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ㅋ 걍...콱! 깨물어 보고 싶어...!! )
녀석을 보자마자 든 발칙한 생각이다. 베게 반토막짜리 정도나 될까...조그만 체구에 걸음을 뒤뚱거리며 카메라 앞으로 다가오는 녀석이 사는 곳은 안성벌이다. 안성의 5월은 밀밭의 추수가 한창이었다. 곧 모내기가 시작될 안성벌의 아침은 너무 조용하다. 인기척도 안 들리는 벌판 한쪽에서는 알 수 없는 새소리들이 아침을 깨우고 있는 곳. 어떤 이들은 생물들이 진화를 했다고 하지만 한편에서는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고 했던가.
안성벌에서 만난 동급의 (숨바꼭질 나선)귀여운 녀석들
도시인들의 매마른 가슴속에 생기를 불어넣는 풍경이 널린 곳이지만 오히려 이곳은 사람이 그리운 곳이랄까. 수채화여행을 떠나 안성벌을 돌아보는동안 한 농가에서 하룻강아지를 만나게 됐다. (참 촌스럽게 생긴 녀석...ㅋ)
강아지는 그래야만 했다. 도시에서 잘 꾸미고 호의호식(?)하는 강쥐들은 모를 거다. 녀석들이 늘 마주치는 곳은 회색빛 아파트들이자 네모 반듯하게 생긴 뺀질뺀질한 집...그곳에 사는 엄마 아빠 그리고 누나와 형아들은 녀석들을 장난감 취급하고 있었지. 녀석들은 반려동물이라는 이름으로 인간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거야.
그러나 이곳 안성벌은 그나마 도시로부터 좀 떨어진 곳이자 대자연이 녀석들을 어루만져 주는 곳이잖아. 녀석들의 진정한 삶의 터전인 거야. 그런 녀석들이 도회지에서 나타난 이방인을 보자마자 반가운 건 사실이지. 오래전...마치 6.25전쟁 당시 미군들이 던져주는 사탕이나 초콜렛을 받아먹는 아이들처럼 상기된 표정의 강아지 한 마리...!
상상이 되실런 지 모르겠네. 녀석을 보자마자 그냥 콱 깨물어 보고싶었다니까. 얼마나 귀여운지...ㅋ녀석은 또 이방인의 품에 덥석 안기고 싶었겠지. 그러고 보니까 우린 서로 외로운 처지였던가...!
(ㅋ 오요 오요...^^)녀석은 무릎 아래서 떡~하니 자리잡고 카메라를 올려다 보는거야. 이럴 때 녀석에게 참치나 과자라도 줄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녀석에게 줄 것이라곤 말을 건네거나 머리만 쓰담쓰담...(에궁 귀여운 것!! ㅋ)
녀석의 주변엔 풀꽃들이 흐드러지게 폈다. 아파트속에서 살고있는 도회지 강쥐들이 쉽게 맛 볼 수 없는 놀이터가 녀석의 주변에 널린 것. 녀석은 자연으로부터 위안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는 뭥미...?! )말 잘 듣는 강아지 혹은 집냥이 등 반려동물로부터 위안을 받으며 깔깔대고 살아가는 게 아닌가.
강아지 한 마리를 보자마자 그냥 콱 깨물어 보고 싶었던 생각이 든 건, 그 만큼 가슴 한 구석이 비어있었다는 반증이 아닐까.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언제부터인가 강아지의 위안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있는 참 아이러니한 세상이다.
"아저씨,그러니까 우리 함께 잘 살아가자고요. 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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