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더기된 서울시청앞 '잔디광장' 대책없나?
어제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서 시청앞을 지나다가 시청앞 광장의 잔디밭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서울환경영화제 행사준비가 한창이었고 사람들이 곳곳에 둘러 앉아있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이곳 광장에 사람들이 앉을만한 장소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시청앞에 조상되어 있던 잔디가 대부분 말라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었고
군데군데 누더기 처럼 '짜집기'를 해 놓아서 여간 흉물이 아니었습니다.
그림과 같습니다.
이곳은 사람들이 별로 짓밟지 않은 곳인지 잔디들이 겨우 살아있었습니다.
이곳입니다.
이곳은 잔디가 대부분 말라죽고 있었습니다.
맨땅을 드러낸 곳에서는 앉을수도 없습니다.
잔디보호를 위한(?) '인조깔개'는 잔디가 숨도 못쉬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입니다.
겨우 잔디가 있는 곳에도 자리를 깔고 앉아 있습니다.
광장 한켠에서는 짜집기한 잔디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광장 곳곳이 이런 모습입니다.
이곳은 새로운 잔디를 이식하기 위해서 죽은 잔디를 잘라냈습니다.
곧 잔디가 이식될 예정인 것 같습니다.
이곳은 이식된 잔디가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잔디가 죽어가고 있으니 사람들이 잔디를 잘 관리해야 되지 않겠나? 하는 게 아닙니다.
물론 잔디를 심어놨으니 잘 관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수많은 집회와 행사가 거듭되는 이 광장에서는 잔디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닙니다.
제가 잔디라도 숨도 못쉬고 죽거나 짓밟혀 살아갈 수 없을 것입니다.
누가 언제 어떤 목적으로 이곳에 잔디광장을 조성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으나
허구한날 잔디를 뗏다 붙였다를 반복하고 있는 시정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우선은 잔디를 깔아 놓아서 보기에는 좋을지 모르나 불필요한 예산을 낭비하는 현장이고
잔디광장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한 이곳에 잔디를 꼭 깔아야 했는가 하는 사실입니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의 '광장' 개념은
서양에서 주로 많이 사용하는 광장(square, plaza, piazza, place )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광장의 사전적 의미는 '많은 사람들이 휴식하거나 집회를 가지거나
기타 공공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주로 도시나 큰 건물 주위에 넓고 평평하게 만들어 놓은 장소'라고 일컫고 있지만,
시청앞 광장을 두고 휴식을 취할만한 공간이라 볼 수 없고 집회나 공공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장소라고 한다면
집회나 각종행사가 년중 치루어지는 이곳은 잔디를 깔아 놓을만한 곳이 못되 보입니다.
잔디의 생육조건이나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잔디밭 조성이
오히려 일반인의 접근을 통제하기 위한 장치(?)로 보여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 여겨집니다.
잦은 집회로 잔디관리가 힘든다면 차라리 이 광장에 '인조잔디'를 깔아 놓는 게 훨씬 나아 보입니다.
서양에 있는 대부분의 '광장'은 포장이 되어있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그들은 주로 아스팔트나 돌과 같은 재료를 사용하여 광장바닥을 포장해 두었지만
우리는 우리정서에 맞는 흙으로 된 '맨땅'이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겉만 뻔지르하게 잔디광장이라 하지만 자세히 보지 않아도 '누더기광장'입니다.
대한민국 수도서울 한복판에 있는 누더기 광장...무슨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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