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같은 꿈을 꾸겠지?..."
아니면 동상이몽일까. 풀꽃이 흐드러지게 핀 이곳은 북부 빠따고니아의 뿌에르또 몬뜨항(港) 입구의 작은 공원이다. 뒤로 커다란 닻이 세워진 너머로 가면 (부산의)자갈치 시장을 닮은 '앙헬로 어시장'으로 가는 길. 파타고니아 투어 중 칠레의 뿌에르또 몬뜨(Puerto Montt)에서 꽤 오랫동안 머물면서 견공과 인간의 닮은 습성 하나가 발견됐다.
칠레의 도시나 시골 어느곳을 가나 그곳은 '떠돌이개'로 불리는 견공들이 사람들과 함께 잘 살아가고 있었다. 녀석들은 사람들을 잘 따르는 데 어떤 녀석들은 떠돌이개 신분으로 주인을 섬기고 있을 정도다. 주인들이 끼니 때마다 고깃덩어리를 챙겨주는 것. 그들은 도시의 한 상점을 지키는(?) 대가를 톡톡히 누리고 있었다. 그런 녀석들이 대접을 받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시민들은 권력에 대항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데 칠레도 예외는 아니어서 독재자 피노체트 집권 이후 대도시를 중심으로 시위가 자주 일어나곤 했다. 그때마다 시위대 맨 앞에는 떠돌이개 혹은 거리의 개들이 나선다. 자기들을 좋아하는 시민들을 탄압하는 게 경찰로 여기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이들 견공들이 싫어하는 사람은 경찰이나 경찰차 등 경찰의 무늬만 새겨져도 달려들 정도다.
이런 이유 때문에 경찰 혹은 경찰 사이드카맨이 제일 싫어하는 게 떠돌이개인 것. 그런 녀석들이 어느날 뿌에르또 몬뜨 항 곁으로 몰려와 낮잠을 즐기는 것. 깜둥이 한 마리가 풀꽃 냄새를 맡으며 장자의 호접지몽을 꾸는(?) 듯한 풍경인 데 그 너머로 노숙자 한 사람이 깊은 잠에 빠져든 풍경이 묘하게 겹친 것이다. 낮잠 즐기는 깜둥이와 노숙자.그들은 무슨 꿈을 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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