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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

대통령 부부, 염장지른 보은 봉사활동

Daum 블로거뉴스
 


봉사활동이 뭔지 잘 모르는 대통령과 청와대 

 -이명박 김윤옥, 염장지른 보은 봉사활동-


오늘날 부와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도와준
 생명의 은인에게 보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지난 9일 언론을 통해 염장 지르는 장면이 보도되고 있었다. 주인공은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 이명박과 그의 아내 김윤옥이었다. 그들이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 곳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4대 빈곤지역 중 하나인 케베나 마을 등지였다. 대통령은 그곳에서 분무기로 소독을 하거나 괭이질을 하고 있었다. 삽질은 안 보였다. 또 그의 아내는 페인트 통을 들고 '뺑끼칠'을 하고 있었다. 이런 모습 등을 언론에서는 보은의 봉사활동이라고 했다. 보은이란 은혜를 갚는 행위를 말한다. 그래서 그들이 이틀동안 6.25 참전국 에티오피아에 머무는 동안 해온 보은의 봉사활동 내용을 모아 보니 이랬다.

"대통령은 아디스아바바의 4대 빈곤지역 중 하나인 케베나 마을을 찾아 생활환경 개선 및 방역활동을 펼쳤다. 대통령은 직접 소독약 통을 어깨에 지고 마을 구석구석을 돌며 방역을 했으며, 마을 어린이들로 구성된 축구단에는 축구공을 선물했다. 대통령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 서쪽 90㎞ 지점에 자리하고 있는 해발 2800m의 가레아레아 마을을 찾아 공용 화장실 신축 등을 도왔다. 대통령은 이날 직접 곡괭이를 잡고 공용 화장실 신축에 필요한 터파기 작업을 하며 땀을 흘렸고, 김윤옥 여사는 공동 수도전 개.보수 작업에 참여해 페인트 칠 작업을 도왔다. 대통령은 이날 아디스아바바 대학에서 녹색성장과 환경분야에서 보여준 탁월한 리더십을 인정받아 환경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출처 http://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521881

이명박 부부가 보은의 봉사활동이라고 한 일은 이게 전부였다. 이런 걸 이미지정치라고 한다. 말이 좋아 이미지정치지 사진만 찍고 그럴듯 하게 특정 인물의 정치적 행위를 포장하는 작업이다. 언론이 소개한 이들 부부의 장면 속에는 동행한 사람들이 적지않았다. 보도 사진을 보니 나이 70줄에 든 한 노인이 곡괭이를 들고 괭이질를 하는 장면이 그럴 듯 해 보였다. 소독약도 뿌리고 다녔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보니 환경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기 위한 쌩쇼나 다름없었다.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대학이 얼마나 후줄근한 대학이었던지 '동방공구리지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4대강 재앙 등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환경학 명예박사라니 지나가던 개나 소가 피식 방귀를 뀌며 키득 거릴 일 아닌가.

로이터 자료사진: 에티오피아의 한 어린이가 가축 분뇨 등에 오염된 물을 마시고 있는 처참한 모습이다.

주지하다시피 에티오피아는 지구상에서 제일 못사는 나라중 하나다. 60년 전 한국전쟁이 일어날 당시 우리보다 더 잘 살았지만 오늘날 에티오피아는 세계 최빈국의 멍에를 머리에 이고사는 나라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전혀 다르게 변했다. 에티오피아가 피를 흘리며 도와준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무역대국으로 자리매김하며 해외여행에 눈을 돌릴 정도지만 에티오피아 사정은 차마 인간이 사는 나라라고 말할 수 있는 정도 이하의 모습이었다.

날개없는 천사로 불리우는 원로 탤런트 김혜자 씨가 최근 모 신문사와 인터뷰한 내용에 따르면 "아프리카(에티오피아)에서 돌아오면 한동안 밥을 먹을 수 없어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렇게 깨끗한 집에서 비싼 옷 입고 다녀도 되나 하는 생각에 힘들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녀가 에티오피아를 처음 방문 한 이후 20년 넘게 사명감 넘치게 구호활동을 해 오면서 늘 그런 마음이 든다고 한다. 그녀는 한국에서 해외 구호활동이 처음 시작되던 무렵인 1992년에 우리나라 연예인으로는 처음으로 구호사업에 뛰어들어 날개없는 천사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

아마도 김혜자 씨의 구호활동을 한번이라도 접하신분들이라면 봉사활동 내지 보은이라는 말 뜻이 무엇인지 단박에 알 수 있을 정도일 것이다. 그녀는 결코 이명박 부부 처럼 1박 2일 동안 몇 컷의 사진을 통해 보은의 봉사활동이라며 보도사진을 찍지않았다. 누가 시키지도 않는 일을 스스로 양심에 따라 20년 동안 해 오고 있었던 것이다. 봉사활동이란 최소한 김혜자 씨의 모습에서 그 답을 찾는다면 무리한 것일까.

그녀는 월드비젼이라는 단체에서 에티오피아로 구호활동을 가자고 연락이 왔을 때  신기한 나라 구경하는 셈치고 따라나섰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그곳에서 지옥의 모습을 목격하고 말았다. 그곳에는 굶주리고 병에 걸려 뼈만 앙상하게 남은 아이들이 있었다. 그녀는 열흘 동안 눈물만 쏟고 다녔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그녀의 저서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라는 책에서 "그해 아프리카에서 흘린 내 눈물만 다 모아도 에티오피아엔 가뭄이 없을 것"이라고 했겠나. 그러나 티비에서 방송된 김윤옥은 달랐다.


뭐가 그리 즐겁나. 김윤옥은 공동 수도전 개.보수 작업에 참여하며 민망할 정도로 입을 크게 벌리고 웃고 있었다. 사람이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평생을 봉사활동을 해 오고 있던 한 여성의 눈에서는 여전히 눈물이 마를 날 없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지만, 또 한 여자의 얼굴에서는 웃음꽃이 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게 이명박 부부가 말하고자 하는 보은의 봉사활동인가. 이명박 부부가 보은의 봉사활동이라며 사진을 찍었던 에티오피아라는 나라 속에는 한국전쟁에 참여한 사실 하나만으로 참전용사들이 핍박을 받고 있는 나라였다. 관련 자료를 살펴보니 지난 1974년에 들어선 멩기스투 사회주의 정권 때문이었다.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멩기스투 정권과 동맹국인 북한과 싸운 사람들이기 때문이었다. 

에티오피아는 최소한 정치.이념적으로 이명박 정권과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므로 국가 원수가 나서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처지가 안 돼 보였다. 그러나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생존하고 있는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위해 진정한 보은의 봉사활동을 펼칠 수 없는 것도 아니었다. 에티오피아의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수도 아디스아바바시에서 30분 거리의 외곽지역 보레다에 '코리안 빌리지'라는 마을을 형성해 무려 1,571세대가 살고 있다고 한다. 또 현재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있는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 협회(회장:엠넬루 워라데)의 회원 구성은 2,000명의 참전 용사 생존자가 정회원으로, 1,500명의 사망자 자녀를 준회원으로 있다고 한다. 

그곳은 한국전 참전 후 황제가 하사한 축복받은 땅이었이만 지금은 사정이 매우 다르다고 한다. 한국전 당시 북한군을 상대로 싸웠다는 이유만으로 참전용사들은 연금이 끊기고 직장에서 쫓겨났고, 지난 1991년 과도정부가 수립되면서 끊겼던 연금이 다시 지급되긴 했지만, 최소한의 생계비에도 턱없이 부족 한 실정이고 냉대의 눈초리는 여전하다고 '국민권익위' 블로그가 전하고 있었다. 이런 사정을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모를 리가 없다.

그런데 보은의 봉사활동이라면서 소독약이나 뿌리고 다니거나 괭이를 들고 또 뺑끼통이나 들고 사진이나 찍고 다녀야 하겠나. 툭 하면 LPG 아저씨들이나 정체불명의 군복입은 노인들을 앞세워 자유민주주의 운운하며 관제집회나 벌이고 있는 수구보수 세력들이, 진심으로 생명의 은인을 위해 보은의 보답을 한다면 스스로 호주머니를 털어서라도 은혜를 갚아야 마땅 할 텐데, 약이나 치고 돌아댕기다가 환경학 명예박사 학위를 목에 걸다니 이 무슨 망발인가. 그분들은 시방 너무도 가난하여 무엇이든 받기만 해도 감지덕지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신의 목숨을 걸고 생명을 구한 생명의 은인이라면 제대로 도와 주진 못할망정 정치적으로 이용될 사진 찍는 일 따위의 행위 등은 차마 하지 말았어야 하지 않겠나. 염장지르는 것도 유분수지 사진 찍는 게 봉사활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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