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 잃은 산비둘기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녀석은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 것일까...?"
비둘기 한 마리가 나뭇가지 위에 앉아 어딘가를 주시하고 있는 풍경은, 지구반대편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 위치한 세로 산 끄리스또발(cerro san cristobal) 공원의 모습이다. 이같은 풍경은 어쩌면 한국의 야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일 수도 있다. 도시의 비둘기와 함께 산비둘기들이 눈에 자주 혹은 쉽게 띄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흔한 비둘기들 중에 유독 이 사진 한 장을 촬영하게 된 데는 이유가 있었다. 녀석은 혼자였기 때문이다. 녀석의 주변에서 꽤 오랫동안 서성거렸지만 녀석의 짝은 나타나지 않았다. 대체로 녀석들은 부부가 짝을 지어 동행하는 데 혼자 몸이었던 것. 녀석의 표정을 보니 짝을 기다리는 듯한 표정이다. 녀석을 사진첩에서 꺼내든 것도 비슷한 사연이 있다.
지난 봄부터 서울 강남의 오래된 아파트의 한 창가에서 두 번에 걸쳐 부화에 성공했던 비둘기 부부 한 쌍이 사흘 전부터 홀로 창가에 서성거리는 것. 비둘기 한 마리가 무슨 연유에서인지 나타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궁금했다. 늘 함께 구구거리며 다니던 비둘기 한 쌍이 언제부터인가 홀몸이 된 것. 녀석은 여전히 짝을 기다리며 기나긴 밤을 홀로 지새고 있었다. 우리도 언제인가 자기의 의사와 의지에 상관없이 동행하던 장소로부터 멀어질 텐데 그때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며 살까...사랑하던 사람과 멀어지면서...!
내가 꿈꾸는 그곳의Photo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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