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방화수류정
-생태교통,빠뜨리면 너무 억울한 곳-
수원화성의 백미는 어느 곳일까.
수원화성...보면 볼수록 아름답다. 수원에 들를 때 마다 빼놓지 않고 보게 되는 수원화성. 수원화성의 백미는 방화수류정과 화홍문이 아닌가 싶다. 화성 전부를 빙둘러 보면 오늘날 수원시의 상징이 된 화서문과 서북공심돈이 있지만 산과 물과 성곽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곳은 방화수류정(동북각루)과 화홍문일 것.
정조대왕은 수원화성을 축조하면서 성을 과학적이고 실용적으로 쌓기도 했지만, 자연의 지형지물을 기막히게 이용하여 화성을 하나의 예술품으로 완성시켜 놓았다. 성을 바라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위압감을 느끼지 않게 만드는 한편, 성곽을 바라보는 순간 행복한 침입(?)을 유도하게 만드는 기막힌 루(樓)와 편안하게 구불어진 선(線). 만약 가상 적군이 수원 화성을 침략하는 일이 생겼다면 적대감을 느낄 게 아니라 친근감에 빠져 허우적 거렸을 법한 기막힌 작품이다.
정조대왕은 수원화성을 축조하면서 성을 과학적이고 실용적으로 쌓기도 했지만, 자연의 지형지물을 기막히게 이용하여 화성을 하나의 예술품으로 완성시켜 놓았다. 성을 바라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위압감을 느끼지 않게 만드는 한편, 성곽을 바라보는 순간 행복한 침입(?)을 유도하게 만드는 기막힌 루(樓)와 편안하게 구불어진 선(線). 만약 가상 적군이 수원 화성을 침략하는 일이 생겼다면 적대감을 느낄 게 아니라 친근감에 빠져 허우적 거렸을 법한 기막힌 작품이다.
생태교통 체험 축제를 위해 단장을 마친 행궁동 모습
지지난 주말(18일) 필자가 다녀온 곳은 9월 한 달 동안 생태교통 체험 페스티벌이 열리는 수원화성 행궁동 일원. (이미 관련 포스트에서 다루고 있는) 생태교통 체험 축제는 벌써부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 행사는 세계 최초로 시행되는 축제이자 인류에게 당면한 미래의 과제를 특정 지역에서 미리 체험해 봄으로서 지속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게 될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행사의 성패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이클레이(ICLEI)한국사무소는 장안문 바로 곁에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크고 작은 국제적 행사들은 주로 일과성(transient)으로 이벤트적 성격이 짙었지만, 수원화성의 행궁동 일원에서 펼쳐지게 될 축제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지속성(continuous)을 지닌 것. 우리 인류의 문화생활을 누리게 해 준 화석연료가 고갈되면 대안을 찾아야 할 텐데, 그때 등장할 차세대 이동수단 등을 이번 축제에서 미리 체험하게 되는 역사적인 행사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성곽의 문 중에서 가장 큰 성문, 정조대왕은 수원화성으로 행차할 때 이 성문을 이용했다.
아마도 각종 미디어를 통해 이 소식을 접하신 분들은 궁금증이 매우 증폭되었을 것 같은데, 관련 자료들은 이미 SNS 등을 통해 다운 받거나 다 알아봤을 것 같다. 디지털 세상은 생각보다 매우 빠르고 정확하다. 그런데 디지털 세상이 간과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이 도사리고 있다. 생태교통...생태교통...하고 떠들어 봤자, 생태교통 체험을 위해 수원화성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수원시민이 아니라면 반드시 자동차를 가지고 오게 될 것. 당장 주차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장안문에서 바라본 정조로 풍경,플라타너스 나무를 잘 다듬어 둔 게 이채롭다.
우리나라 또는 세계인들이 참여하는 이 행사에는 최소한 한 달/65만 명이 참가할 예정이란다. (수원인구 120만+65만 명=185만 명 와글와글 시끌벅쩍...)이들이 타고올 자동차를 생각하면 행사기간 중 수원은 단박에 주차전쟁이 예상된다. 정조대왕께서 사전에 이런 문제를 미리 간파했다면 수원화성 외곽에 주차공간을 넉넉히 마련해 두었겠지만,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장안문에서 바라본 화홍문 가는 성곽 풍경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자동차문화에 익숙한 나라의 시민들이 버리지 못하는 습관. 어쩌면 이 행사를 주최하는 이클레이와 수원시(시장 염태영) 그리고 유엔 하비탓은 그 습관을 되돌리고 싶은 게 이번 행사의 핵심인지도 모르겠다. 한 달 동안 자동차로부터 멀어지는 것. 그렇다면 이 축제에 참가하는 사람들 내지 이 축제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은 어때야 할까.
수원화성 내 주차된 시민들의 차량들
빠른 이동수단이 멈추어 선다면 당연히 느리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이동수단에 의지해야 할 것. 인류가 이룩한 문화와 생각 만큼 몸이 재빠르게 따라주지 않는 미래의 모습이다. 그래서 기왕에 느려진 문화는 그동안 자동차문화 때문에 잊고 살거나 잃어버렸던 '느림의 미학'을 되찾아 준 것이므로,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기분으로 생태교통 체험 축제를 마음껏 즐겨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인 것 같다.
**기억해 두면 편리하다. 생태교통 체험 축제 때 사용될 주차장...은 장안문 바로 곁 성밖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행사 기간 중에 수원화성을 찾으신 분들께 수원화성의 백미인 방화수류정과 화홍문을 꼭 만나보시길 권유해 드리는 것이다. 이때 무작정 방화수류정과 화홍문을 방문 하실 게 아니라 자동차를 장안문 곁에 있는 주차장에 주차해 두고 장안문으로 천천히 올라 성곽을 따라 걸으며 수원화성의 백미를 누려 보시라는 것. 위의 그림은 축제 기간 중에 이용될 수원화성의 장안문 곁에 마련된 주차장이다. 이곳에 자동차를 주차해 두고 걸어서 5분이면 도착할 장안문에서 성곽을 따라 걸으면 방화수류정과 화홍문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장안문에서 아름다운 곡선의 성곽을 따라 걷게 되면 10분도 채 안돼 북동적대와 북동포루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수원화성의 백미인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이 코 앞에 나타나게 된다. 수원은 우리의 전통과 현대가 기막히게 어우러진 곳. 성곽을 따라 느리게 느리게 천천히 걸으며 정조대왕의 아버지인 사도세자를 행한 지극한 효심을 떠올리며 걷는다면, 바쁘게 살아오면서 잃어버렸거나 잊고산 날들이 새록새록 되살아 날 것.
생태교통 체험 축제에서 이런 맛을 빠뜨리면 얼마나 억울할까...
한여름의 방화수류정...
한여름의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생태교통 체험을 증폭시키는 수원화성의 백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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