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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갤러리/도시락-都市樂

수원화성 팔달문에서 만난 어린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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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문 앞에서 만난 행복한 그라피티
-수원화성 팔달문에서 만난 어린왕자-




"별이 저렇게 아름답게 보이는 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꽃이 하나 있기 때문이야."


오래 전에 읽은 생텍쥐페리(생 텍쥐페리 (프랑스 작가) [Antoine(-Marie-Roger) de Saint-Exupéry])의 소설 <어린왕자>는, 세상을 향한 많은 생각을 간단하게 정리하게 해 준 책이었다. 엄청난 분량의 장편 소설을 단 몇 줄의 시로 함축해 놓은 듯한 책이랄까. 어린왕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람들이 어린왕자처럼 살아가면 세상은 얼마나 행복할까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것. 그러나 어린왕자는 현실과 동떨어진 딴 별에 사는 사람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어린왕자가 2014년 현재 대한민국에 불시착 했다면, 무상급식을 두고 희한한 논리를 펴거나 참사를 방관하는 인간들에게, 그가 여행 중에 만난 별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았을까.




어린왕자가 여행한 별은 모두 일곱군데였다.

첫번째 별에는 권위적이고 높임받기만 원하는 왕이 살고 있었다.
두번째 별에는 자기를 칭찬하는 말 이외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허영장이가 살고 있었다. 
세번째 별에는 술을 마신다는 것이 부끄러워 그걸 잊기 위해 술을 마시는 술꾼이 살고 있었다. 
네번째 별에는 우주의 5억 개의 별이 모두 자기 것이라고 되풀이하며 계수하고 있는 상인이 살고 있었다. 
다섯번째 별에는 1분마다 한 번씩 불을 켜고 끄는 점등인 한 사람이 살고 있었다. 
여섯번째 별에는 자기 별도 여지껏 탐사해보지 못한 지리학자가 살고 있었다. 
일곱번째 별은 지구였다. 어린왕자는 지구별에서 지혜로운 여우 한마리를 만나게 된다.




생텍쥐페리는 방문한 별을 통해 세상의 모습을 관조하고 있었는 데 첫번째 별에서 만난 왕은 끝없이 남에게 군림하려고만 하는 어른을 가르키고 있다. 두번째 별에서는 위선 속에 사는 어른들을 가리켰다. 세번째 별에서는 허무주의에 빠진 어른을 비꼬았으며, 네번째 별에서는 돈 밖에 모르는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어른을, 다섯번째 별에서는 기계 문명에서 인간성을 상실한 현대인처럼 자기 일에 아무런 의미를 찾지 못하는 어른을, 여섯번재 별에서는 이론만 늘어놓은 채 행동이 없는 어른을 꼬집고, 불시착한 일곱번째 별 지구에서 지혜로운 여우 한 마리를 만나게 되는 것. 


생텍쥐페리가 여행 중에 만난 사람들은 주로 '어른들의 문제'를 꼬집어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부터 지식과 경험칙으로 터득한 세상은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투명 크리스탈에, 세상의 더러운 때란 때는 덕지덕지 다 발라놓은 듯한 모습이랄까. 그런 사람들에게 "별이 저렇게 아름답게 보이는 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꽃이 하나 있기 때문이야."라고 말한다면, 어떻게 대답할까?...


"츠암, 순진하긴...!"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순진하지 못하는 걸 자랑스럽게 여기는 건 아닐까. 정치인들이 기껏 배운 게 그들만의 이론인 '다수결의 원칙'이며, 짝퉁 저널리스트들이 깨달은 건 '권력의 맛사지법'이며, 종교인의 해 묵은 '꼬드김'하며, 군인과 경찰들 교육자 혹은 공무원들이 터득한 건 노후를 챙겨줄 '연금'이며, 노동자들이 살아남는 방법은 '노동조합'이며, 경제인들의 오래된 습관은 '횡령'이며, 학생들은 피치못해 '수능'에 올인하며 황금같은 청춘을 다 날려버리는 나라. 국가의 원수는 일찌감치 자리를 비웠는 데 그 자리에서 코스프레를 하는 한 여자와 한 늙은이...등등

그런 나라에서 불시착해 만난 여우 한 마리처럼, 지난 51회 수원화성문화제에서 카메라 전문점을 찾게 됐는 데 수원화성의 남문인 팔달문 앞 골목에서 우연찮게 어린왕자의 명언을 만나게 된 것이다. 오늘날 어른들은 너무 똑똑하고 야비해진 나머지 하늘의 별 따위는 사모(?)하지 않은 지 꽤 오래됐다. 그 대신 돈과 권력맛에 도취된 채 하늘을 우러러 볼 날이 없어진 게 아닐까. 

이 땅에는 필자 포함 어른들과 교육자와 정치인 등 어른들이 수두록 하지만 어린왕자의 명언 한 마디만도 못한 게 현실. 지식을 가르치는 제도는 흔해 빠져도, 행복을 가르치는 사회는 찾아보기 쉽지않다. 어린왕자와 이별을 할 때 여우가 선물이라며 가르쳐 준 한 마디는 오래토록 가슴속에서 발효를 거듭하고 있다.

"아주 간단한 거야. 잘 보려면 마음으로 보아야 해.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거든."


내가 꿈꾸는 그곳의Photo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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