 남대천 어성전리에 있던 송어양식장은 폐쇄된 채 버려져 있었는데 그가 늘 꿈꾸고 있던 모습을 이곳에서 마침내 발견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서울을 떠날 결심을 굳히고 황량하기만 했던 송어양식장을 매립하고 그 위에 '한국의 아름다운 펜션'으로 선정된 꿈같은 집을 지었던 것이다.
송어양식장이 폐쇄된 이유는 별다른 이유가 있을리 만무했다. 그냥 마셔도 되는 청정한 1급수에서만 살 수 있는 송어가 우리들 식탁에서 몇번이나 마주쳤을까? 국가나 자치단체가 지금처럼 연어를 부화시키는 등의 노력이 있기전의 사정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는데 간밤에 피곤을 덜기 위해서 샤워한 물은 이곳에서 퍼 올린 물이었고 신기하게도 이 물은 마치 비누를 풀어 놓은듯 너무도 미끄러워 연수기를 통과한 물보다 더 부드러웠고,비누칠을 하지 않아도 피부에 흡착된 불순물이나 때들이 그대로 녹아 내렸다.
수정을 녹여서 만든 것 처럼 이렇게 맑고 고운 물과 티없이 빛나던 별빛이 녹아든 청정한 공기는, 눈을 뜨자마자 마셔야 하고 들어야 하는 찌든 자동차 매연과 도시의 소음에 노출되었던 그에게는 구세주나 천국과 같은 존재였다. 아마도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은 내가 신나게 '뻥'을 치는 게 아닌가 할 것이지만 이런 장면을 수식할 능력이 부족한 내가 겨우 표현한 게 이 모양이다.
펜션 주인장 주기용님이 서재로 재활용하고 있는 '송어양식장 펌프장'
한참동안 나는 천변에서 서성이며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가 이 펜션의 주인장이 제안한 오지여행을 위해서 통나무집에서 인정많은 '글쟁이' 한사 정덕수님과 주인장과 우리 일행은 송이를 넣은 북어국으로 아침을 대충 때우고 ' 강원도 최고 오지마을 '부연동'에 가다!'와 '우리나라에 이런 '비경'도 있다!'로 포스팅한 곳으로 지프를 타고 이동했던 것이다. 내게 이런 행운을 안겨다 준 사람은 전적으로 정덕수님이었고 강원도 산간의 지리나 자생식물 들에 해박한 그의 숲해설로 말미암아 오지여행은 일행들에게 크나큰 행복을 안겨주고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기억들은 세월이 얼만큼 흐른 미래에도 여전히 내 가슴속에서 살아 꿈틀대며 나를 유혹(?)할 것이다. 오래전 이곳에서 고향 산하의 향긋한 냄새를 기억한 연어가 이곳을 다시 찾을 꿈을 품고 대양으로 나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과 함께, 우리가 잃어버린 자연의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곳이 남대천 하류를 떼지어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장차 이곳은 휴양차 찾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 없는 기적같은 공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흐르는 강물처럼 펜션 주인 내외분이 살고 있는 통나무집...관리실을 겸하고 있다.
강원도 양양의 어성전리나 법수치리의 하루는 너무도 평범하다. 그러나 현대인들과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이곳은 결코 평범하지 않은 곳이며 날마다 기적을 만들어 내는 곳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눈을 뜨자마자 당신이 이런 장면을 보게 된다면 아마도 나보다 더 호들갑을 떨지 않을까? ^^
A River Runs Through It...
-흐르는 강물처럼 마지막 편-'흐르는 강물처럼' 펜션 주인장 주기용님은 1998년에 불어닥친 IMF를 슬기롭게 극복한 사람 중 한 사람 입니다. 그가 남대천 상류의 어성전리에 터를 잡은 배경에는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바쁜 중에 그와 어성전리를 잘 그려낼 수 없는 제가 오히려 답답할 정도군요.
'한국의 아름다운 펜션'으로 지정된 '흐르는 강물처럼' 펜션
이 천에는 청정한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송어 등이 살고 있는 곳이다.
남대천 최상류 '법수치리'로 가는 길
나는 안사람과 지프로 어성전리를 떠나 법수치리와 부연동으로 향하는 동안, 첫눈이 오시면 너무도 아름다울 것 같은 그 길을 따라서 다시금 가 보고 싶어했다. 그때쯤 다시 아름다운 사람들과 만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간밤에 바베큐 통 속에서 익고 있던 임연수어나 양미리 익는 냄새가 벌써 후각과 미각을 자극하고 있고 한밤중 내 시야를 '럭셔리'하게 했던 별들과 미끈한 물이 내 살갖을 휘감던 기억들은 내 머리속을 온통 지배하며 끊임없이 유혹하고 있다.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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