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만큼 컷어요!

 우리 이만큼 컷어요!

정말 '병아리'였던 우리가!...

그동안 주인이 '장롱'속에서 우리를 키웠죠.

AI인가? 뭔가? 하는 거 때문에...
 우리를 살릴려고 주인은 밤낮없이 우리들을 장롱속에 가두어 두었답니다.
 'AI' 무서워 장롱속에 피신한 병아리 너무 가여워!
요즘 미국산 광우병쇠고기 수입 때문에 잠시 잊혀졌지만
우리가 사는 춘천 윗샘밭에서 가까운 오탄리에서 우리형제들이 살처분 되었데요. ㅠ

그런데 우린 이렇게 살아있어요.
장롱하고 주인 때문이죠.

어차피 우리들은 인간들 먹이로 죽어 갈 운명이지만
그래도 다 클 때 가지는 죽지 말아야죠.ㅜ

우리를 품어주신 엄마닭에게 너무 감사해요.
엄마는 가슴살이 다 헤지도록 우리 형제들을 품어 주었답니다.
우리들이 닭알로 있을 때 계속해서 품고 있으면 뜨거운 열 때문에 엄마깃털이 다 빠지기 때문이죠.ㅜ

그리고 우리는 엄마하고 다른 '곱슬자보'하고 '오골계'인데
토종닭인 엄마가 우리를 세상의 빛을 보게 했어요.

엄마는 혹시라도 우리가 알에서 깨어나지 못할까봐
 주인이 엄마 가슴을 들추어도 부리로 쫒곤 했답니다.

우리들을 너무도 사랑한 엄마가 애지중지 우리를 키웠는데
조류인플루엔자라는 나쁜넘 때문에 볕좋은 밭에서 엄마와 나들이도 하지 못한채 장롱속에 갇혀 있습니다.

AI!...너무 미워요! ㅜ

정말 '병아리'였던 우리가!...
 이만큼 컷어요!

이제 장롱속이 좁아 졌는데 여전히 우리는 장롱속에서 살아야 되요.ㅜ
조류인플루엔자가 춘천을 떠나거나 모두 죽어야 우리들이 농장의 밭이나 들로 나갈 수 있답니다.

우리들도 그렇지만 우리를 닭갈비로 만들어서 살고 있는 춘천의 닭갈비집은
요즘 조류인플루엔자 대문에 말이 아니드래요.

가뜩에나 경제 사정이 나쁜데 정부도 그렇고 대통령도 그렇고 우리 농촌에 희망을 주지 못하는데
그래도 우리 생명을 낳아준 엄마나 주인에게 너무 감사해요.ㅜ

그런데 왜 눈물이 나는거죠?...ㅠㅠ

언제까지 우리를 가두어 놓느냐구요!
방역을 하려면 제대로 해서 AI인가 그놈만 잡던지 멀정한 우리 친구들은 왜 잡는데요?ㅜ
농촌에서 한번 살아 볼려고 발버둥치는 우리 농민들이 불쌍하지도 않느냐구요?!

우리 친구 한우도 그래요.
미친손가 광우병쇠고긴가 들여 오겠다는데 반대하니까 축산농가를 보호하겠다며
우리 병사들에게는 한우만 먹이겠다는데 병사들만 한우 먹을 입장입니까? 시방!!

중고등학교 심지어 유치원에서 실컷 광우병쇠고기 먹다가 군대가서 한우라구요?

이명박정부 나리님들!
글쎄,...우리 빨리 어떻게 좀 해 줘요!
착한 농민들 자유무역협정해서 가두어 놓고 우리도 장롱속에 가두어 놓고...ㅜ

뭐 하자는 겁니까?...

조류인플루엔자라도 빨리 잡아들이든지... 말예요!!

엄마가 보름전에 낳은 우리 동생들도 장롱속에 갇혀 있잖아요.
제들이 무슨죄가 있답니까?  엄마도요! ㅜ

 ...

어제 춘천 윗샘밭의 샘밭사두농장(농장주 허태풍 016-361-9834)으로 부터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제가 궁금해 한 병아리들과 닭들의 안부를 메일로 전해 왔습니다.

메일속의 그림들은 위와 같이 장롱속에 살던 병아리들이 중닭의 면모를 갖추어 가고 있었고
까맣고 앙증맞은 오골계가 보름전에 새로 부화되어 어미와 함께 장롱속에 갇혀 있었습니다.

요즘 광우병쇠고기 수입문제 때문에 온나라가 생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이슈밖으로 밀려난 'AI'에 관한 정부의 방역체계가 매우 궁금해 집니다.

지난주에 발생한 춘천지역의 조류인플루엔자는 현재까지는 확산 소식이 없지만
전염병에 대한 에방조치가 살처분 밖에 없음을 한탄하는 농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지금 조류인플루엔자가 어디쯤 와 있는지 닭들이 죽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인가요?
그럼 우리 주인과 같은 사람들은 요?...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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