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들은
아무도 안 볼 때
잎을 내놓는 것일까?..."
우연한 일이었다. 평소 거들떠 보지도 않던 한 식물의 이파리 때문에 일주일간 잎이 피는 과정을 카메라에 담아본 것이다. 그 주인공은 우리가 즐겨먹는 토란의 잎이었다. 7월들어 토란의 커다란 잎사귀는 연닢처럼 커다랗에 펼쳐지며 장관을 이루는 데 희한하게도 토란은 꽃이 보이지 않는다. 넓다란 이파리로 볕을 쬐며 토란을 살찌우는 것. 그런데 어느날 토란 옆에 피기 시작한 원추리가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황색과 녹색의 보색대비가 눈에 띈 것.
지난 9일 녀석을 처음 만났을 때 모습이다. 사진의 오른쪽에 있는 녀석이 관찰 대상이었다. 사진 속에 카메라 슈팅기록을 참조해 주시기 바란다. 촬영일시 등이 기록되어 있다.
이후부터 조석으로 찾아가 본 녀석은 매우 더디게 새 잎을 내밀고 있었다.
토란잎은 북쪽을 바라보고 있었는 데 그곳은 자동차가 무시로 드나드는 주차장. 오후의 볕이 기다란 토란잎을 조금씩 펼치고 있는 모습. 녀석은 매우 조심스러웠다.
7월 어느날, 지구별 한 모퉁이에서 녀석의 삶이 시작된 이후 경이로운 장면이 연속으로 펼쳐지고 있었다.
세상을 향한 녀석의 도전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녀석의 곁에서 원추리가 이웃이 되어주고 있었다.
누가누가 잘하나...
원추리와 토란 잎이 나란히 자라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대자연이 연출한 볼수록 신기한 모습들...
녀석의 곁에서 자라고 있는 또다른 토란잎 두 장은 이런 모습.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잠시 한 눈을 판 사이에 벌어진 광경...그 사이 이파리를 펼쳤다.
녀석은 하늘을 향해 위성DMB같은 장치를 펼치며 무수한 신호를 수신할 자세를 갖추기 시작한 것. 원추리도 함께 꽃입을 내놓았다.
별 것 아닌 것 같이 지나친 식물의 이파리...
어느날 땅 속을 박차고 나온 토란대(잎)의 성장 과정을 보니 기적같은 모습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늘 지나치던 평범한 풍경...
토란 이파리에 기댄 원추리는 또 어떻고...
이런 걸 기적이라 말하지 않으면 어떤 게 기적일까...
우리 곁의 이웃은 그저 된 게 하나도 없다.
토란 이파리 곁에 원추리가 없었다면 또 얼마나 무료할까...
그리고 오늘(15일) 아침...
녀석은 비밀이 빼곡히 기록된 두루마리 한 장을 펼치듯 우주의 비밀 전부를 드러내 놓고 있었다. 인간은 이걸 식품으로 애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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