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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나와 우리덜

박근혜어록,자기야 함익병 수준 설정이 부른 화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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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이 부른 정체성 아무도 못말려
-박근혜어록,자기야 함익병 수준 설정이 부른 화근-


  

우리가 잃어버린 짝은 어디에 있을까...


얼마전 인터넷을 떠들썩 하게 만들었던 SBS의 인기 프로그램 '짝'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나 몇몇 프로그램 외 TV를 잘 시청하지 않는 필자도 가끔 흥미롭게 본 프로그램이 짝이었다. 출연자들의 면면을 보면 어디 하나 부족해 보일 게 없는 선남선녀들이 짝을 찾아나서 벌이는 리얼한 모습은, 매일 마주치는 얼굴들과 달리 신선한 모습을 남겼다. 특히 짝을 찾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해프닝 등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대체로 그들의 표정은 둘로 나뉘어진다. 행복한 짝과 불행한 짝이다. 특히 불행을 겪는 남자X호 내지 여자 X호의 표정을 보면, 행복한 표정의 짝들이 겪는 과정과 달리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이를 테면 '잘난 척' 하더니 결국 '퇴짜'를 맞은 것 같은 같은 느낌이랄까. 아내와 둘이서 그 모습을 보면서 측은해 하며 그녀 혹은 그를 동정하기도 했다. 만약 내가 당사자의 형편이 되면 얼마나 큰 스트레스를 받겠는가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것이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이 작가의 의도에 따라 연출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장점이자 맹점이었다. 빛과 어둠처럼 행복과 불행의 대비를 통해 흥미를 끌어내고 있었던 시나리오에 따라 당사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한 출연자의 자살을 끝으로 폐지되고 말았다. 자살원인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것이다. 특정인의 자살 동기를 부추긴 쪽이 어딘지 가려보고 싶은 것일까.

행복을 찾아 떠난 여행에서 불행으로 막을 내린 비극적 프로그램 곁에는, 비슷한 설정으로 만든 프로그램을 통해 행운을 거머쥔 사람도 있었다. 이틀이면 멀다하고 인터넷의 이슈에 등장하는 
SBS의 또 다른 프로그램 <자기야-백년손님>이 그랬다. 어느날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SBS가 리얼리티에 재미를 붙였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시청률을 먹고 사는 방송이 시청자를 TV 앞에 붙들어 두는 건 매우 중요할 것.

이 프로그램도 출연자 두 사람을 교묘하게 배치(설정)했다. 조금은 '어리숙'해 보이는 한 사위와 닳고 닳아 '뺀질뺀질'해 보이는 두 사위가 처가댁에서 벌이는 해프닝들이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전자의 설정에 흥미를 두게 됐다. 그를 통해 '나의 행복(?)'을 재확인 해 보는 것. 적지않은 시청자들이 느려터지고 주변머리 없는 그를 통해 '저런 사위도 있구나' 하며 위안을 갖게 될 것 같았다.

그리고 후자의 경우(그의 이름이 '함익병'이라는 걸 이번에 알게 됐다)에는 인내심이 필요했다. 함익병의 장모 모습 때문이었다. 장모가 함익병이라는 피부병에 걸린 게 아니었다. 젊은 시절 보톡스 주사를 잘 못 맞아 얼굴이 흉측하게 변해버린 함익병의 장모 모습을 보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느려터진 사위 보다 장모에게 착 달라붙어 곰살맞게 구는 사위를 더 좋아했는 지 함익병을 '국민사위'로 불렀다. 작가의 설정에 따라 그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치솟고, 피부병 의사인 그는 마침내 연예인 대접을 받으며 '함익병 신드롬'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덕분에 그는 '
SBS 연예대상 버라이어티부문 신인상'을 수상하기에 이르렀다. 그의 프로필을 살펴보니 연세대 의대 학사 출신의 평범한 피부과 의사였는 데 그를 연예인으로 만든 건 SBS였다. 피부과 의사 함익병을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텔런트로 등극시키며 영웅으로 만든 것이다. 그러나 세상의 이치는 낮과 밤이 교차하는 것. 그의 인기는 피부과 보다 더 높았던지 자기 주제를 파악하지 못했다. 그는 정치적 발언을 통해 자기야-백년손님 프로그램이 짝 다음에 폐지될 수순을 밟고 있었다고나 할까. 




이틀 전 함익병의 발언은 국민사위를 무색케 할 정도로 국민정서와 다른 자살골을 닮았다. 그는 독재를 미화하거나 찬양하는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그는 월간조선 3월호 인터뷰를 통해 철학자 플라톤을 들먹이며 '독재'를 두둔하고 나섰다. 한 술 더 떠 '더 잘 살 수만 있다면 왕정도 상관없다'고 본다며 유신독재 체재를 옹호하고 있었다. 아울러 최근 통합신당의 안철수 의원을 향해서도 독설을 서슴치 않았다. 그는 피부과 의사가 아니라 어느덧 정치인으로 착각하고 있었던지. 
 

그는 결국 이 발언을 통해 시청자들 내지 국민들로부터 돌팔매질을 불러들였다. 국민 사위가 아니라 국민 사기꾼 쯤으로 여겨지게 만든 것이다. 그를 무너뜨린 건
SBS 연예대상 버라이어티부문 신인상이자 방송 작가의 설정이 부른 비극이었다. 남들은 열심히 독재타도를 외칠 때 범생이 모습으로 요리조리 뺀질뺀질 피해다니며 자기만의 몸보신을 생각한 매우 이기적인 모습이 드러나고 만 것이다.

그는 사람들을 아름답게 가꾸는 피부과를 공부했는지 모르겠지만, 결국 숨기지 못한 그의 영혼에 찌든 피부병 때문에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그는 자기의 삶을 살지 못하고 방송작가가 설정해 둔 시나리오에 따라 살고 있었던 것. 느려터진 사위는 토끼와 거북의 우화와 닮은 셈이다. 그렇다면 장황하게 늘어놓은 한 TV프로그램에서 박근혜는 왜 등장했을까.

요 며칠사이 대한민국은 하루가 다르게 이슈를 솟아내고 있다. 통합신당이 출범 후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는 것. 그 가운데 눈에 띄는 게 국정원에 의한 증거조작 사건의 실체다. 국정원과 검찰 등이 커넥션을 이루어 서울시장을 음해할 목적 등 다목적 포석으로 간첩을 만들어 내고 있었던 것으로 여겨지는 사건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 것.

이같은 배경에는 지난 대선의 댓글사건 후유증이 그대로 남아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나라의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 게 아니라 댓글로부터 나온 것으로 여긴 국민들이,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여기지 않고 '댓통령'이라는 대명사를 사용해 대통령 코스프레쯤으로 여기고 있는 것.
이런 사정 등으로 말미암아 취임 1주년을 넘긴 지금까지 정부의 존재는 함익병의 존재 만큼도 안 될 정도라고나 할까.

함익병이 국민사위로 인기절정에 오르는동안 박근혜는 사람들로부터 그저 '바뀐애'정도로 인식되고 있었다. 누가 봐도 심각한 일이었다. 이를테면 현금수송차 털이범처럼 권력을 훔치는 데는 성공했지만, 권력의 쓰임새를 찾지못한 경우에 해당하는 게 청와대의 고민이었던지. 박근혜의 어법이 국정원 이슈와 함게 마침내 조중동으로부터 원성을 낳은 것이다. 오늘 아침 <중앙일보> 인터넷판<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newsview?newsid=20140312000904998>에는 박근혜의 어법을 문제삼는 기사가 실려 누리꾼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기사 속에서 그녀의 어법은 "암덩어리" 혹은 "쳐부술 원수" 등으로 표현됐는 데 누리꾼들은 이런 표현의 박근혜를 일러 '천박함의 극치' 정도로 표현하고 있었다. 북한에서 사용할만한 용어를 대한민국 청와대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것. 그 가운데는 "진돗개는 한 번 물면 안 놓는다. 진돗개 정신으로 일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그러자 누리꾼들은 "진돗개 정신으로 일을하니 나라가 개판이지"라며 응수했다. 그러나 이런 표현은 덕담 수준이지 관련 기사의 댓글민심은 흉흉했다. 이같은 문제의 배경에는 함익병 같은 전염성 짙은 설정때문이 아닐까.

전임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새누리당이 저지른 과오 내지 만행을 숨기기 위해 전혀 능력 밖의 댓통령 하나를 세워놓고 <짝>이나 <백년손님-자기야>처럼 연출해 보려니 무리가 따른 것으로 풀이되는 것. 누군가 원고를 쓰고 연출하지 않았다면 이런 불상사가 나올리 없다는 게 누리꾼들의 주장이었으며, 작가는 유신독재 시절을 학습하게 만드는 김기춘 비서실장을 주목하고 있었다. 착각이 부른 비뚤어진 정체성 하나를 더 발견한 셈이다.

우리곁을 떠난 리얼리티 프로그램처럼 국정원에 의한 댓글사건 후유증은, 억지로 맺은 짝을 점점 더 멀어지게 만들고 있는 불행한 풍경이다. 오죽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 꼬투리마다 트집을 잡아 '지랄염병'을 떨던 조중동까지 못살겠다고 아우성칠까. 시방 우리사회는 함익병과 암덩어리로 변한 국정원 때문에 '쳐부술 원수'가 도드라진 것. 그래서 "
암 덩어리 맞다. 쳐부술 원수 맞다. 가짜가 진짜인척 하는 것도 암이고 쳐부숴야 한다."며 한 누리꾼이 주장하고 나선 것도 참 낮뜨거운 일이다. 새누리당과 국정원의 설정이 불러온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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