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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나와 우리덜

중추절의 호접지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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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추절의 호접지몽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 오세요-



환생
을 믿느뇨?...
 


햇살좋은 저녁나절 나비와 함께 놀다.(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 오세요...이쪽으로 요) 나비는 나풀나풀 날개짓을 하며 연보라 벌개미취 꽃 위를 이리저리 옮겨다닌다. 꽃과 나비 그리고 한 사람. 나비도 꽃도 사람도 행복해 보였다. 아니 행복했다. 짧은 시간...길어봤자 10분 여의 시간동안 나비와 함께 놀았다. 우리가 놀았던 무대는 산기슭 벌개미취 꽃밭. 따사로운 볕이 산기슭 너머로 뉘엿 거린다. 팔월 한가위...

까까중 머리를 한 어린 녀석이 툇마루에 앉아 알둥말둥한 아버지 말씀에 귀기울이고 있다. 그럴 듯 하지만 전혀 아닌 듯한 아버지 말씀. 나비 꿈에 내가 보였는 지, 내 꿈에 나비가 보였는 지...(치~아부지~무슨 말씀을...^^;;) 아부지께선 음복주(
飮福酒) 몇 잔 드셨지만, 전혀 취하지 않으셨는데 "나비 꿈에 내가 보였는 지, 내 꿈에 나비가 보였는 지..." 하시며 어린 나를 헛갈리게 하셨다. 어머니께선 갸우뚱 거리는 내 모습을 보시며 빙그레 미소를 머금고 계신다. 수 십년이 뭔가 그 보다 훨씬 더 오랜 기억.




10분 여의 시간이나 100년의 시간도 지내놓고 보면 일장춘몽이란다. 나비가 나풀나풀 내 곁으로 날아와 꽃잎 위에 살포시 내려앉는동안 꿈을 꾼다. 
나비 꿈에 내가 보였는 지, 내 꿈에 나비가 보였는 지...나는 생시에 나비를 보고있었다. 그런데 그게 꿈같이 여겨지니 이 무슨 조화뇨?...유년기의 추억을 행복하게 만드셨던 두 분께서 돌아가신 지 꽤나 오래됐다. 습관처럼 지내던 종가의 제사와 명절. 어느날 까까중 머리를 한 어린 녀석이 아부지께 물었다.

"아부지,(엄니께서 힘드시게)제사는 왜 지내요?..." 
"추모란다.(
천하보다 더 귀한)나를 낳아주신 조상님을 기리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갈 햇살 곁에서 엄니 아부지의 소식을 나비가 가져다 주었는지. 아니면 엄니 아부지께서 나비로 환생하셨는지 알 수 없지만, 아부지께서 명절 날 툇마루에 앉아 도무지 알 수 없고 신비로운 호접지몽
(胡蝶之夢)을 들려주실 때 마음을 어렴풋이 알 것만 같다.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 오세요...제 곁으로 요.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 오세요

 


























































































나비 꿈에 내가 보였는 지, 내 꿈에 나비가 보였는 지...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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