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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DO STUDIO

우도,세상에서 미리보는 천국의 모습


-세상에서 미리보는 천국의 모습-
 



우리는 무슨 꿈을 꾸며 살고있는 것일까...

 


제주에는 다섯 개의 담이 있었다. 집 울타리를 일러 '울담'이라 부른다. 현무암 돌을 쌓아 집 울타리를 만들고 이름붙인 게 울담이다. 참 정겨운 말이다. 그렇게 쌓아둔 울담을 따라 골목길을 이루면 '골목담'이라 부른다. 골목을 타고 흐르는 담이다. 그리고 까무잡잡한 화산재로 만들어진 밭의 경계를 이루는 담을 '밭담'이라 부른다.

그리고 바닷가에서 물고기를 잡기 위해 둥글게 쌓아둔 담을 '원담'이라 부른다. 밀물 때 뭍으로 진출한 물고기들이 원담 속으로 가두어 물고기를 잡는 원시적인 고기잡이 방법이다. 그리고 바람과 돌과 여자의 나라 제주도에 널리 분포되어 있는 묘지를 '산담'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산담은 묘지 주변을 둥그렇게 또는 사각형으로 돌담을 쌓아 경계를 표시해 두고 있었다.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게 산담이었다.




세상에는 많은 무덤이 있다. 불로장생을 꿈꾸던 어느 황제는 사후에서 조차 부귀영화를 꿈꾸며 살아있을 때 보다 더 화려한 무덤을 꾸몄다. 이런 행위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별로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세월이 조금만 지나고 나면 그런 행위들은 욕망의 화신이 만든 허상일 뿐 아무것도 아니었다. 설령 그 무덤이 고고학적으로 또는 건축미를 자랑하던지 불가사의한 형태라며 신비스러운 눈으로 바라볼지라도, 무덤의 주인들이 세상에 다시 돌아온 적이 없다. 




그런데 우도의 한 산담을 보는 순간 산담의 주인은 천국에 머물고 있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우도에서 본 산담의 주인은 나이가 어린 망자였을까. 우도에서 만난 산담 중에 제일 작은 규모의 산담 속에 샛노란 풀꽃이 흐드러지게 피고있었다. 반 평도 채 안 돼 보이는 작은 면적을 차지한 산담. 생전 이렇게 아름다운 묘지를 본 적 없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묘지가 우도의 한편에서 가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이하고 있었다. 망자와 경계를 이룬 건 산담을 이룬 돌 몇 개가 전부. 헛된 꿈을 꾸느니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혜안을 기르는 게 더 낫다는 생각. 제주의 5담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담이 산담이었다.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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