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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뽀]롯데에 잡아먹힌 부산갈매기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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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부산은 '안녕'하신가
-[르뽀] 제3편, 롯데에 잡아먹힌 부산갈매기 어쩌나-
 



지금은 그 어디서 내 생각 잊었는가 / 꽃처럼 어여쁜 그 이름도 고왔던 순이 순이야 / 파도치는 부둣가에 지나간 일들이 가슴에 남았는데 / 부산 갈매기 부산 갈매기 / 너는 정녕 나를 잊었나...
 

프로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부산을 연고지에 두고있는 '롯데 자이언츠'를 모르시는 분이 없을 것 같다. 롯데 자이언츠의 팬들이 사직구장에서 찢은 신문지를 흔들어대며 응원하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흥을 돋구기에 충분할 정도. 또 이들 열혈팬들이 부르는 노래가 '부산갈매기'다. 롯데 자이언츠와 신문지와 부산갈매기는 뗄래야 뗄 수 없는 부산의 랜드마크처럼 인식되는 게 부산의 자랑거리다. 

그래서 그런지 롯데자이언츠의 성적과 무관하게 사직구장을 가득 메워 응원에 열중하는 팬들을 보면 '부산갈매기' 그 자체로 인식되기에 충분하다. 항구도시 부산의 갈매기들이 사직구장에 모여들어 롯데자이언츠를 열렬히 응원하고 있는 것. 그들이 함께 부르는 부산갈매기 노래 가사는 순박하기 짝이없다. 짧은 가사에 담긴 내용을 음미해 보면, 한 편의 순애보를 보는 듯 아리따운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다른 프로야구구단에서 시샘할 정도이며 메이저리그에서도 흔치않은 풍경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부산갈매기들이 '롯데의 밥'이 되었다면 쉽게 수긍할 것인가. 

지난 주말 부산지하철노동조합이 주최한 시사팸투어를 다녀오게 됐다.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사블로거 11명이 이 투어에 참여하여 부산지역의 난개발 현장 등을 둘러보고 온 것이다. 이번 투어는 필자에게 남다른 감회를 준 투어였는 데 부산이 고향인 내게 매우 낮선 '이색투어'이기도 했다. 그 이유는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눈 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부산역전에서 영도로 가는 길이 꽉 막힌채 답답해져 오는 것. 저만치 시청과 경찰청이 위치한 자리에 거대한 건물이 들어서 있었다. 건물에 표시된 로고는 LOTTE...


 



부산은 한동안 내게로부터 멀어진 지역인데 이유가 있었다. 고향땅이지만 마치 '딴나라'같은 분위기는 고향땅에 쉽게 정을 주지 못하게 만든 것이다. 부산은 대도시 답지않게 정치적 성향은 새누리당 내지 친일세력들이 활개치는 도시다. 유신독재와 군정독재가 활개칠 당시는 그 정도가 심화돼 우리 집은 물론 대부분의 이웃들의 정치적 성향이 집권여당을 지지했다.

그 대표적인 키워드가 '우리가 남이가'란 말이다. 우리는 남이 아니라 한가족이란 뜻과 다름없는 말. 희한한 일이다. 돌아서면 분명히 남인데 알고보면 남도 아닌 희한한 관계. 좁아터진 땅에 살다보니 혈연.지연.학연 등 무엇이든 '꼬랑지'만 연결하면 인연이 얼기설기 얽힌 게 부산이기도 했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선거 때만 되면, 머리에 참기름을 바른 듯 뺀질뺀질 잘 차려입은 정치인들이 아부지 앞에 넙쭉 절을 올리고 사라지곤 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지역에서 알려진 아부지께 '잘 봐달라'며 인사를 하고 간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자란 필자의 고향 부산은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는 게 정말 기적같은 일이기도 했다. 당신께서 '우리가 남이다'라는 걸 깨우쳐 준 유일한 분이셨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정체성 없이 얼기설기 엮인 부산 시민들에게 '민주의 혼'을 불어넣게 된 것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부산에서는 지역 이기주의가 팽배했다. 영호남을 갈라놓는 독재의 잔재들이 이 골목 저 골목을 누비며 표를 구걸할 때였던 것이다. 특히 동구를 중심으로 한 군정 패거리들은 노무현을 족치지 못해 안달을 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노무현은 호남인을 배려한 '남'이었기 때문이다. 부마사태의 중심이 된 부산이 민주 도시로 거듭나게 된 기막힌 찬스였다. 그런데 그게 마지막 찬스였을까...


 


필자를 태운 자동차가 구(舊)부산시청사 앞에 다다르자 희뿌연 스모그 사이로 맘모스 건물이 위압적인 모습으로 가로막고 있는 것.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는 데 하필이면 그 장면이 금번 시사팸투어의 주제 속에 덩그러니 자리잡고 있었다. 그게 본 포스트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특혜 시비 속의 '부산롯데월드(롯데타운)이었다.

잘 아시겠지만 롯데그룹을 다시 한 번 더 살펴보면 사직구장에서 목놓아 불렀던 부산갈매기가 얼마나 허망한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롯데의 밥'이 되었는 지 실감하게 될 것 같기도 하다. 마치 유람선에서 새우깡으로 갈매기를 유인하던 모습이랄까. 먼저 롯데그룹(창업주 신격호 회장)에 대해 알아 볼 필요가 있다. 롯데그룹를 소개한 <브리테니커>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롯데제과(주)를 주축으로 성장·발전한 기업체군.주요 산업분야는 제과·식료품·유통·건설·무역·호텔·전자·축산물가공업 등이며, 창업주는 신격호(辛格浩)이다. 모기업 롯데제과(주)는 1967년 4월 설립된 회사로 주로 과자류·빙과류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이다. 1969년 2월 영등포공장(캔디·비스킷), 1970년 3월 시흥공장(껌), 1979년 4월 양산공장(비스킷·아이스크림), 1984년 4월 평택공장(스넥 제품)을 완공했다. 1973년 12월 기업을 공개하고 1974년 2월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했다. 1973년 공해방지업체인 롯데기계공업(주)과 1974년 롯데상사, 롯데칠성음료를 설립하고, 1978년 (주)롯데삼강, (주)롯데햄·롯데우유, 1979년 (주)롯데리아를 설립했으며, 1979년 호텔 롯데와 롯데 쇼핑을 개관했다. 1978년 평화건설을 인수해 롯데건설로 상호를 변경하고 1982년 롯데 자이언츠 프로야구단을 창단했으며, 1989년 롯데월드를 완공했다. 1990년 롯데파이오니아(주)를 롯데전자(주)로 상호변경했다. 2001년말 현재 총자산 18조원, 매출 15조원이며 주요 계열회사로 모기업인 롯데제과를 비롯해 롯데호텔·롯데백화점·롯데월드·롯데칠성음료·롯데캐논·롯데전자·대홍기획·한국후지필름·롯데자이언츠 등이 있다. 본사는 서울특별시 중구 소공동 1번지에 있다."

정말 대단한 기업 임에 틀림없다. 기록 속에는 재벌 롯데의 '나팔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롯데자이언츠가 소개되기도 했다. 롯데의 성장기록을 살펴보면 놀랄 정도다. 2008년 현재 롯데그룹의 매출액은 
롯데쇼핑과 롯데호텔, 롯데건설, 호남석유화학 등 그룹 53개 계열사의 매출액이 41조4000억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롯데는 지난 2006년 매출 30조원을 넘어선 이후 2년만에 40조원을 돌파하게 됐다. 벌써 5년도 더 넘은 매출기록이다.




주로 유통업계가 선도하고 있는 그룹 매출은 2012년 현재 61조원을 넘겼고, 그 중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이 54조원이었으며 일본에서는 7조원을 벌어들였다. 롯데는 폭발적으로 매출이 늘어난 그 기간동안 부산롯데타운을 완공 시키고, 공유수면을 매립한 땅을 부산시(새누리당 소속 허남식 시장)의 비호 아래 자기 그룹의 재산으로 변경하고자 한 게 서서히 문제로 불거지고 있었던 것이다. 


부산롯데타운의 개발사업의 목적은 공유수면 매립지와 부산시청 터 등 1만2천평에 백화점, 영화관, 쇼핑몰과 107층에 달하는 초고층 호텔과 업무용 타운을 짓겠다며 시작됐다. 그러나 2008년 9월 롯데는 호텔객실과 업무용 사무실로 계획된 초고층 건물 상당 부분을 주거시설(아파트)로 변경하고자 한 게 문제가 된 것이다.

부산경실련에 따르면
롯데는 공유수면 매립지 용도를 관광시설에서 주거시설(사유지)로 변경하기 위해 2009년 3월 부산지방해양항만청에 매립지 토지감정평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용도변경과 설계변경을 통해 107층에서 층고를 120층으로 높히는 한편, 중층부에 아파트 등 주거시설을 도입하기로 추진했다는 것.




롯데가 부산의 옛 시청사 뒤쪽 바다를 매립하면서 제2롯데월드에 초고층 숙박시설을 짓겠다고 허가를 받은 후,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를 들어 아파트를 짓겠다는 데 
부산시가 주거시설을 허용하겠다는 입장 때문에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공유수면매립법 28조(매립목적변경의 제한)에 따르면 '매립지 준공 검사일로부터 20년 이내에는 매립목적을 변경할 수 없다'고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시가 부산시민들 몰래 부산시민의 이익을 초법적인 조치로 민간기업이자 재벌 롯데의 편을 들다가 제동이 걸린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산지방해양항만청이 매립목적변경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변경은 보류된 상태다. 그러나 
매립목적변경 신청이 완전히 포기된 상태가 아니었다. 부산시가 이 과정에서 보여준 태도는 매우 위험했다. 롯데가 매립목적 변경을 추진했던 2009년도에는, 관광특구지정이 되지않은 지역인데도 '관광특구 내에는 공동주택이 포함된 건축물이 가능하다'며, 주거시설 도입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뒤늦게 '관광특구' 지정에 나서기도 한 전례가 있어 시민들의 감시가 반드시 필요한 곳. 지역사회의 난개발에는 특정 건설사의 로비가 이루어지는 곳이라는 건 공공연한 비밀인 데 부산시가 재벌의 편에 서서 시민들의 이익을 빼앗는 나쁜 짓을 해오고 있었던 게 드러난 것이다. 대기업과 행정관료들의 입에 발린 '지역경제활성화' 놀음에 부산시민들의 권익이 빼앗기고 있었던 난개발 현장. 따라서 경실련 등 시민단체는 
공유수면매립법 28조에 따라 2018년까지 매립목적 변경은 있을 수 없다며 맞서고 있는 것이다.



*용두산공원 부산타워 꼭대기에서 난개발 현장과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는 윤일성 부산대학교 사회학 교수와 경청하고 있는 시사블로거들


서두에 부산갈매기를 잠시 언급했다. 이 노래가 롯데자이언츠 팬들을 한 데 묶거나 부산 시민의 자부심을 느끼게 만드는 건 바람직한 일이다. 스포츠를 통해 '우리가 남이 아닌 한 통속'임을 느끼는 건 신나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도입된 배경에는 정치적 관심을 분산 시키는 것도 포함되었음을 유의해야 한다.

신선하고 선량한 시민들의 욕구를 상업적 욕망과 정치적 욕망으로 이용하기 시작하면, 스포츠는 정치적 도구로 변질되기 십상이다. 롯데자이언츠 팬들이 재벌롯데를 응원하기 위해 사직구장에 모여 찢어진 신문지를 흔들며 부산갈매기를 목놓아 부르는 게 아니란 건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순진하게 야구팬의 입장으로 흔들고 불러댄 부산갈매기가 어느새 롯데를 찬양한 '부산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줄 몰랐을 것. 

그동안 부산시민의 이익이 특정 재벌의 손아귀로 흘러 들어가고 있었다는 건 눈여겨 볼 대목이다. 부산의 난개발 현장에는 반드시 새누리당 소속 정치인 등이 개입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서울의 제2롯데타워는 이명박 정권이 내 준 특혜시비가 여전하다. 재벌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벌이에 혈안이 돼고 있고, 정치판은 같거나 비슷한 이유 등으로 재벌과 유착관계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착한 노래를 앞세워 재벌을 찬양하는 듯한 응원가를 부르는동안 스스로 부산갈매기가 되어 '롯데의 밥'처럼 변하지 않았는지, 내고향 부산시민들이여 반성해 보시라. 




롯데그룹의 창업주 신격호 회장의 나이는 100세에 가까운 92세로 알려져 있다. 당신이 실업가로 변신했을 당시 좌우명은 거화취실(去華就實)이었다. 거화취실이란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을 배제하고 내실을 지향한다'는 뜻으로 그의 모교인 일본의 와세다 대학교의 교훈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의 거취를 보면 '닌자'처럼 조용하고 은밀해 보였다. 그러나 롯데가 이명박 정권으로부터 불거진 특혜 등으로 인식된 필자의 시선은 곱지않다. 

서울과 부산에 지어지고 예정된 제2롯데타워를 보면 시민들의 의견과 바람을 철저히 무시하며 공공성을 깨뜨렸을 뿐만 아니라, 부산의 롯데타워
(지상 108층, 지하 8층 (총 116층) 높이: 510m)의 우 부산시의 상징처럼 여겼던 용두산(해발 69m+부산타워120m)의 시선마저 가릴 것이란게 무서울 정도다. 마치 4대강 사업을 연상시킬 정도. 어떻게 일본에서 공부를 했거나 출생을 하기만 하면, 수단과 방법을 거리지 않고 우리 것을 가로 막거나 파헤치는 지...

내 고향 부산 사람들아. 부산시의 대표적 친일파 김무성 의원이나 새누리당 허남식 부산시장 등 시민들 몰래 재벌과 토건업자를 비호하는 자들을 잘 감시하시라. 자칫 사직구장의 부산갈매기로 변할까 걱정돼서 그런다. 
부산 갈매기...부산 갈매기...당신은 정녕 겉과 속이 철저히 다른 사람들을 잊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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