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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

천불동에 그려놓은 10월의 '수채화' 천불동에 그려놓은 10월의 '수채화' 내 나이 열다섯 살 때, 나는 무엇을 위해 죽어야하는가를 놓고 깊이 고민했다.그리고 그 죽음조차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하나의 이상을 찾게 된다면,나는 비로소 기꺼이 목숨을 바칠 것을 결심했다. 먼저 나는 가장 품위 있게 죽을 수 있는 방법부터 생각했다.그렇지 않으면, 내 모든 것을 잃어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문득, 잭 런던이 쓴 옛날이야기가 떠올랐다. 죽음에 임박한 주인공이 마음속으로 차가운 알래스카의 황야 같은 곳에서 혼자 나무에 기댄 채 외로이 죽어가기로 결심한다는 이야기였다. 그것이 내가 생각한 유일한 죽음의 모습이었다. 희운각에서 무너미고개를 너머 천불동계곡으로 향하는 길 곁에는 수채물감으로 발라 놓은 듯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귀품이 넘치는 단풍이 줄을 .. 더보기
설악의 참맛 '공룡능선'의 가을 설악의 참맛 '공룡능선'의 가을 -산은 내려오기 위해 오른다!- 산악인 중 한사람은 산에 왜 오르는가? 하는 질문에 '산이 거기 있으메...'하고 답했다. 물음 조차 애매한 화두같다. 산을 좋아하는 나로써도 누구인가 왜 산을 오르는가 하는 질문을 받게 되면 나는 이렇게 답하고 싶다. '산은 내려오기 위해 오른다!'... 설악산을 다녀온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아마 지금쯤 내가 다녀온 설악산의 모습은 많이도 달라져 있을 게다. 몇남지 않은 이파리들을 다 떨구고 곧 다가올 겨울을 맞이할 차비를 갖출 터인데 그들이 봄부터 가을 까지 입고 있었던 옷과 같은 잎사귀들도 필경 떨구기 위해서 껴 입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산을 오르는 일은 결국 내려옴을 수반하고 잎을 달고 있다는 사실 조차도 잎을 떨굴 준비를 .. 더보기
절정에 이른 '설악의 가을비경' 만나다! 절정에 이른 '설악의 비경' 만나다! 우리나라에서 세번째로 높은 설악산 대청봉을 시작으로 가을 단풍이 시작되면서 지난주 12일에 만난 내설악 수렴동 계곡과 천불동계곡의 단풍은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수렴동계곡에서 출발하여 구곡담계곡을 지나 봉정골 깔딱고개를 통과 하는 동안 설악 곳곳에 흩뿌려 놓은 노오랗고 빨간 단풍과 아직 채 물들지 않은 이파리들은 초침이 이동하듯 촌음을 다투며 색다른 옷을 입고 있었다. 내설악 깊은 산중에 자리잡은 봉정암의 가을 절정에 이른것은 설악을 풍요롭게 하던 나무들의 잎이 단풍으로 곱게 물든 모습만은 아니었다. 수렴동계곡의 긴여정을 통과한 사람들은 봉정암에서 짐을 내려놓자 마자 오층석탑 앞에서 절을 올리며 삶에 감사하고 그들이 다시 하산하여 세상에서 머물 때 가슴속 깊이 간직.. 더보기
황홀한 내설악의 가을 비경!! '내설악'의 가을 비경 -7부작- 제3편 내설악 수렴동 계곡의 가을 풍경 사람들이 발길을 옮기는 그곳에는 수채화 같은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수채화 속의 풍경들은 아무런 말이 없고 그 풍경을 바라보는 사람들 조차 아무런 말이없다. 늘 말이 많은 곳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상이었다. 가을이 무르익는 내설악의 골짜기에서도 오체투지가 줄을 잇고 있었는데 그들이 온 몸을 던져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었다. 자연과 더불어 살고 자연과 더불어 꽃 피우며 자연과 더불어 멸하라는 작은 가르침을 던지고 있는 곳...그 신성불가침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는 것 부터가 작은 신앙의 시작이었다. 수렴동 계곡은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에 있는 계곡의 이름이며 설악산국립공원 내설악의 백담사에서 수렴동대피소까지 약 8㎞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