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춘 용산의 숨겨진 풍경
이틀전 용산전자상가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조금전 지나온 풍경을 용산역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용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지만 한강변을 따라 용산역으로 이동하는 전철 속에서 늘 궁금한 풍경이 있었는데 그곳은 전철에서 보면 자세히 바라볼 수 없도록 가리게를 길게 쳐 둔 곳이다. 그래서 늘 궁금했던 곳을 직접 걸어서 방문해 보기로 했다. 조금전 전철 속에서 바라본 기차길 옆에는 누런 호박이 납짝 엎드린 허름한 가옥의 지붕에서 익어가고 있는 장면이 목격 됐다. 기차길 옆 가리게 사이로 보이는 낡고 오래된 집들은 서울의 본 모습일 텐데 아직도 이런 풍경이 남아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고 시간이 멈춘듯한 용산의 숨겨진 풍경이자 서울의 사각지대였다. 영상을 열어 그 풍경을 엿보면 서울에도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정겨운 풍경이 연출된다. 아래 다음 스카이뷰에서 본 그림과 같이 '용산역에서 출발하여 이촌역에 도착'할 때 까지 '주요 촬영위치'에서 본 풍경을 주로 담았다. 이촌역으로 이어지는 철길 옆에는 철망이 쳐져 있어서 작은 틈새로 촬영했는데 시간이 멈춘듯한 풍경들은 이촌역 건널목에서 끝나고 있었다. 그러니까 시간이 박제된 듯한 풍경들은 주로 내가 이동한 노란색 실선안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마치 1960년대 내지 70년대 풍경을 보는듯 했다. 서울의 또 다른 얼굴인 셈이다. |
출발해 볼까.
맨 먼저 용산역사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현대식 건물들이 우뚝 솟아나 있는 풍경인데 이 모습 한편에서 시간이 박제된 듯한 풍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용산역은 중앙선 출발지인자 종착역인데 이촌역에서 부터 용산역 까지 전철 창 철길 옆 가리게 너머로 간간히 보이던 그 현장으로 여러분들을 안내한다.
맨 먼저 그 풍경속으로 들어가 보기 위해 전철역 철로변으로 이동해야 했는데 용산역에서 도보로 10여분이 지났을까. 맨 먼저 나타난 풍경인데 용산역전에서 본 풍경과 사뭇다른 풍경이 막 시작되며 오래된 가옥들이 하나 둘씩 눈에 띄기 시작한다.
골목을 엿보니 전혀 서울을 닮아있지 않다.
서울의 전통가옥 위에 개량형 기와로 부수된 집의 물받이를 보니 새로 보수하려고 해도 집을 개축할 재료를 찾기도 쉽지않은 모습인데 집 앞에 줄지어선 화분에 가을향기가 묻어나고 있다.
오래된 블록 담벼락 너머로 익어가는 열매와 단풍이 든 모습에서 서울이 저만치 멀어지고 있는 느낌이 든다.
현재 위치를 다음스카이뷰에서 확인해 보니 바로 이곳이다. 이동경로를 따라 계속 걸어가 보니 철도청 전기사무소가 나타났다.
철도청전기사무소 관사로 보이는 지붕 위로 호박이 익어가고 있는 모습이며 간간히 전철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철로와 멀지않은 곳이다.
담벼락을 따라 전철 선로 곁으로 접근하다가 사색(?)에 잠긴 길냥이를 만났다. 녀석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두 발을 다소곳이 모으고 앉아 상념에 자겨있는듯한 길냥이가 반가워 잠시 바라보다가 나비야~하고 불러봤다. 녀석의 마지막 모습이 이럴줄 알았다면 조용히 지나쳐야 옳았었다. 녀석은 나비야 하는 소리에 가까운 곳에 내가 서 있는 모습을 고개를 돌려 확인하는 순간 후다닥 자동차 밑으로 사라졌다. 녀석은 정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참 궁금하다.
그리고 5분도 채 걷지않아 진풍경이 나타났다. 전기줄과 철로가 뒤엉켜 있고 서울의 모습을 상기하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 막 시작됐다. 서울에 살면서 전혀 가 보지 않았던 곳이자 갈 이유가 별로 없었던 이 건널목의 이름은 '백빈 건널목'이었다.
낮선 풍경 앞에 멈추어 서서 풍경을 담기 시작했다. 멀리 아파트단지가 눈에 띄지만 전철레일과 철도 레일이 동시에 두곳에 있는 풍경은 처음 본다.
그래서 이곳에서 영상과 그림을 남기는 괜찮은 풍경이 연출될 것 같아서 근처를 서성거렸다.
백빈 건널목 위로 자동차와 사람들이 무시로 들락거리고 있었는데 마치 영화속에서 일부러 연출한 장면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이 장면이 중앙선 전철을 이용하여 용산역에 도착할 때 마지막으로 창 밖으로 보이던 장면이며 전철이 오가는 철도레일이었다.
건널목을 지키는 아저씨와 짧은 대화를 나누며 기다리다가 쇳소리가 나는 경적소리에 놀라 흠칫 놀라 멈춘곳은 두 건널목 안쪽이었다. 양쪽을 돌아보니 차단기가 이미 내려와 있어서 오도가도 못한채 갇힌 꼴이었다. 영상의 맨 처음 장면은 바로 이곳에서 촬영됐다.
요즘 보기 힘든 비상스위치 이름이 한자식(일본식)으로 표기된 모습이 눈길을 끈다. 영어식으로는 푸시버튼(Push Button)인데 요즘 '압구'라는 말을 쉽게 알 수 있는 사람은 백빈 건널목장(?)외 흔치않을 것 같다.
중앙선 용문역에서 용산역 종점으로 향한 전철이 막 지나간 곳에서 해바라기가 바람에 흔들거리고 서 있었는데 철길 옆에 주로 많이 서식하고 있는 호박과 해바라기를 보니 지하철에서 본 풍경과 사뭇 다르게 정이 넘쳐나 보인다.
백빈 건널목의 모습은 이렇게 생겼다. 내가 걸어온 곳은 우측인데 이쯤에서 다시 스카이뷰를 들여다 봐야 할 것 같다. 두개의 건널목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곳을 보다 입체적으로 들여다 보면 어떤 모습일까.
두개의 건널목은 이렇게 생겨났다. 아마도 이런 건널목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지 않을까. 참 재미있는 모습이며 정겨운 풍경이 연출된 이곳 주변에는 철로 때문에 개발이 더디게 진행된 탓이었던지 시간이 멈춘듯한 풍경이 막 시작되고 있었고, 개발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이기도 했다. 백빈 건널목에서 열차 시간표 등을 참조하여 기다리면 전철이나 화물기차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명소가 아닌가 싶고 서울 용산의 역사 등을 잘 보여주는 귀한 테마 길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이곳에 살고있는 서울시민들 외 다수 서울시민들도 이런 모습은 익숙하지 않을 텐데
백빈 건널목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개발 때문에 사라져 가고 잃어버린 서울의 전통문화가 아닌가 싶지만, 위정자들은 늘 콘크리트 건물이 즐비한 도시를 '문화도시'로 여기고 있고 '디자인 서울'의 가면을 통해 서울의 진면목을 가리고 있는 모습이다.
따라서 서울의 진면목을 보고 싶어하는 관광객들이 찾아 나서는 곳은 늘 제한되어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기도 하다.
세계속에서 사람들이 살고있는 모습은 선진국의 대도시라 할지라도 빈촌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굳이 그 모습을 감추어 가며 '도시정비'를 한 결과 서울의 옛 모습이나 사람사는 정취가 사라진 풍경이 오늘날 위정자들이 내세우는 겉치레 '실적주의'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백빈 건널목에서 바라본 한 아파트단지는 그래서 이런 풍경과 얼마나 어울리지 않는 삭막한 풍경인지...
이곳에도 사람들이 살고있고 희망을 품고 미래를 꿈꾸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 이웃들이 살아가는 곳이다.
마침내 백빈 건널목에서 나를 궁금하게 만들었던 가리게 모습을 접할 수 있었다. 전철이나 기차를 타고 이 철로를 지나치면 승객들이나 철길 옆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 눈을 마주치지 못하게 만든 '가리게' 모습이 좌우로 펼쳐져 있다. 대체로 이 가리개는 이곳에 살고있는 주민들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존재하는 모습이기도 했지만 철로변에 살고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만든 모습이었다. 다른 곳과 달리 이곳만 유일하게 낙후된 모습이어서 일반에 공개하고 싶지않아 그랬던 것일까. 다목적용으로 설치한 가리개는 이촌역에서 끝나고 있었으며 그곳에서 부터는 이런 낮선 풍경을 만날 수 없었다.
백빈 건널목에서 서성이며 풍경을 담고 있다가 다시 건널목 속에 갇혔는데 이번에는 화물열차가 다니는 단선 건널목에서 화물열차를 만날 수 있었다. 기관사가 철로변 건널목에 갇힌 나의 안전을 위해 기적을 울렸는데 용케도 그 장면을 영상에 담을 수 있었다. 서울에서 흔히 만날 수 없는 풍경이었는데 흔한듯 생소한 이런 풍경을 따라 '용산 둘레길'이라도 만들면 어떨까.
두 건널목 사이에 갇혀 바라본 신호등 조차 정겹다.
영상을 촬영하고 사라져 가는 화물차 뒷칸을 카메라에 담았다. (흠...서울에서 이런 풍경 보신적있나요? ^^)
차단기가 올라가고 백빈 건널목을 뒤돌아 보니 이런 풍경이다.
백빈 건널목에서 철로 주변을 살펴볼 장소나 길을 찾아 봤지만, 철로위로 통행이 불가능 하여 우회해 갈 수 있는 길을 찾다가 이촌 고가차도 위를 돌아 중앙선 '버섯마을' 주변에서 늘 궁금했던 풍경을 만날 수 있었다.
위 그림 속 현재위치에서 우회하는 첫 골목에서 모과가 노랗게 익어가는 풍경이 보였고 이곳에서 바라본 용산역 쪽은 빌딩숲으로 가로막혀 있었다.
우리가 자주 가 보지 못하고 갈 이유가 별로 없는 백빈 건널목 근처에서 '시간이 멈춘 용산의 풍경'이 막 시작되고 있었다.
이 골목의 모습을 보면 1960년대 내지 70년대와 80년대에 걸친 시기에 늘 볼 수 있었던 서울의 풍경 아닌가. 아름드리도 넘는 고목이 작은 가지 하나에 잎 몇장을 피우고 있는게 신기해 보였는데 시멘트로 바른 담장 속에서 숨도 못쉬고 있는 장면을 보니 도시개발 틈바구니 속에서 한숨을 쉬고 있는 이웃들의 모습이 오버랩 되기도 했다.
정작 도시개발의 이득에서 밀려난 풍경은 이런 모습이고
증개축이 불가했던지 지붕을 천막으로 덮어둔 작은 가내공업의 모습과 뒤로 보이는 용산역 을 보니 서울의 두얼굴이 교차하고 있었다.
이촌고가차도 위에서 바라 본 백빈 건널목 주변의 모습이다.
이촌고가차도 위에서 바라본 대형현수막이 용산역 주변 철로변의 현실을 말해주고 있는 것일까.
뒤돌아 보니 맨 처음 바라보았던 용산역사가 거미줄 처럼 전철선로와 어지럽게 뒤엉켜 있는 모습이다.
시선을 우측으로 돌려보니 숲이 끝나는 지점이 백빈 건널목이며 조금전 만났던 화물열차는 이 철도를 따라 나와 조우했다.
조금전 지나온 백빈 건널목으로 가는 길목의 모습인데, 서울의 명암이 이렇게 다를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 풍경이자 참 정겨운 모습이며 서울이 잃어버린 진귀한 풍경이다.
그 동네 옆으로 전철이 무시로 지나다니고 있고 시멘트 블록 담벼락 하나 사이로 오막살이집 같은 정겨운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철길 좌우로 펼쳐진 풍경은 이러한데...
이촌역으로 향하며 한강대교로 가는 횡단보도에서 바라 본 풍경은 조금전 바라본 풍경과 전혀 다른 모습이며, 그 모습을 보며 우리는 늘 '서울의 모습'이라며 착각하고 살고 있었던 건 아닐까.
바로 이런 모습이다. 콘크리트 빌딩들이 즐비한 도시 속에서 마치 지하속에 감추어 놓은듯한 풍경은 금새 나타났다.
용산역 종착역으로 향하는 중앙선 철도레일 옆에는 철망이 길게 드리워져 있어서 여기서 부터는 반뼘 정도되는 틈새로 촬영이 시작됐다. 틈새로 바라본 지붕은 여전히 증개축이 불가능한 모습인데 그 곁으로 신식 전철이 막 통과하고 있었다. 중앙선을 이용하여 용산으로 가던중 늘 궁금한 곳은 '버섯마을' 근처의 모습이었고, 전철이 속도를 줄여 덜커덩 거리며 이동하던 장소이기도 했다.
그곳에는 감이 노랗게 익어가고 있었다.
철로변에서 용산역쪽으로 멀어지면 질수록 건물의 모습도 서로 다르며 철로변은 시간이 멈춘 곳이었다.
그 철로변에는 나팔꽃이 흐드러지게 피고지면서 멈춘 시간을 아쉬워하고 있었던 걸까. 가까이서 보니 철로변에 굳이 가리개를 설치할 필요도 없어 보인다.
가리개를 이렇게 쳐 놓은들 전철의 소음을 줄일 이유가 전혀없어 보이는데 가리개는 이렇듯 왜 쳐 둔 것일까.
사람이 살고있는 모습은 어디를 가나 이런 모습인데
나를 이곳으로 발길을 돌리게 만들며 시간 속 여행을 하게 만든 결정적인 장면은 바로 이 모습이었다.
철로변 가리개도 없는 기차길옆 오두막집 지붕위에서 누런 호박들이 가을을 알리고 있는 모습 때문이었다.
이곳 버섯마을 주변은 호박잎들 속에 파묻힌 우리 이웃들이 숨을 죽이며 살아가는 곳일까.
천막으로 비를 가리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기는 했지만 참 정겨운 모습이자 굳이 가리개로 가릴 필요가 없는 서울의 풍경이 아닐까.
맨 처음 나를 이곳으로 오게 만든 풍경 곁에서 한참동안 서성이다 발길을 이촌역쪽으로 옮겼다. 계속해서 풍경을 살펴볼까.
철도변 가리개가 끝나는 부분이며 막 이촌역 건널목이 나타나는 곳이다.
용산역을 출발하여 맨 처음 만난 백빈 건널목과 이촌역 건널목을 비교해 보니 서로다른 세상을 오간 것 처럼 딴 세상이다. 약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 서울 속의 낮선 동네를 도보로 여행하는 동안 내 가슴속에 남은 풍경은, 아득히 먼 시간 저편을 통과한듯 한데 현실로 돌이와 보니 불과 전철역 하나를 사이를 두고 있었다.
...이촌역 건널목 모습이다. 내가 꿈꾸는 그곳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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