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아마존 정글이나 동남아의 한 정글에 들어선 것 같은 느낌이랄까..."
열대지방도 아니고 열대식물도 없는 서울의 청계산 골짜기의 모습은 먼나라의 열대우림을 쏙 빼 닮았다. 이곳은 옛골에서 망경대 혈읍재 쪽으로 가는 골짜기의 모습. 혈읍재로 직진하지 않고 8부능선에서 매봉 쪽 오솔길을 따라 가던 중 만난 풍경이다. 가파른 깔딱고개에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으며 숲을 바라보는 순간 장관이 연출되고 있었던 것. 마치 딴나라 딴세상에 와 있는 듯한 풍경이었다.
사람들이 주로 등산객들이 많이 애용하는 등산로를 이용하는동안, 숲은 울창해 카메라의 노출을 따로 조정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숲속은 어둑어둑 한 곳이다. 서울 근교의 육산에서 이런 광경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기분좋은 일인지, 산행을 하는 사람만 느낄 수 있는 작은 행복이다.
주로 칡넝쿨이나 다래덩굴이 뒤엉킨 이 골짜기 외 청계산 곳곳은 원시밀림이 남아있는 듯한 착각을 할 정도로 숲이 잘 조성된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연중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서울근교에 이런 울창한 숲을 가진 곳이 없었다면 사람들의 가슴은 얼마나 황량할까.
가파른 산길에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는동안 펼쳐지는
이런 풍경들 때문에 사람들은 산을 찾게되고,
물아일체의 경지를 맛보게 되는 건 아닐까.
곧 이 골짜기에 가을이 깃들고,
숲이 가을옷으로 다 갈아 입으면
지난 시절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깊은 엑스터시에 빠져들 것.
물아일체(物我一體), 물심일여(物心一如)...!
대자연과 하나가 되는 기쁨 넘치는 산행에
보기힘든 밀림이 우리를 반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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