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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山들

설악의 참맛 '공룡능선'의 가을


설악의 참맛
 '공룡능선'의 가을

-산은 내려오기 위해 오른다!-


산악인 중 한사람은 산에 왜 오르는가? 하는 질문에 '산이 거기 있으메...'하고 답했다. 물음 조차 애매한 화두같다. 산을 좋아하는 나로써도 누구인가 왜 산을 오르는가 하는 질문을 받게 되면 나는 이렇게 답하고 싶다. '산은 내려오기 위해 오른다!'...

설악산을 다녀온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아마 지금쯤 내가 다녀온 설악산의 모습은 많이도 달라져 있을 게다. 몇남지 않은 이파리들을 다 떨구고 곧 다가올 겨울을 맞이할 차비를 갖출 터인데 그들이 봄부터 가을 까지 입고 있었던 옷과 같은 잎사귀들도 필경 떨구기 위해서 껴 입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산을 오르는 일은 결국 내려옴을 수반하고 잎을 달고 있다는 사실 조차도 잎을 떨굴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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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12일 공룡능선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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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청산장을 출발하여 소청봉에 오르면 설악의 대부분을 볼 수 있는데, 1박을 하고 산을 내려 오고자 하는 사람들은 산장에 머물며 설악을 조금더 오랜동안 만나고 싶어한다. 아마 그들이 산장에 머무는 동안 설악은 그들에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시간을 제공할 것이며 서부능선 너머로 떨어진 태양이 빛을 잃는 순간 밤하늘에 무수히도 많아 떠 있는 별들을 보게 될 것이며 그 별들을 바라보는 동안 그들은 단꿈에 젖어 다시 하산하고 싶은 생각이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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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들은 곧 먼저 출발한 우리들의 흔적을 밟으며 뒤따라 올 것이며 간밤의 꿈 같은 시간을 많이도 아쉬워 할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의 아쉬움은 산을 오를 때 각오해야만 했던 '내려옴'을 기억한다면 또다시 산에 오를 기회가 있음을 발견하고 즐거워 할 텐데,

세상 사람들은 한번 올라간 명성을 두고 도무지 내려오려는 시도를 하지 않고 혹시라도 그 자리에서 내려온다면 '죽음'과 같이 비참하다고 여기는 걸까? 특히나 인기에 영합하여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 정도가 심하여 별의 별짓으로 자신을 가혹하게 만드는데 정작 그 자신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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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악'의 가을 비경 -7부작-
 제6편 설악의 참맛 '공룡능선'의 가을
-산은 내려오기 위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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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은과 나는 전문 산악인이 아니라서 우리가 잡아놓은 산행코스를 두고 슬슬 후회를 더하기 시작했다. 12시간을 부지런히 걸어야 당도할 수 있는  목적지며 백담계곡을 출발한 이후로 7시간을 소요하며 오른 소청봉에 오르자 마자 곧바로 희운각으로 걸음을 옮겨야만 했다. 부지런히 걸어도 오련폭포가 있는 천불동계곡에 도착하면 날이 어두워 질 것이다.

소청을 오르는 동안 대부분의 힘을 소진한 우리에게 남은 고통이란, 하산을 하면서 겪어야 할 고통만 남은 셈이다. 인기인들이 정상에서 내려갈 때 마음도 이렇게 힘든 것일까? 많은 등산객들은 이런 아픔을 숨긴 채 걸음을 옮기고 있는데 이렇게 글로 옮기지 않는 한 그 고통들은 곧 기억에서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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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처음 접하고 설악에 올랐을 때 나는 소청봉에서 본 내설악의 모습에 홀딱 반하고 말았다. 특히 지금 하산하고 있는 소청에서 희운각 까지 이르는 등산로에서 마주 보이는 '공룡능선'의 아름다움이란 설악을 오르지 못한 사람들은 그 참 묘미를 알 수가 없다. 이를테면 공룡능선의 모습은 '설악의 참맛'이라고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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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공룡능선이 하산 도중에 더 또렷이 각인되어 산을 오를때 지친 고통들을 곧 아물게 하는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공룡능선은 외설악과 내설악을 남북으로 가르는 설악산의 대표적인 능선으로서,그 생긴 모습이 공룡이 용솟음치는 것처럼 힘차고 장쾌하게 보인다하여 공룡릉恐龍稜이라 불리우고 공룡릉은 보통 마등령에서부터 희운각대피소 앞 무너미고개까지의 능선구간을 가리킨다. 속초시와 인제군의 경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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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을 오른 사람들이 '꿈의 능선'으로 부를 만큼 빼어난 능선으로 초보자들은 쉽게 도전할 코스는 아닌데 공룡능선에서 좌우로 펼쳐지는 설악의 모습들은 그야말로 절경이다. 그러나 그 능선 속으로 등산을 할 경우 숲속에 묻힌 모습이 되어서 공룡의 참 모습을 볼 수 없기도 한데 소청에서 희운각을 내려 가면서 눈앞에 펼쳐지는 공룡능선의 모습은 두고두고 곰 되씹어 봐도 아름다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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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소청에서 하산하는 길에 보이는 절경중에 하나가 공룡능선 끄트머리에 자리잡고 있는 '신선봉'이다. 그 신선봉에 지금도 신선들이 기거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신선이 아닌 다음에야 그 봉우리 근처에도 얼씬 거릴 수 없을 것 같고 신선봉 너머에 절정에 이른 설악의 가을 비경이 숨겨진 천불동계곡이 자리잡고 있는 터여서 하산을 하는 동안에도 맥빠진 다리와 텅빈 가슴은 화려하면서도 수수한 천불동계곡의 가을을 그리워 하고 있는 것이었다.

소청에서 희운각으로 가는 동안 만난
공룡능선의 비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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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다. 하산을 하면서 희운각산장에 가까이 다가가면 멀리 처음 출발한 백담계곡의 모습이 아련한 모습으로 다가 온다. 이 모습은 설악이 우리들에게 1년에 한차례씩 선사하는 비경이기도 한데 설악의 모습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희운각에서 무너미고개에 이르는 호젓한 산길까지 이어진다.
 
무너미고개 정상에서 바라보는 내설악의 모습이란 온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도 시간만 허락한다면 한껏 바라보고 싶은 너무도 아름다운 광경인데 1박을 하지 못하고 하산하는 발걸음은 그 비경들을 아주 잠시 보여 줄 뿐이다. 따라서 비경을 포스팅 해 두고 언제든지 꺼내 먹을 수 있도록 무거운 장비를 챙겨서 이곳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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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설악의 모습들은 주로 유명한 봉우리를 중심으로 엮어져 있지만 설악의 참맛은 또 다른 곳에 숨겨져 있다. 희운각에서 무너미고개로 향하는 동안 등산로 곁에서 볕을 받으며 반짝이고 있는 단풍들과 회색빛 줄기를 반들 거리며 서 있는 나무들을 스치고 지나노라면 스스로가 수채화 속의 주인공이 되는데 이런 아름다운 광경도 뼈속까지 힘들어 하는 고통 때문에 잊혀지기 십상이다.

무너미고개에서 천불동계곡에 이르기 전 까지 깔딱고개 주변을 덮고 있는 숲은 설악산을 등반하는 사람들에게만 보여주는 비경으로 우리는 늘 이 숲 곁에서 목을 축이며 앞으로 걸어야 할 3시간여 동안의 쉼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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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의 정상에 오르는 일은 쉽지 않고 세상의 정상에 등극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설악을 내려오면서 볼 수 있는 비경들이 있는 한 산은 내려오면서 겪는 기쁨 때문에 다시 올라야 하고 정상에서 내려오는 기쁨을 아는자는 다시 오르는 기쁨을 위해서 새로운 배낭을 꾸릴 것이다. 이 글을 쓰는 동안 산이 내게 준 고통은 다 잊고 어느덧 기쁨만 충만해 있다. 내가 산을 오르는 이유는 내려오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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