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경호원 거느린 '여왕벌' 이런 모습
최고의 보디가드를 거느린 여왕벌을 보는 순간 경외심이 절로 일어났다. 그건 단지 지상 최고의 경호원을 거느린 권위 때문이 아니라 만물의 질서를 끊임없이 창조해 내는 위대한 모성을 간직하고 세상을 두루 살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단 한시도 쉬지않고 끊임없이 빈 방을 찾아 나서며 알을 낳아 자손들을 번식하고 있었다. 그녀의 보디가드 또한 그녀 스스로 창조한 충성심으로 무장한 '보디가드 bodyguard'들이었다.
신에 의해서 만물이 탄생되었다는 창조론을 믿는 사람들은 여왕벌을 만나는 순간, 이 세상의 만물중에 신의 섭리에 가장 충실한 모습을 여왕벌을 통해서 만날 수 있다면 조금은 섭섭해 할 것인가? (많이 섭섭하다고?..^^) 먼저 영상속에서 쉼없이 알을 낳는 여왕벌을 만나 보시기 바란다. 영상속 여왕벌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마디 곁들이면, 여왕벌이 자유롭게 이동하며 알을 낳을 빈 방을 찾을 동안 여왕벌을 경호하고 있던 벌들은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에 눈을 떼지 않고 있다가 알을 낳는 순간 최근접 경호로 둥글게 애워싸며 머리를 조아리며 새 생명의 탄생을 축하하는 모습이다.
최근 동두천의 한 양봉장을 이틀 또는 사흘에 한번씩 방문하며 평소에 대충 지나치던 꿀벌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기회가 있어서 꿀벌에 대한 평소의 상식을 바탕으로 꿀벌들의 일상에 접근해 봤다. 그러나 내가 알고 있는 꿀벌 등에 관한 짧은 지식은 오히려 꿀벌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정도로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리하여 양봉장을 드나드는 동안 짬만 나면 지인에게 양봉과정에서 발생한 꿀벌의 일상에 대해 물어보는 한편, 장수말벌들이 꿀벌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위 링크된 포스팅 참조), 지구온난화 등 요인으로 추정되는 일기의 변화로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난 장수말벌 때문에 사람들이나 꿀벌들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꿀벌들의 개체수를 조정하는 여왕벌이 무척이나 궁금했다.
꿀벌통을 열어 젖히자 마자 마치 새로 분양받은 새 아파트에 입주한 도시 서민들의 모습처럼 꿀벌통 안 모습은 꿀벌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꿀벌통이 외부에 드러나자 마자 제일 먼저 몇마리의 정찰꿀벌이 비좁은 방에서 나오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헉!...이게 뭔 일이래?...)
수평으로 녀석들의 아파트(?)를 촬영하고 보니 마치 극장 VIP석에 앉아 뮤지컬이나 오페라를 감상하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했고 월드컵 경기장에서 선수들의 경기모습을 관전하는 것 같기도 했다.
(...아닌데요...우린 출동 준비하며 잠시 쉬는 거예요...^^)
녀석들은 꿀벌통이 노출되자 막 정찰병을 보내 주인이 자신들을 돌보기 위해 개방한 것을 눈치채고 다시 집안 청소도 하며 노닥거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이었고 그들이 열심히 채취한 꿀이나 꽃가루 또는 분비물로 밀랍을 열심히 다듬고 있는 모습이었다.
(우리...새로 도배하고 있거덩요? ^^)
지인이 철사 쇠꼬챙이로 녀석들의 아파트를 들어 올리고 있는 모습인데 여왕벌의 정체를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정말 궁금했다. 그동안은 그림으로만 볼 수 있었지만 여왕벌이 모습을 드러내면 카메라로 사진과 영상을 남길 계획이었다.
꿀벌통 안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수천 수만마리의 꿀벌등이 하나같이 같은 모습으로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꿀벌들 모두가 꿀을 따러 다니는 일벌들만 있는 게 아니라 이들은 각자에게 부여된 임무에 따라 자신의 임무에만 충실한 착한 꿀벌들이었다.
(우린...인간들 처럼 속썩이고 말을 안듣거나 행패를 부리지 않아요...)
녀석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질서정연하게 그들의 위치에서 부지런히 손과 발 또는 입을 놀리고 있었다. 꿀벌들의 사회는 비정규직도 없었고 알바도 없었으며 횡포를 일삼는 기업주는 물론 노동조합이나 하루가 멀다하고 욕을 먹고 삿대질 당하는 정치인도 없었고 위장전입 같은 것은 꿈도 꿀 필요가 없었다.
물론 이들은 수능시험에 시달리지도 않았고 권력에 아부하며 정치에 입문하려는 학자도 없었다. 그뿐만 아니었다. 구멍가게를 말아먹는 대형마켙도 없었으며 강을 정비하겠다며 거액의 돈을 끌여들여 건설사나 특정인들에게 이익을 주기 위한 따위의 일은 계획조차 없었으며 괜히 동족을 찝적거리며 신경쓰게 하는 외세는 더더욱 보이지 않았다.
그 뿐인가? 정론으로 위장하고 시시때때로 사실을 왜곡하거나 호도하는 언론이나 방송은 필요조차 없었으며 일주일에 하루는 반드시 쉬어야 하고 하늘에 영광을 바치기 위한 예배 따위를 강요하는 종교도 없었으며 화폐를 찍어 유통 시키며 경제적동물로 구속하는 일은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지 않았다. 그들 상호간 소통을 위해 핸폰도 필요없었고 인터넷은 조차 필요 없었다.(헉...인터넷은 아닌가? ^^)
머리에 머리를 맞대고 와글와글 지글지글 거리며 라마단 금식기간중에 읊조리는 경 소리 같은 소리만 들릴 뿐인 이곳은, 여왕벌 한마리가 이들에게 부여한 책임과 권리에 따라 충실하게 자신의 일만하고 있었지만, 그 일들은 이들 사회를 건강하게 살찌우게 할 뿐만 아니라 각자의 임무는 그들 사회를 지탱하는 철저히 분화된 조직이었다. 그러한 조직을 처음부터 계획하여 출산하는 임무를 여왕벌 홀로 떠 맡을 뿐만 아니라 여왕벌은 마치 창조주와 같은 지위를 유지하며 꿀벌나라의 추앙받는 군주로 수만마리의 꿀벌들을 거느리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었다.
쨘!~드디어 꿀벌들의 아파트가 거대한 인간 기중기(할아버지 죄송합니다. ^^)에 들려 세상에 모습을 나타냈다. 나는 순간 여왕벌에 대한 상식을 놓치고 말았다. 이렇게 수많은 꿀벌들을 거느리려면 일벌들 보다 덩치가 더 크고 모습도 특별해야 할 것으로 착각하는 한편 꿀벌들을 괴롭힌 장수말벌과 같은 위용일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었다.
꿀벌통에서 들어 올려진 꿀벌들의 아파트는 빼곡하게 정열된 밀랍 구멍 하나 하나를 중심으로 자리를 잡고 한시도 쉬지않고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그들은 꿀을 따러 비행을 하지않는 동안은 신종플루와 같은 바이러스들이 침투하지 못하게 프로폴리스로 방을 도배하거나 로얄제리를 생산하고 있었고 여왕벌이 낳은 알을 돌보거나 더러워진 방을 부지런히 청소하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여왕벌의 정체가 궁금했다.
"...할아버지 여왕벌은 어떻게 생기나요?..."
"...거 참 신비해요. 꿀벌들 하고 30년 동안 살아오면서 이놈들의 생태를 이용하여 꿀을 만들어 오고 있지만 여왕벌의 신비한 정체는 생각하면 할수록 대단하지요..."
지인의 증언 등에 따르면 여왕벌의 정체는 보통의 상식으로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수없이 존재한다. 여왕벌은 그녀가 거느리고 있는 꿀벌(일벌 등)들의 개체수가 증가하여 벌집(꿀벌통)의 밀도가 높아지면 건설교통부장관을 통하여 서민용아파트 부지를 물색하게 한 다음 분양(분봉이라 한다)에 들어간다. 물론 분양가는 책정되어 있지 않고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꾼도 없다. 다만 여왕벌은 분양을 위해 한 두개의 알을 낳는데 이러한 현상은 봄철 꿀이 차고 넘쳐서 꿀벌들의 집단 항소(분봉열이라 한다)가 이어질 때 결심하게 된다.
"...여왕 폐하!...통촉하시옵소서!...이대로 가다간 여왕마마께옵서 심히 힘들어지옵니다!!.."
여왕벌은 신하들의 열화같은 분봉열이 쇄도하면 자신이 선택한 후계자를 지명하고 만천하에 이 사실을 공표하며 분양절차에 들어간다.
"듣거라!...나는 꿀벌세계의 영원한 통치자인 여왕벌이다. 지금 막 낳은 이 귀중한 알은 우리 꿀벌들의 신도시 건설 부지를 발견한 꿀벌들에게 하사하는 나의 후계자 이므로 잘 모시도록 하거라!~"
꿀벌들은 여왕벌의 명에 따라 여왕벌이 막 낳은 알을 향하여 특별한 선물을 마련하여 후계자 즉위식을 거행하는데 이때 여왕벌이 낳은 알에 입히는 선물이 '로얄제리'라는 성분이며 로얄제리를 먹은 유충은 신도시를 통치할 새 여왕벌로 탄생되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즉위식을 마친 새 여왕벌은 아직 공주에 불과해 결혼식 과정을 남겨두고 있다.
여왕벌 애벌레는 로얄제리를 먹고 자라 보통의 일벌들 보다 몸집이 크지만 로열제리를 먹었다고 해서 아직 여왕벌의 권위를 가지지 못해 짝짓기에 돌입하게 되며 맞선 상대의 숫벌들을 모아두고 최고 강자를 뽑는 비행을 하게 된다. 즉위식 후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서 새 여왕벌은 꿀벌통을 나서 처녀 비행에 나서는데 이때 여왕벌을 서로 차지하려는 숫벌들이 따라 나선다.
(흥...잘난척들 하긴...어디 한번 따라와 볼 텐가?...)
새 여왕벌은 숫벌들이 자신을 다라 나서는 걸 확인하는 동시에 얼마전 발사에 실패한 나로호 처럼 카운트 다운 후 일시에 하늘로 솟구치는데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상에서 최고 15km 까지 솟구친다니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 가녀린 날개짓으로 까마득한 허공 한 가운데서 아무도 못보는 곳에서 마지막 까지 그녀를 따라온 숫벌과 결혼식을 올리게 되는 것인데 결혼식을 마친 숫벌은 자신의 생식기 까지 여왕벌의 몸 속에 남기는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새 여왕벌의 권위를 만들고 곧 시들시들 죽고 만다. 기막힌 결혼식이다.
"ㅠ...내시로 충성하게 만들면 안돼요...ㅜ"
"안돼요!...그렇게 되면 꿀벌들 조직이 붕괴되겠죠?..."
그랬다. 조선의 역사 속에 등장한 내시들에 의한 피해는 권력의 권위 뿐만 아니라 왕조 자체를 흔들어대는 병폐로 말미암아 폐지하기에 이르렀는데 여왕벌의 신비로운 권위를 만들고 죽은 숫벌을 인간들의 남성에 비유하며 애처롭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혼식을 마친 새 여왕벌이 귀향하면서 내시가 만들 뻔한 조직의 분열을 새 여왕벌이 나서서 구 여왕벌의 권위에 도전하게 된다.
"신혼여행은 잘 다녀왔나요. 공주님?..."
"네...여왕폐하!...황송 하오나 여왕페하께 아뢰올 말씀이..."
"...말해 보시요!..."
"...여왕폐하께옵서 쇠잔하였사오니 그만 물러 나옵심이 어떠 하올런지요."
"...머~라!!~~~...이런 배은망덕한 공주 봤나?!!...거 누구 없느냐?..."
하지만 꿀벌나라는 이미 새 여왕벌을 추종하는 세력들이 절반이 넘었고 그들은 분봉열 당시 새 여왕벌을 따라 새로운 나라를 건설 하거나 아니면 쿠데타를 통하여 집권 여왕벌을 다른 곳으로 귀향(이주)하게 할 작정이었다. 이렇게 하여 분봉이 이루어 지고 같은 방법으로 여왕벌의 계승이 이어지며 꿀벌들의 조직이 분화되고 유지되고 있는 것이었다.
이때 여왕벌이 하나 또는 두개의 후계자를 위한 알이 제한되는 것은 그들의 개체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로 꿀벌들의 항소를 참작한 것은 물론이다. 다량의 후계자를 함부로 만들면 자신은 물론 그들 모두 일용할 양식 때문에 힘겨워 할 것인데 그 같은 소통을 서로 나누어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는 꿀벌들의 세계가 마냥 신비로운 것이다.(이 같은 여왕벌의 생태를 간파한 사람들은 꿀벌통을 늘리는데 이용하며 꿀을 더 많이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여왕벌의 결혼식은 그들 전통의 방식을 대대로 이어져 오고 있는데 여왕벌 몸 속에 들어있는 숫벌의 생식기가 여왕벌의 권위를 유지하고 지키고 있다니, 그것 또한 자신의 몸 속에 남긴 숫벌의 유지를 받드는 모습이라 여왕벌을 지켜보는 흥미를 더하는 것이다. 꿀벌의 성체를 이루는 것은 모든 생물들과 마찬가지로 암수의 염색체를 지니고 있는데 꿀벌의 경우 암컷이 XX이고 숫컷은 X이나 암컷은 정자를 수정하여 만든 꿀벌이고 수컷은 그냥 난자 자체가 성장한 개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이런 숫벌의 생식 방법은 '단상 단위생식'이라 하고, 숫벌의 정자에서 X염색체를 얻어 여왕벌의 저정낭에 정자를 보관하였다가 여왕벌의 판단에 따라 숫벌의 정자를 알에 묻히거나 묻히지 않는 결과에 따라 정자를 발라주면 일벌이 되고 바르지않으면 숫벌이 된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그건...모두 나의 권위에 해당하는 일이지...)
재미있는 일은 이렇게 숫벌로 태어난 녀석들은 차기 여왕벌을 위한 꿀벌대군(?)으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오직 여왕벌과 교미를 위해 태어난다고 하니 무위도식만 하는 벌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개체를 유지하고 지키는 '바람둥이'라고나 할까? 그 숫벌이 여왕벌의 권위를 지키는 존재라니 아무도 모르는 창공에서 이루어진 수태가 마치 창조주에 의해 만들어진 천지창조 같은 위대한 역사로 보인다.
여왕벌의 생애는 자신의 몸 속 저정낭에 저장된 정자가 다 떨어질 때 까지 알을 계속 낳으며 종족들을 번식하는데 보통 100만개에서 200만개에 이르는 알을 낳는 것을 보면 여왕벌의 생애는 이 땅에 오직 자신들의 후손을 번식하기 위해 태어난 암컷으로 위대한 모성을 엿보이게 한다. 바이블에 의하면 아담의 배필로 만들어진 이브가 '하와'라는 별칭을 얻게 되는데 그 뜻은 '모든 산 자의 어머니'라고 하지만 요즘 지구촌의 여성들을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별의 별 이유가 다 등장하지만, 여왕벌이 권위를 잃지 않고 있는 이유에 견주면 하찮아 보일 정도니 모계사회의 주인공 자리는 인간(여성)이 아니라 꿀벌들의 무리를 지배하고 있는 여왕벌 같다는 생각이 들고 현대 사회는 스스로 편리를 위해 그 권위를 내다 버린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수컷들의 반란 때문일까?) 오늘날 사방팔방으로 흩어진 인간들의 꿈들은 결국 인간들에게 주어진 권리만 누리려는 욕심 때문에 점차 사라지고 있고 반드시 해야 할 의무를 쉽게 망각하는 옳지못한 습관들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여왕벌을 근접경호로 철저하게 보호하고 있는 최고의 보디가드를 거느린 여왕벌을 보면, 그들 사회는 물론 생물들의 보편적인 질서는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는 것이고 타인의 파이를 넘보며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여왕벌이 대를 이어 그들 사회를 유지하는 것은 어쩌면 인간들에게 본을 보여주기 위한 조물주의 교과서 같은 마지막 작품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여왕벌의 꿈은 그저 개체수를 늘리는데 있는 게 아니라 비와 바람과 흙과 볕이 키운 식물들이 만든 귀한 벌꿀 등을 단 한점이라도 헛되이 버리지 않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다. 위대한 모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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