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안재환' 그래도 죽으면 안되지!...
어제 오후1시경, 탤런트 故안재환 씨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자 마자 급히 그의 시신이 안치된 태릉의 성심병원으로 지하철에 몸을 싣고 급히 달려 가 보았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태릉으로 이동하는 동안 한 젊고 유망한 탤런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두고 별의 별 생각을 다하며 그가 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속을 맴돌았습니다. 그의 죽음이 예사롭지 않게 생각되었습니다.
故안재환 씨의 시신이 안치된 병원앞에서 여고생팬들이 서성이고 있다.
잠시 그의 죽음을 놓고 직접 확인해 보기도 전에 자살로 단정하기도 쉽지 않았고
그가 주검으로 변한 자동차 속 정황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태릉으로 떠나기 직전 인터넷상에 즉시 올라온 글들은
안재환 씨의 죽음을 놓고 네티즌 탓을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故안재환 씨의 사인이 담긴 '예상보도자료' 공개모습
오후3시경, 안재환 씨의 시신이 안치된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많은 기자들이 장례식장에 가득했고
늦게 도착한 기자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안 씨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여 사망했다는 사실을 믿지 않고 있었고
관할 노원구 경찰의 공식적인 안 씨의 사인이 발표될 때 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동안 병원 주변에는 많은 분들이 소식을 듣고 병원을 기웃거리며 설왕설래를 거듭하고 있었는데
주목할만한 소문들은 대부분 안 씨의 사망소식에 대해서
그의 부인인 정선희 씨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들이었습니다.
제일먼저 떠 돈 소문은 안 씨가 빚이 70억원(실제 40억정도)에 이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업실패로 생긴 그 빚 때문에 안 씨가 정선희 씨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소문은
따로 떨어져(안 씨는 강남구 삼성동과 정 씨는 노원구 중계동)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남편인 안 씨가 소식이 끊긴지 2주가 넘어도 찾지 않은점을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안 씨의 사망에 대해서 정선희 씨가 방관을 했다는 등 별의 별 추측과 소문이 난무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안 씨의 사망은 '타살'일 것이라는 소문도 무성했습니다.
요즘 구하기도 힘든 '연탄'을 두장씩이나 마련한 점이나 자신의 자동차 뒷좌석을 택한 점과,
자살을 그렇게 복잡한 방법으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일반의 추측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병원을 애워싸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그의 죽음은 사채업자들이 빚독촉을 하면서 발생한 사고로 단정짓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차마 글로써 옮기지 못할 말들도 서슴없이 오갔습니다.
이런 소문들은 경찰의 공식적인 '보도예상 보도자료'가 나온 후에도 끊이지 않다가
안 씨의 사망동기나 경위가 밝혀지고 소문들이 정리되기 시작하자 곧 안타까움으로 변했습니다.
사람들의 사실과 다른 추측이 얼마나 무서운지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미 뉴스를 통해서 알려진 사실이지만 故안재환 씨는 8일 오전 9시 10분쯤,
서울 노원구 하계1동 주택가 골목에 세워진 자신의 차 안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습니다.
그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될 당시 그의 몸은 심하게 부패되어 있었고
그의 카니발 승합차속에는 타다남은 연탄 두장과 함께 마시다 남은 소주병 등이 어지럽게 널려있었으며
부인인 정선희 씨 앞으로 쓴 유서 두장이 발견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안 씨는 유서속에서 두고 떠나는 부인 정선희 씨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사랑을 표했습니다.
"...선희야 사랑해"
아마도 저는 유서속에서 안 씨가 전하는 이 한마디가 없었다면
그의 시신이 안치된 병원 안팍에서 설왕설래하는 추측과 소문에 휩쓸렸을지도 모릅니다.
故안재환 죽음에 안타까워 하는 동네 할머니
안 씨가 남긴 유서 두장속 내용은 밝혀진바 없어서 자세히 모르나
그동안 안 씨는 사업실패로 감당하기 어려운 빚더미 때문에 고심을 거듭했고,
안 씨와 정 씨를 둘러싼 불화가 빚은 괴소문들은 유서속 이 한마디로 일반의 추측을 일축시켰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사실들을 뒤늦게 안 병원 근처의 어른들은
한결같이 안 씨의 죽음을 놓고 안타까워 하고 있었습니다.
무슨 사연인지 모르지만 ('故안재환' )죽으면 안되지!...
저는 안 씨가 주검으로 발견된 자신의 자동차 속 모습을 그려보며
그가 얼마나 괴로워 했는지 짐작이 갔습니다.
탤런트라는 화려한 이름 뒤에서 고뇌를 거듭하던 한 젊은 영혼이 소주 4병을 들고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아내가 바라다 보이는 외진 한 동네에서 홀로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은
저녁 9시에 병원을 돌아서면서도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안 씨의 선배 구모 씨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너무힘들어서 그래...
노숙자가 돼서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멀리에서 보고싶은데..."
안 씨는 자신의 얼굴이 너무 알려져서 노숙자도 힘들것 같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다섯시간 정도, 안 씨의 시신이 안치되었던 태릉 성심병원을 돌아서며,
사람들이 안 씨나 정 씨의 사정도 모른채 함부로 만든 추측과 소문들이 눈덩이 처럼 커져서
남아있는 정 씨를 더 힘들게 하지는 않겠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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