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로 가는 하늘길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진다...는 것.
그게 보통사람들이 생각하는 '기내식이 필요없는 이유'다. 금방 타고 내리는 데 '무슨 기내식이 필요한가' 하는 말씀. 언뜻 생각하면 그럴 듯 하다. 한 시간도 못 참아?...한 시간을 굶어 목숨을 잃은 사람은 없을 것. 그러나 웬만한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가 보고 싶은 제주도 여행에 항공사들이 생각만 조금 바꾸어 주면 평생토록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 준다는 것.
간단한 기내식 때문에 추락한 서비스를 럭셔리 하게 바꿔주는 '브랜드 파워'를 가능케 해 준다는 게 필자의 주장. 그런데 한 시간 정도의 비행 거리에 무슨 기내식이 필요한지 고개를 갸우뚱 하면, 여행지는 물론 특정 항공사의 서비스는 승객들에게 뭔가 허전한 느낌을 남기게 될 것. 그 느낌이 어떤줄 아시나.
그러나 뱅기를 타고 먼 길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바람과 비는 별로 반길 만한 소식이 아니다. 특히 바람과 비가 거세게 부는 날이라면 뱅기가 뜰 수도 없을 경우의 수가 발생한다. 모처럼 우도행 하늘길이 막힐 수도 있다는 말. 제주 속의 작은 제주로 불리우는 우도로 발길을 돌리는 날 봄비가 내렸다.
김포공항 갈 때까지 비가 내렸다. 김포공항에 도착해서 조차 비가 내리고 있었다. 쓸데없는 걱정 하나. 뱅기가 연착하겠지. 기우제는 몰라도 '기우(杞憂)'는 맞아 떨어지고 있었다. 30분 연착 소식. 우도로 가는 하늘길은 30분 늦게 출발하게 됐다. 그래서 공항내에서 활주로 풍경을 담으며 시간을 떼웠다.
#1. 김포국제공항 풍경
뱅기 출발 시각 쯤에 맞추어 필자를 데려다 줄 이스타항공의 뱅기 한 대가 탑승구 쪽으로 다가서고 있었다.
그리고 어디로 떠날지 모르는 한 대의 칼뱅기...자료사진으로 찍어 두었다.
그런데 이스타 항공의 보잉기는 웰케 작아 보이는지...ㅜㅜ
김포공항 활주로에서는 행선지가 어디인지 모를 뱅기들이 잊을만 하면 솟구쳐 올랐다.
아직 바깥은 비가 부슬부슬 오시는 데 뱅기는 개의치 않고 하늘로 치솟는 것. 비가 와도 뱅기는 뜬다.
그리고 이번에는 나를 태운 뱅기가 뜰 차례...
탑승구로 이동하면서 기념으로 한 컷. 뱅기는 날개에 전조등이 있네...신기신기 ^^*
이날 생전 처음으로 우도(제주)행 뱅기 티켓 좌석 번호가 1번(1F)이었다. 두 다리를 쭉~펴도 될만한 넉넉한 공간. 마치 비즈니스석 같은. ㅋ
그곳에서 이륙하기 직전 김포공항에 착륙하는 뱅기를 보고있으려니 괜히 마음이 설렌다. 곧 제주공항에 도착하는 풍경도 이렇겠지...
뱅기는 날개를 펴고 활주로를 힘차게 박차고 날았다.
#2.제주행 기내식 달랑 물 한 잔
뱅기가 기본 고도에 접근하자 마자 조금 전 날씨는 단박에 바뀌었다.
뱅기가 날고있는 구름 위에서는 비가 안 온다는 사실...알랑가 몰라. ㅋ
하필 이스타항공사를 이용해 제안을 드리게 돼 미안하긴 해...요. 그러나 생각(마음)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져 보인다는 거 한 번쯤 생각해 보셈. 제 아무리 경기가 어려워도 관광객의 호주머니는 두툼하다는 거 알랑가 몰라. ^^
제주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구름 사이로 우리 땅과 바다가 보이는가 싶더니 솜털같은 구름바다.
서울에서 제주는 비행시간 만으로도 위치가 어디쯤인지 짐작이 간다.
서울 김포공항에서 제주공항까지 거리를 6등분 내지 5등분하면 그곳이 현재 위치.
뱅기는 구름 위를 지나고 있지만 대략 다도해를 지나치고 있는 것.
하늘에서 내려다 본 우리의 땅과 바다만 보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딴나라 먼 나라 상공을 날고 있으면 왠지 돌아오지 못할 것 같은 불안한 느낌도 든다.
그러나 나를 낳아준 하늘과 땅과 바다 위를 날고 있으면, 어미 품 속에서 잠든 아이 처럼 포근하고 안락하다.
그 가운데서도 어미품을 잠시 떠나 다시 찾게된 어미라면, 어미는 물론 어미품에 안긴 새끼는 또 얼마나 행복해 할까.
#3.삼다도의 전설이 담긴 이어도와 우도
뱅기가 제주공항으로 하강하며 착륙을 시도할 때 오래전에 읽었던 이청준님의 소설 <이어도>가 떠 올랐다.
2박 3일간 지낼 여행지는 (비행기로)육지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제주공항에서, 다시 1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성산일출봉에 도착한 후, 뱃길로 동쪽으로 30분 정도 떨어진 곳으로 가야 하는 '섬 속의 섬' 우도였다. 그곳에서 비바리의 숨비소리를 들으니 이어도의 한숨 소리가 절로 오버랩 된 것.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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