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ㅋ 녀석의 대략 난감한 표정...
숨바꼭질 하다 들켰냥?..."
녀석은 서울 중구 황학동과 신당동에 거점을 확보한 시장냥이다. 신당동 중앙시장에 볼 일을 보러 갔다가 우연히 만난 시장냥. 녀석과 마주치자마자 괜한 숨바꼭질 놀이가 시작됐다. 전혀 의도한 건 아니지만 녀석은 내가 이동할 때마다 이곳 저곳에서 불쑥 나타나곤 했다. 한 인간의 의식에 재미를 불어넣은 고마운 녀석. 그래서 가던 길을 멈추고 녀석과 숨바꼭질을 시작하게 됐다. 인간과 고양이의 숨바꼭질 한 판 대결...시작은 황당했으나 나중은 심히 키득거린 시추에이션...이랬다.
녀석과 맨처음 조우한 장면은 이랬다.
인간의 생각: 녀석은 왜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것일까?
냥이의 생각: 저 인간은 왜 이상한 물건(카메라)으로 나를 겨냥하고 있을까?
인간의 생각과 냥이의 생각은 서로 달랐지만, 분명한 건 황량한 도시에서 처음 마주친 두 동물이 너무 낮선 것.
냥이는 한 이방인의 정체가 밝혀져야 비로소 마음을 놓을 수 있었던 것일까.
시장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지만, 이상한 물체(카메라)를 든 인간은 보기드문 장면이었는 지...
녀석은 나를 무척이나 경계하며 걸음을 옮길 때마다 어디선가 불쑥 나타나곤 했다.
불쑥!...
(흠...당신 누구야. 여긴 왜 왔어?...!)
시장냥의 지나친 호기심이 한 인간을 자극했다.
녀석의 동선을 대략 파악하고 슬슬 숨바꼭질 놀이에 돌입한 것.
저만치 가는 척 하다가 다시 녀석이 나타날 공간을 예상하고 뷰파인더를 들여다 보니,
약속이나 한 듯 녀석이 나타났다.
"오잉?..ㅜ"
녀석은 은밀하게 움직였는 지 모르겠다만,
카메라가 기다리고 있는 장소에 정확히 나타나
황당한 포즈를 취해준 꼴...ㅋ
녀석의 표정을 보니 심각했다.
안면 근육이 모두 한 데 모인 대략 난감한 표정!...
그리고 또다른 공간에 얼굴을 슬며시 내민 녀석...!
"숨바꼭질 하다
들켰냥?...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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