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체온이 따스한 겨울산
-그리움으로 지다-
무엇이 그토록 당신을 붙들고 놔주지 않는 것일까...
이틀 전, 오후 햇살이 뽀얗게 쏟아져 내리는 동네 뒷산 숲속에서 그리움으로 지는 빠알간 열매에 시선 전부를 빼앗기다. 무엇이 그토록 당신을 오래토록 붙들고 있었는지. 알알이 영근 그리움이 숲속 가득하다. 당신 가슴 속에 맺힌 그 한숨을 어찌 못 본채 발길을 옮길 수 있겠는가. 당신은 아직도 따스한 체온으로 겨울산을 포근히 감싸고 있구나. 나 또한 여적 붙들고 있는 게 세상을 향한 몇 안 되는 그리움. 그러하다 해도 이제 내려놓자꾸나. 볕은 뽀해도 겨울이란다.
산행을 하면서 앞만 보고 걷는 건 체력에 도움을 줄 망정 당신의 빈가슴을 채워줄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 가끔 숲속을 들여다 보면 그 속에 또다른 이웃들이 고개를 내밀고 말을 건다. 우리 곁에서 늘 함께 살아온 아름다운 이웃들. 이들 때문에 우리네 삶은 또 얼마나 풍요로웠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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