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엘로行 버스를 기다리며
-지루함 덜어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참 곱기도 하지...춤추는 요정들 같아. 앙증맞은 것들...
빠따고니아 북부에서 중남부 전역에서 눈에 띈 이 꽃의 이름은 마젤란 후크시아(Fuchsia magellanica).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란다. 마젤란 후크시아는 바늘꽃과에 속하는 후크시아속의 110여개나 되는 종중의 하나로, 키가 3m 정도 되는 관목이며,페루남부로부터 아르헨티나 및 칠레의 마젤란해협까지 분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빠다고니아 투어 중에 자주 만났던 녀석은 그림자처럼 우리를 따라다녔다. 조금 전 뿌엘체 선착장 근처에서 만난 녀석은 버스가 정차하는 도로변에서 만발하고 있었다. 아침부터 서둘러 오르노삐렌을 나섰지만 오후 4시가 넘도록 버스를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이 흐르고 있었는 데 건기가 시작되는 북부 빠따고니아에는 땡볕이 내려쬐고 있었다. 얼마나 눈부신지 마치 한여름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뿌엘로행 버스는 언제 도착하는 것일까...
빠다고니아 투어 중에 자주 만났던 녀석은 그림자처럼 우리를 따라다녔다. 조금 전 뿌엘체 선착장 근처에서 만난 녀석은 버스가 정차하는 도로변에서 만발하고 있었다. 아침부터 서둘러 오르노삐렌을 나섰지만 오후 4시가 넘도록 버스를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이 흐르고 있었는 데 건기가 시작되는 북부 빠따고니아에는 땡볕이 내려쬐고 있었다. 얼마나 눈부신지 마치 한여름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뿌엘로행 버스는 언제 도착하는 것일까...
선착장 주변의 소소한 풍경들
어디 갈 만한 곳도 없었다. 그저 버스를 기다리는동안 선착장 주변을 어슬렁 거리는 일 외 할 일이 없는 것. 무료하고 지루함이 땡볕에 묻어 인내심은 점점 더 초조함으로 바뀌고 있었다. 선착장 주변을 배회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터득(?)한 게 소소한 풍경을 담아 두는 것. 지금 생각해 봐도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원시림 사이로 먼지가 뽀얗게 날리는 저곳은 오르노삐렌으로 가는 길이며 우리가 여러번 지나쳤던 비포장 도로이자 칠레의 7번 국도 까르레떼라 오스뜨랄로 이름 붙여진 도로다. 뿌엘로를 다녀오면 다시 저 길을 통해 남부 빠따고니아로 떠날 예정이었다. 과거의 시간을 붙들어 두고 다시금 펼쳐보니 아직도 선착장 주변을 배회하는 느낌이 생생하게 든다.
원시림 사이로 먼지가 뽀얗게 날리는 저곳은 오르노삐렌으로 가는 길이며 우리가 여러번 지나쳤던 비포장 도로이자 칠레의 7번 국도 까르레떼라 오스뜨랄로 이름 붙여진 도로다. 뿌엘로를 다녀오면 다시 저 길을 통해 남부 빠따고니아로 떠날 예정이었다. 과거의 시간을 붙들어 두고 다시금 펼쳐보니 아직도 선착장 주변을 배회하는 느낌이 생생하게 든다.
선착장 앞 버스 정류장에서 바라본 썰물 때의 갯가 풍경. 언제다시 바닷물이 다시 차 오를지 모를 풍경 속의 보트 한 척에서 우리를 닮은 기다림이 느껴진다. 갯벌 대신 푸른 잔디같은 수생식물이 이채롭다. 짠물에서도 살아남은 질긴 생명들의 모습이 궁금해 지기도...
우리와 함께 빠따고니아 끝까지 동행하게 될 짐 보따리도 지루한 듯 옹기종기 모여 지루함을 달래는 듯 하다. 보트 한 척과 보따리와 우리...배낭과 서브배낭 사이의 작은 가방은 여권과 현금과 자주 사용하는 카메라 렌즈가 담긴 생명같은 보따리여서 거의 몸에 부착하고 다녔지만 지금은 다르다. 기다림에 지쳐 카메라만 빼고 무장해제된 풍경. 그리고 노란색 작은 쇼핑백 속에는 이동식(도시락)과 생수와 자주 사용하는 가벼운 휴대품이 들어있다. 주로 아내가 들고 다녔다. 그리고 메인 배낭과 서브배낭과 보조가방은 주로 필자의 몫이었다. (아직도 짐무게가 어께에 느껴질 정도...ㅜ)
어쩌면 여행을 통해서 그런 무게를 느끼지 못했다면 기억에 오래토록 남지도 못했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 보다 편안한 투어를 마다하고 자청하고 나선 배낭여행이 무리한 것도 사실이지만, 뿌에르또 몬뜨에서 시작되는 7번국도를 따라 남부 빠따고니아 끝까지 가려면 그만한 고생의 대가가 기다리기도 한다. 미리 언급하지만 그곳은 우리가 봐 왔던 세상과 전혀 다른 대자연이 펼쳐진 곳. 우리는 아직 북부 빠따고니아에 머물며 워밍업을 하고 있다고나 할까. 이때만 해도 다가올 미지의 세계에서 일어난 이벤트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 길을 달려온 자동차 한 대의 몰골...(ㅋ 웃음부터 먼저 나왔다.) 남의 불행을 앞에 두고 속으로 키득 거리는동안 그래도 우리 형편은 나아보였다. 우리는 지루할 망정 아직 퍼질러 주저앉지는 않았던 것. 그리고 즈윽이 걱정되기도 했다. 이곳은 우리처럼 전화 한 통으로 에니콜 서비스가 될 수 없는 곳. 이런 몰골로 덜커덕 거리며 탱크처럼 나아가야 할 것. 이 자동차는 뿌엘체 선착장에서 훼리호를 타고 다시 '라 아레나 선착장(Caleta La arena)'에 도착해야 겨우 수리를 받을 수 있을 것. 운전자의 근심어린 표정이 눈에 선하다.
뒤로 보이는 견인차도 소용없는 듯 스페어 타이어도 없었나 보다...ㅜ
그리고 짐 보따리 곁에서 조용히 우리를 지켜보던 마젤란 후크시아...
빠따고니아 투어 중에 이런 풍경을 자주 볼 수 없었다면 빠따고니아의 특별함은 많이도 퇴색될 정도로 빠따고니아는 대자연의 보고였다. 피곤에 지칠 즈음 눈 앞에 펼쳐지는 아름답고 소소한 풍경 때문에 여행자의 피로를 덜어준 힐링은 기본이자 기다림을 즐길 수 있게 만드는 것. 필자는 어느새 선착장 앞 버스 정류장을 떠나 아까부터 가 보고 싶었던 곳으로 이동했다.
오르노삐렌에서 봤던 이름모를 수생식물이 잔디처럼 깔려있는 바닷가에서 누군가 캠핑을 했던 것일까. 이곳은 어디를 가나 아무곳에 자리를 깔고 앉으면 훌륭한 캠핑장이자 휴양지나 다름없는 곳.
선착장으로 가는 길 옆 보따리 무더기 옆에 아내가 서 있다. 조금 전 함께 서 있던 자리.
조금 확대해 보면 이런 모습. 세상의 여행이 끝날 때까지 동행해야 하는 운명은 이런 것일까...
태고적 원시림 아래에서 시간을 기다리는 풍경. 여행을 무사히 끝마치고 돌아와 다시금 들여다 본 풍경 속에서 무한 감사를 느낀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동안 함께 했던 시간이 저만치에 있었다니...아내는 땡볕 아래서 조급해 하며 버스 시간을 확인해 보고 또 확인해 보라며 재촉했다. 같은 대답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이날 버스는 사정이 생겨 무려 4시간정도 연착했다. 조급해 할만 했다.
그 시각 우리가 왔던 7번 국도에는 먼지가 사라졌다. 자동차들이 시간에 맞추어 선착장으로 빠르게 달려오면서 생긴 먼짓길이 잠잠해 졌던 것. 이번에도 버스가 오지않으면 우리는 다시 오르노삐렌으로 돌아가야 했다. 선착장 앞에서 마지막 버스를 기다리는동안 다가가 본 바닷가...이들은 너댓시간이 아니라 까마득한 시간을 햇님과 달님에게 몸을 맡기며 속을 비워가고 있었다.
썰물과 밀물이 만든 갯가의 진풍경...
훼리호가 도착할 때까지 천천히 둘러본 갯가 풍경은 자주 봐 왔던 우리나라 바닷가 모습과 많이 다르다. 바닷가 퇴적층을 보면 처음보는 낮선 풍경들. 그러나 어디를 가나 억만겁의 시간이 만들어낸 진풍경이며, 우리는 지구별의 막차를 타고 시간여행을 하고 있는 것.
갯가에 살고 있던 이름모를 풀꽃도 같은 운명이랄까...
뿌엘로행 버스를 기다리며 마주친 소소한 풍경들 속에서 기다림이 가져다 준 선물들이 행복하게 만든다. 오감을 열고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은 마젤란 후크시아 조차 요정이나 천사로 보인다. 우리를 무사히 지켜준 또다른 은인들이 선착장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여행은 느끼는 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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