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어 불가능한 '큐빅'도 있네요.
아들넘이 기가 막히게 잘 맞추던 큐빅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넘은 큐빅뿐만 아니라 퍼즐도 삽시간에 맞추곤 했는데
초등학교에 다닐 때 취미로 보낸 바둑실력으로 동네 바둑인 내가 어느 순간에 TKO패 당한건 물론이다.
그녀석의 바둑은 나의 몇급안되는 꼼수 동네바둑 실력에 처음에는 고전하는 듯 했으나
정석으로 무장한 녀석에게는 정말 '택'도 되지 않았다.
나는 가만히 앉아서 퍼즐이나 맞추고 큐빅을 클리어하는 것보다 싸돌아 다니는 것을 더 좋아한다.
물론 아들넘은 싸돌아 다니면서 한손에 큐빅을 들고 다니며 요리조리 잘도 짜 맞춘다.
그래서 슬그머니 아들넘이 미워(?)지기 시작했는데 애비가 아들에게 불필요한 경쟁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아들넘의 똑똑한 기억들은 즐거운 추억이었다.
오래전의 일이었다.
그런데 나를 망신시켰던 그런 즐거운 기억들을 되살려 주는 한 조형물이 눈에 띄었다.
평소 지나쳤던 아파트단지의 이 조형물은 큐빅의 블록 한쪽면을 옮겨 둔 것이었는데
한밤중에 할로겐조명을 받고 있는 모습이 새롭게 보였다.
주로 원색으로 단장된 이 블록들은 그렇게 까마득한 옛추억을 떠 올리기에 안성맞춤이었고
큐빅을 클리어하는 것과 같이 추억을 더듬어 짜 맞추고 있었던 것이다.
세월이 조금 더 흘러가면 내가 큐빅을 클리어하지 못한 것 처럼
내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질 소중한 옛추억들이 다시는 떠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큐빅이 새삼스럽게 보였다.
어느날, 한밤중에 홀로 버려진 조형물처럼 나는 클리어가 불가능한 思考로
모두가 잠든 한밤중에 동네 한 모퉁이에 홀로 바려져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봤다.
세상과 조화롭게 살지 못하고 쉽게 소통하지 못하는 구조...
어느덧 우리는 그런 사회에 와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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