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만나기 힘든
'아무르장지뱀'의 외출
전날 시월의 마지막 밤을 함께한 촌장님 포함 지인들과 함께 아침 된장국을 기다리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볼펜만한 아무르장지뱀은 카페앞에 기대어 둔 '쇠스랑' 뒤에서 숨을 죽이며 한발짝 한발짝 볕이 잘 쬐는 곳으로 이동했는데, 용케도 이 작은 움직임을 놓치지 않은 제 눈에 귀여운 아무르장지뱀이 포착되었습니다.
어릴 때, 어디를 가나 눈에 띄었던 아무르장지뱀은 일반적으로 도마뱀으로 불리면서 우리들 곁에 많이도 살았었는데, 지금은 사방이 콘크리트로 둘러 쌓이고 이들이 즐겨찾던 곤충들과 같은 먹이는 너무도 약삭빨라서 이녀석의 느린동작에는 좀체 잡힐 것 같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눈에 띄어도 '까짓껏' 정도로 치부했지만, 이제 이녀석 이름앞에 붙어있는 '아무르'에 가서나 볼 수 있을 것만 같고 하이디하우스와 같이 깊은 산중에서만 볼 수 있는 귀한 생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르장지뱀이 쇠스랑 그림자를 통과하는 시간은 대략 5분정도 였는데, 그는 이곳을 그냥 통과하지 않고 볕을 쬐면서 우리들이 하는 이야기 전부를 듣고 있는 듯 했습니다. 소리봉이 아침 안개를 피워 올리는 동안 이녀석은 중국산(?) 꽃매미 곁을 지나면서 자신의 존재를 과시했는데, 아무르장지뱀 조차 중국산 꽃매미는 식성에 맞지 않는지 그냥 지나칩니다.
가끔씩 하이디하우스 서까래 밑으로 구렁이가 음악에 맞추어 넘실 거리다가 커피잔 위로 먼지 몇톨을 떨어뜨리며 지나 다닌다고 하는데 이들이 서식하는 곳은 '캄챠카' 변 '아무르Amur'와 소리봉 곁 하이디하우스 뿐이었을까요? ...11월 초하루(양력)에 볕을 쬐러나온 이녀석이 참 귀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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