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HOTO 갤러리/video land

청계산 명물 '원터골 굴다리' 사람들!...


청계산 명물 '원터골 굴다리' 사람들!...

서울에서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한번쯤 찾아 보았을 청계산은
산의 높이나 면적에 비해서 수량이 풍부하고 숲이 우거졌을 뿐만 아니라
망경대 정상에 오르면 서울주변의 모습들을 발아래로 굽어볼 수 있는 참 아름다운 산입니다.

이곳은 주말이면 MT를 나온 학생들이나 직장인들이 등산객들과 어우러져 인산인해를 이루며
한순간 청계산자락 곳곳을 붐비게 만듭니다.

아마도 예전에 지금의 서울인 한양으로 가는 길목인 이곳에서
지금의 양재쪽 '말죽거리'로 들어가기 전에
지방에서 먼길을 와서 숨을 고르며 하루밤을 유숙할 때 모습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청계산으로 가는 입구의 원터골 굴다리가 있는 위치

'원터'란 조선시대 관리나 여행객이 숙식을 해결하던 지금의 여관과 같은 곳인데
그 원院이 있던 자리가 '원터'이며 청계산 골짜기의 한 입구에 자리하여 '원터골'이라 불렸습니다.

원터는 그러니까 서울 양재쪽에서 청계산으로 오를 때 마주치는 등산로의 한부분이지만
당시 전국적으로 설치되어있던 '원'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곳에서 대를 이어 농사를 짓고 살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세월이 흐르고 서울이 점차 현대화되면서 부터 이 원터골 앞으로 경부고속도로(양재)가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경부고속도로 종점인 양재쪽 모습, 예전에는 '말죽거리'로 불리우던 곳이다.

고속도로는 이곳에서 농사를 짓던 농부들의 밭 한가운데를  통과하면서
원터골 원주민들을 고립시켰고 원터골과 양재쪽을 잇는 고속도로밑 '굴다리'를 만든 것인데,

이들이 농사를 짓는 규모는 크지 않아서 마침내 농사를 지어서 살 수 없게 되었고
이곳에 살던 사람들은 대부분 농사를 포기하고 전답을 팔아서 새로운 직업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할 수 있는 일이 '농사'밖에 모르던 일부 농부들은 선조들이 남겨둔 밭을 계속 일구며
원터골을 지키며 있었는데 그분들이 그림속의 '할머니'들 입니다.



이분들은 이른 아침부터 해질녘까지 원지동의 미륵당 곁 원터골 입구 굴다리에서
자신들의 밭에서 따 온 과실들이나 채소들을 내다팔며 하루를 소일하는데,
알고보면 그렇게 해서 번 벌이는 모두 지아비나 자식들이나 손자들에게 나눠주는 작은 벌이에 불과 합니다.

그럼에도 이분들의 표정은 늘 밝았고
몇 남지않은 원주민들이 모여서 교류하는 굴다리가 너무도 마음에 드는 것입니다.

이분들은 원터골 굴다리 아래에서 늘 그렇게 해 오던 습관대로 자신들이 내다파는 물건에 손길 한번 더하며
마치 자식들 먹이는 음식 장만하듯 정성을 다하여 판을 벌리며 아나로그의 맥을 잇고 있었던 것입니다.

머지않은 장래에 이분들의 모습도 볼 수 없을 텐데
그때쯤 원터골 입구 원지동 미륵당 앞 굴다리의 모습들은 원터골의 지명과 같이
전설속에서만 존재하는 우리들 삶의 원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