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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뚱뚱한 비둘기 할 말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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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우리를 '닭둘기'라 했나?

-뚱뚱한 비둘기 할 말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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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하루종일 바람에 날리는 날이었다. 우리는 꾀재재한 몰골을 하고 양재천이 내려다 보이는 학여울 근처 한 다리난간 위에서 목을 움츠리며 바람을 피하고 있었다. 눈이 내리고 바람이 적당히 불지 않아도 이 다리 위로는 사람들의 통행이 뜸하여 편안한 곳에 자리를 잡았지만 우리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는 어떤 아저씨가 저만치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그는 어께에 이상하게 생긴 기계 뭉치를 메고 다가왔는데 저만치서 멈추어 섰다. 그리고 샬칵 샬칵하는 소리가 들리는듯 싶었는데 아저씨가 들고 있는 기계뭉치의 동그랗고 작은 유리에 내 모습이 비쳤다. 처음에는 내 모습이 아닌줄 알았다. 유리창에 비친 나를 닮은 녀석은 몹씨 뚱뚱해 보였다. 그러나 눈알을 굴리는 모습이 똑같은 걸 보면 분명 나 였다. 그럴리 없었는데 내 몸매는 어느새 날렵함을 잃어가고 있었다. 아저씨가 다가오자 위협을 느끼며 잠시 자리를 떳다가 다시 다리난간에 앉았는데 아저씨가 뭐라 중얼거리는듯 했다. 닭...둘기?...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내 이름은 비둘기인데 언제부터인가 공원에서 만난 아이들이 비슷한 중얼거림으로 키득 거리며 비웃고 간 적이 있었다. 우리는 닭둘기로 불리고 있었다. 그러니까 나는 닭둘기다. 그래 맞아. 작은 창에 비친 내 모습은 비둘기도 아니었고 닭의 모습은 더더욱 아니었지만 사람들이 좋아하는 치킨의 통통한 체격을 감안하면 통통한 닭을 닮은 비들기였다. 그래서 닭둘기라 부르네?!...ㅜㅜ



하지만 이런 모습이 비단 우리 뿐만 아니잖아. 우린 겉모습만 이렇듯 뚱뚱해 졌을 뿐이지 사람들은 겉모습 뿐만 아니라 겉도 다르고 속도 다른 사람들이 부지기수 잖아. 그래 닭둘기라도 불러도 좋다. 그럼 우리가 인간들을 어떻게 불러야 속이 시원할까? 두얼굴을 한 사람들?...참, 얼굴은 하나고 또 하나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 얼굴이지?!...뭐 놀려줄만한 이름은 없을까?...흠...바람이 몹씨 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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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닭둘기라는 이름이 기분좋은 건 아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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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한 때 희망의 메신저였지
대홍수에서 까마귀 대신 홍수가 끝났다는 소식을 전해주며
월계수 잎을 따다 주었건만
뭐...닭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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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면 할수록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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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늘 꿈꾸던 '희망'은
 어느날
나 처럼 버림받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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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람들을 마땅하게 놀려줄 말이 떠오르지 않네...참, 이틀전 꼬마 아이들이 소리쳤던 그 말이 떠 오르는군. ㅋㅋ 내 몸은 닭둘기로 변한지 모르겠지만 닭대가리는 아냐. 휴...내 모습을 작은 창에 잠시 비쳐 주었던 아저씨가 저만치 가고 있었다. 그 아저씨는 그저 할일을 한 것 처럼 샬칵샬칵 소리 몇번만 내고 '닭둘기가 맞구먼' 하고 저만치 가고 있었다. 가만히 그 소리를 듣고 보니 기분이 언잖았었지. 그래. 나도 한마디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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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빵꾸똥꾸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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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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