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무지 더운 말복 날, 트윗에서 신선한 파문이 일어나 트위터들을 발라당 뒤집어 놓고 있었다. 민주당 이종걸 최고위원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려둔 글 때문이었다. 최근 이슈가 된 새누리당의 공천헌금 사태를 비판한 짧은 글있어다. 문제(?)의 내용은 이랬다.
"'공천헌금'이 아니라 '공천장사'입니다. 장사의 수지계산은 직원의 몫이 아니라 주인에게 돌아가지요" "그들의 주인은 박근혜 의원인데 그년 서슬이 파래서 사과도 하지 않고 얼렁뚱땅…"
트위터들을 신나게 까무라치게 만든 건 이종걸 위원이 사용한 대명사 '그년'이었다. 상상은 자유다. 이 위원의 글이 트윗을 통해 확산되자 한 네티즌이 딴지를 걸고 나왔다. (박근혜의 공천헌금 사태에 대한)심정은 이해하지만 '그년'이라는 표현은 너무하지 않느냐는 말이었다. 스마트한 이종걸 위원 즉각 반격에 나섰다. (무슨 소리!...) " '그년'은 '그녀는'의 줄임말입니다. 나름 많은 생각하였지요"라며 맞장구쳤다. 그리고 "사소한 표현에 너무 매이지 마세요. '그년'과 '그녀는'은 같은 말"이라고 주석을 덧붙였다.
그러자 트위터들이 뜨겁게 반응했다. 한 트위터는 "공주 욕했다고(?) 무수리들 내시들이 난리구만..황우여는 홀몸도 아닌데 걱정이다."라며 이 위원을 측면 지원하고 나섰다. 또 한 트위터는 " 이종걸 의원님~!!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속이 다 시원하네..ㅋ"라며 카타르시스를 드러냈다. 어떤 트위터는 "날도더워죽겟는데 이종걸이 더 덥게 만드네 XX가 여성들에게 욕설을"이라며 본문의 진의를 놓치고 오히려 욕설을 담는 무식함도 보였다. 그리고 이 의원을 점잖게 나무라는 트위터도 있었다. 그는 "이건 좀 아니네요...정치가 왜 이렇게 국민들의 수준을 못 따라가는지 안타깝습니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이런 모습을 '민주당 이종걸 막말 파문'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막말의 사전적 의미는 '되는대로 함부로 하거나 속되게 말함, 뒤에 여유를 두지 않고 마지막으로 하는 말'이라고 쓰여져 있는 데 과연 그럴까.
글쓴이의 솔직한 심정은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트위터들의 반응에 대해 매우 즐거워 하고 있었다. 한 트위터의 점잖은 주장처럼 '정치가 왜 이렇게 국민들의 수준을 못 따라가는지 안타깝다'라는 말에 동의하면서도, 국민들의 정서 따위는 아랑곳 하지않는 이명박 정권 내지 새누리당과 박근혜 등 정부 여당의 최근 공천헌금 파문은, 국민들로 부터 욕을 안 먹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 따라서 이 위원의 표현은 시의적절 했으며 표현의 진위 여부에 관계없이 국민들을 대표하여, 공천헌금 사태의 본질을 콕 끄집어 낸 것이라는 판단이 들기도 했다. 오죽하면 속이 다 후련하다고 말하겠는가.
그런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 캠프 이상일 대변인은 이 위원이 말하고자 하는 (공천헌금 사태)핵심은 제쳐두고 "민주당에선 이제 쌍욕까지 내뱉은 사람이 나왔다. 정말 막가도 너무 막가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이종걸 의원에게 "남 앞에서 당신의 아내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녀는'이란 말 대신 '그년'이라는 표현을 쓰는가. 민주당 여성의원들과 여성 당직자들, 일반여성에 대한 언급을 할 때도 '그년'이라고 하는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럴듯 하다.
다시한번 살펴보면, 이 의원이 트윗에 남긴 글의 대상은 '남'도 아니며 '당신의 아내'는 더더욱 아니며 공천헌금 사태의 중심에 서 있었던 '정치인 박근혜'였을 뿐이다. 그런데 (그년)그녀는 서슬이 파래서 사과도 하지않고 얼렁뚱땅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걸 막말로 (그년)그녀는 '막되먹은 인간이구나'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요즘 새누리당의 모습은 개들 조차 쳐다보기 싫어할 정도로 썩어 자빠진 정도가 아니라, 특정인을 지칭하여 '그 놈' 또는 '그 년'이라는 막말을 해 주고 싶을 정도다. 그 놈 또는 그 년이라는 본 뜻을 잘 헤아려 보시기 바란다. 그게 욕으로 들리면 사람들로 부터 지탄을 받아 마땅한 일을 저지르고 있었던 인간들 아닌가.
대의민주주의란 국민의 의사를 반영시킨 제도 중 하나다. 이종걸 의원은 국회의원이다. 그는 품위를 지키며 "...그년 서슬이 파래서 사과도 하지 않고 얼렁뚱땅…"이렇게 말하며 국민들의 의사를 만천하에 전달했다. 이제 (그년)그녀는 얼렁뚱땅 무마시키려는 공천헌금 사태에 대해 진실을 말해야 한다. 최소한 '그 땐 (차떼기당의 구조상)그럴 수 밖에 없었다'며 주종 관계를 밝혀야 한다. 그게 차기 대권 주자로 나선 '정치인 박근혜'의 인간적 모습이자,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덕적 예의다. 하지만 그것 마저 뿌리치고 자해쇼 정도로 이 사태를 무마 시키고자 한다면, 그 땐 트윗의 맨션이 최소한의 품위 조차 지키지 못할 것이다. 민주당 국회의원 이종걸 의원이 보여준 <바른생활 트윗>이 시사하는 바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