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식으로 무장한 '멋쟁이' 스님
지난 27일 범불교대회가 열리던 시청앞 서울광장 곁에서 신식 차림의 멋쟁이 스님을 만났습니다.
이 스님은 낄끔한 승려복장에 꽤 괜찮이 보이는 카메라를 장착하고
어디론가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고 있었습니다.
또한 그는 '썬그라스'로 뜨거운 볕을 차단하고 있었는데
일반인들의 경우 이런 차림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지나쳤을 것입니다.
특히 행사장 주변에는 카메라기자들이 득실 거릴 정도로 많았고
요즘은 스님이 가지고 있는 카메라 정도면 많은 분들이 소유하고 있는 카메라며 휴대폰이며 또 썬그라스 입니다.
작년 가을 설악산 봉정암을 지나칠 때도 이와 같은 모습을 본적있는데
스님들을 자주 만날 수 없던 저는 그림속의 이런 스님들의 모습이 낮설기만 했습니다.
요즘은 사찰에서도 적극적인 '포교'활동으로 신도들과 접촉이 많은 것인데
개신교에서 '전도'하는 모습이 연상되기도 했습니다.
휴대폰이 포교활동에 쓰였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아직도 저는 낮설고 물설은 봉정암 속의 '구도자'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전의 선사들은 굳이 휴대폰으로 속세와 연락을 취할 필요나 이유를 느끼지 못했을 것이며
출가한 신분으로 속세와 접촉을 한다는 것은 '출가'의 진정한 이유도 아닐 것이었습니다.
많이도 달라진 멋쟁이 스님을 보며 많이도 달라진 세상을 봅니다.
속세의 사람들과 적극적인 접촉은 어쩌면 신도들이 요구한 것 같기도 합니다.
봉정암 같이 평생 세번을 찾기도 힘든곳을
그 먼곳에서 발길을 옮겨 스님들이 직접 신도들을 만나니 신도들의 입장에서는 기분좋은 일일지 모르나
신앙의 모습이 반드시 그러해야 한다는 모습에는 '아니다'라는 생각도 아울러 듭니다.
아마도 지금 같은 세상은 '문수보살'이 바로 곁에 있어도 눈치채지 못할 것 같습니다.
자장율사가 오만한 마음으로 찰라의 방심을 틈타 나타난 문수보살처럼 말이죠.
"문수보살은 반야의 가르침을 선양하는 부처님의 지혜智慧를 상징하는데
손에 여의주나 칼, 청련화靑蓮花를 들거나 청사자를 탄 모습으로 표현된다."고 합니다.
혹시 제가 만난 이 스님이 든 장비들이 그런 장비가 아닐까 하는...^^
암만봐도 신식으로 무장한 멋쟁이 스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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