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바둑이의 속셈
-밥이 넘어가냐?-
"흠...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만...
밥이 넘어가냐?...ㅜ"
바둑이는 절대...절대로 인간의 도시락을 탐하지 않았다. 그저 바다를 응시하며 바닷바람에 실려오는 온갖 해산물의 냄새에 심취할 뿐이었다. 그런데...그런데 자꾸만 한 인간의 햄버거 도시락이 눈에 거슬린다. 한 입 달랠 수도 없는 작은 빵 조각...그래도 한 입만...딱 한 입만...소스 만이라도 핥아보고 싶다. 그녀도 신경 쓰이기는 마찬가지.
"녀석들은
왜 여기서 얼쩡거리지?..."
"끙...
참자꾸나...참자...
이런 개같은 일이
한 두 번 일어난 일인가..."
칠레의 북부 파타고니아 로스 라고스 주(州)의 수도 뿌에르또 몬뜨는 거리의 개 혹은 떠돌이개의 천국. 녀석들을 나무라는 칠레노들은 없다. 그저 그들은 그들의 삶을, 인간들은 인간들의 삶을 살 뿐이었다. 그러나 가끔씩 인간들 곁에서 개개대면 콩고물(?)이 생기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고 있었다. 도시인들이 문화생활로 진화하면 녀석들의 진화도 당연한 것인 지...뿌에르또 몬뜨 항구에 밀물이 들었지만 녀석들의 속은 썰렁한 모양이다. 그러나 겉으로 보기엔 낭만 바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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