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스트가 전한 사회적 메세지

 www.tsori.net

세월호 참사가 남긴 사회적 트라우마

-영화 포스트가 전한 사회적 메세지-

"무엇이 우리를 

 그토록 짓누르고 있는 것일까?..."

지난 주말, 이틀동안 자주 다니던 청계산을 다녀오면서 산행중에 엿듣게 된 말이 있었다. 작은 오솔길을 따라 걷게 되면 일행이 아니라도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게 되는 데, 뒤따라 오던 한 일행이 한 말이 참 씁쓸하게 만들었다. 차마 웃을 수 없는 가십거리. 요즘 유행병처럼 번진 권력의 조롱담이었던 것. 이랬다.

"ㅋ 대한민국 검찰의 필수품이 먼(뭔)지 아나?..."

"먼데?..."

"ㅋ 그것도 모르나...베이비로숀 말이다. 베이비..."

"ㅋ 아 난 또 무슨 말인가 했네. 그럼 바뀐애는 떡통년...하하"

대한민국 어디를 가나 세월호 참사가 남긴 심각한 후유증을 조롱담으로 극복하고 있는 장면이랄까. 대한민국 검찰의 별명은 '떡검'이었는 데 '베이비로숀'으로 바뀌게 됐다.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소속 박근혜의 수 많은 별명 중에서 잊힐래야 잊힐 리 없는 '7시간'은 향후 세월호 참사 원인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작용을 하게 될 것 같기도 하다. 아직 소문만 무성했지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밝혀진 게 없는 세월호 참사의 원인은, 박근혜가 벌리기만 했지 무엇 하나 제대로 마무리 한 게 없었던 것. 

문제는 7시간동안 한 여자가 남긴 찝찝한 의혹이 아니라, 띨띨한 한 여자 때문에 치루어야 하는 사회적 피로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열기만 하면 눈에 띄는 세월호 참사 후유증은 '유민아빠의 단식'으로 이어지고 있고, 정치권은 이미 한물간 어물전 생선 보다 더 썩어자빠진 모습. 사람들이 한가닥 희망을 걸고 기댈 언덕이 사라진 것이다. 그런 가운데 마실출사에서 만난 한 카피는 신선한 기분을 들게 만들었다.

"함께 있을 때,

우리는 아무것도 두려울 게 없었다!..."

우리가 다 아는 영화 '친구'의 카피다. 장동건과 유오성이 주연한 이 영화는 곽경택 감독이 2001년에 개봉한 작품. 영화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괴물 등의 영화가 개봉되기 전까지 역대 한국 관객 최고 흥행기록을 세웠으므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최소한 타이틀 정도는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유명했다. 곽 감독이 부산 지역의 유명 조직폭력단체 칠성파의 행동대장과, 1993년에 칠성파 조직원에게 살해된 20세기파의 정한철 등 학창시절 때 경험한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진 자서전적 영화였다. 

마실출사를 통해 한 영화를 추억하게 된 건 요즘 대한민국이 처한 세월호 정국과 무관하지 않았던 것. 비폭력으로 진행되고 있는 유민 아빠의 단식 투쟁을 통해, 소시민들이 최소한 마음만으로도 똘똘 뭉쳐야 더럽고 추잡한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산으로 가나 동네 어디를 가나 늘 따라 다니는 세월호 참사 후유증은 한 영화가 남긴 추억 보다 더 진하게 가슴 속에서 요동치고 있다. 

Boramirang

내가 꿈꾸는 그곳의Phot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