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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山들

황홀한 내설악의 가을 비경!!

 
'내악'의 가을 비경 -7부작-
제3편 내설악 수렴동 계곡의 가을 풍경

사람들이 발길을 옮기는 그곳에는 수채화 같은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수채화 속의 풍경들은 아무런 말이 없고 그 풍경을 바라보는 사람들 조차 아무런 말이없다. 늘 말이 많은 곳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상이었다. 가을이 무르익는 내설악의 골짜기에서도 오체투지가 줄을 잇고 있었는데 그들이 온 몸을 던져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었다. 자연과 더불어 살고 자연과 더불어 꽃 피우며 자연과 더불어 멸하라는 작은 가르침을 던지고 있는 곳...그 신성불가침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는 것 부터가 작은 신앙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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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렴동 계곡은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에 있는 계곡의 이름이며 설악산국립공원 내설악의 백담사에서 수렴동대피소까지 약 8㎞에 이르는 계곡을 일컬어 부르는 말이다. 외설악의 천불동계곡과 쌍벽을 이루는 내설악의 대표적인 계곡으로 설악산에서 가장 깊고 빼어난 계곡이며  백담사·영시암·영시암터·횡장폭포를 비롯해 백담산장·수렴동대피소 등이 계곡 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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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그림들은 용대리에서 부터 백담사 입구 그리고 영시암에 이르기 까지 내설악의 비경을 차례로 담았습니다.

계곡의 남동쪽으로는 수렴동계곡의 곰골에 살던 곰이 잘못을 저지르고 불려가 뺨을 맞았다는 귀떼기청봉(1,578m)이 있고 계곡의 바로 위로 올라가면 옥녀봉·오세암·만경대·오세폭포가 있다. 용대리의 외가평에서 백담사까지의 백담계곡을 지나 수렴동계곡·구곡담계곡·봉정암·소청봉·중청봉·대청봉에 이르는 약 21㎞의 등반로는 내설악의 가장 대표적인 등산 코스로 알려졌는데, 혜은과 나는  그 코스를 택하지 않고 봉정암에서 소청에 이른다음 다시 천불동 계곡으로 하산하는 대장정을 목표로 하고 오전 7시 20분 경 백담사로 가는 마을버스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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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렴동 계곡은 대청봉의 서쪽 골짜기를 이루는 구곡담계곡과 가야동계곡,백운동계곡에서 흐르기 시작하는 물줄기가 모아져서 수렴동계곡과 백담계곡을 흘러 탕수동계곡을 지나온 물과 인제군 북면 한계리에서 합쳐져 북천이 된다.

설악산은 금강산과 닮은 바위와 골짜기와 산봉우리의 이름을 설악산에 그대로 옮겨 붙인 경우가 많은데, 수렴동계곡이란 이름도 금강산의 계곡 이름을 빌린 경우이다. 그러나 그 이름을 어디서 따 온들 무슨 소용이랴. 자연의 모습은 그 어느곳에 있더라도 장엄하며 어미의 품과 같이 넉넉하고 세상 최고의 오감을 두루갖춘 스승이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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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대리에서 출발한 마을버스는 오전 8시가 가가워 백담사 입구에 등산객을 쏟아냈다. 정확히 7시 50분경에 수렴동 계곡으로 향한 우리는 순례자 같은 등산객들 틈에 끼어 자연이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오체투지 현장으로 더 가까이 가고 있었다. 호흡이 들락 거릴 때 마다 입에서 하얀김이 베어 나오고 있는 10월 12일 수렴동의 가을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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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갈 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렇게 힘든 여정을 다시 시작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목표한 코스를 12시간 동안 거의 쉬지 않고 걷고 최종목적지에 다다르면 다리는 천근만근이고 온 몸은 초죽음이 되는데도 잠시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런 고통들을 가마득히 잊고 다시 배낭을 메고 산으로 향하는 것이다.

거긴 아무런 이유도 없을 것 같은데 돌이켜 보면 그 속에는 반드시 작은 이유 하나를 품고 있었다. 자연이 온 몸으로 말하는  오체투지를 따라서 신앙을 드 높인다고 할까? 산은 세상에 버려진 우리를 향하여 늘 그렇게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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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살면서...그것도 바쁜 현대에 살며서 우리는 몇가지 촉수를 움직이며 살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들이 끊임없이 반문되곤 하는데 다섯가지 촉수로 일컬어지는 오감五感이 용처를 몰라서 허둥댈 때 산은 그동안 푹 쉬고 있던 오감중 일부를 되살려 놓고 바삐 움직여 온 오감의 일부를 푹 쉬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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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떠들썩 하게 진행되는 오체투지도 필경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게 아니라면 떠들썩 함을 배제해야 할 텐데 또 세상사람들은 그 떠들썩 함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돌아보는 게 아니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 무리를 떠나면 너무도 외로울 것 같은 느낌 때문에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게되고 듣지 말아야 할 소식도 기웃거리며 맛보지 말아야 할 세상의 달콤함에 익숙해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용광로 같이 뜨거운 세상의 그 어떤 고통이나 역겨울 정도로 심하게 풍기는 냄새 조차도 삶 속에 반드시 필요한 것들 이라면 그 무엇하나 감사하게 받지 않을 수 없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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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내설악 수렴동 계곡의 하늘과 바람과 나무들과 수정과 같이 맑은 물들이 만들어 내는 오체투지의 협주곡은 인간들이 사용하는 투박한 언어인 '오체투지'로 설명되지 않는 신비한 모습으로 아침을 열고 있었다. 

그 아침 속으로 발을 들여 놓은 이 골짜기는 태초로 부터 영원에 이르기 까지 우리들 곁에 있어왔고 앞으로도 동행할 것인데 우리는 애써 신앙과 같은 이 골짜기를 외면하고 살아온 것은 아닌지?...나는 내 눈앞에 펼쳐진 황홀한 장관을 아주 잠시 스치며 지나다가 별의 별 생각들을 다 떠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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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악'의 가을 비경
 -7부작-

     제3편 내설악 수렴동 계곡의 가을 풍경
      제2편 속초에서 처음 들어 가 본 '여관'
                 제1편 상처 아문 44번 국도를 넘으며!...<영상>




내설악의 가을 비경은 7부작으로 만들어 봤습니다. 평소 제 블로그에 꼭 담아 두고 싶었던 장면들인데 금번 수렴동계곡과 구담계곡 등을 방문 하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내가 꿈꾸는 그곳'을 방문해 주시는 여러분들께 보여 드릴 수 있어서 기쁨니다. 짬짬히 글을 쓰고 영상을 편집하는데도 진도가 느렸는데 이런 진도는 산행만큼이나 힘든 작업임을 실감 합니다.

저나 산을 좋아 하시는 분들이 자주 찾는 곳이 내설악 수렴동 계곡인데 제가 찾아간 이 길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곳(1244m)에 위치한 '봉정암鳳頂庵'이 있는 곳이며  신라 선덕여왕 13년(644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이 절에는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한국의 5대 적멸보궁寂滅寶宮의 하나이며 따라서 일반법당과 달리 불상이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봉정암 암봉 곁 5층석탑에 불사리가 봉안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 길을 따라 나서면 그림과 같은 비경들이 어느덧 여러분들 가슴속에 머무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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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렴동 계곡을 따라서 봉정암과 소청에 이르는 길은 그야말로 극기훈련과 같은 산행을 통해서만 당도할 수 있는 길인데 최소한 6시간은 족히 걸리는 곳이며 수렴동계곡이 끝나는 지점에서 구담계곡과 봉정골로 이어지는 골짜기는  이른바 '깔딱고개'로 불리우는 고개가 거의 수직처럼 느껴질 정도로 가로막고 있어서 이곳을 찾는 불자들이나 등산객들을 매우 힘들게 하는데 저나 혜은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봉정암으로 가는 길은 백담사에서 편하게 이어지는 듯 어느 순간에 가파르게 변하면서 성지순례를 하는 분들을 힘들게 하나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전설에 의하면 '봉정암에 세번만 가면 소원을 이룬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자동차로 백담사 입구까지는 이동할 수 있지만 교통이 불편했던 예전 같으면 감히 꿈도 꿀 수 없는 곳에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셔두었던 것인데 저는 이 길을 지나칠 때 마다 우리 인간들의 삶의 종착지 같은 곳이 봉정암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아마도 죽을 힘을 다하여 진신사리 곁에 당도하여 참배를한 분들은 하산하기도 쉽지 않을 텐데, 이 좋은 계절에 수렴동계곡을 따라서 하산하면 하늘나라에 가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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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 속 그림들은 백담사 입구에서 부터 오세암으로 가는 입구에 있는 영시암 까지 늘어 선 가을의 비경을 나름의 시각에 띈 모습을 담았습니다. 다음편은 영시암에서 쌍룡폭포를 거쳐  깔딱고개가 있는 봉정골과 사자바위에서 본 내설악의 비경들을 차례로 담아서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이동하는 동안 최선을 다하여 촬영한 그림과 영상들이므로 다소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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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정암으로 이르는 이 길은 소리 소문없이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달빛을 온몸으로 받으며 푸른하늘과 고운햇살과 바람과 이슬과 빗방울을 벗삼아 곱게 핀 자연이 만든 오체투지의 고운 모습들이 '단풍'이라는 이름으로 오감을 흡족하게 하고, 소원을 이루러 이 길을 떠났다가 소원을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돌아올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생명生命'을 일깨워 주는 길이기도 하구요. 산 자만 볼 수 있는 비경인 것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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