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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아기냥이의 '고독'은 어디서 오는걸까?


아기냥이의 '고독'
 어디서 오는걸까?


아기냥이가 보기엔 덩치가 소 만큼 큰 진도개 '진주' 곁에서 매우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것 같았다.

그 둘은 개와 고양이의 사이가 아니라 마치 어미와 새끼 같이 친숙해 보였는데 색깔과 모양이 너무도 달랐다. 벽난로 앞에서 엎드려 있는 진주 곁으로 아기냥이는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는 창가에 쪼그려 앉아서 바람에 흩날리는 은행잎의 동태를 살피고 있었다. 아기냥이는 가을아침이 우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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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냥이의 '고독'은 어디서 오는걸까?


이상도 하지?...왜 저 나뭇잎들은 바람이 불면 떨어지는 걸까?...그는 파랗던 나뭇잎들이 노오랗게 물든 것 까지는 이해할 듯 했으나 그 잎들이 바람에 뒹구는 모습을 아해하지 못했다. 언제인가 진주가 벽난로 곁에서 검은 재를 바르고 다니던 모습을 보고 하얀개가 검게 변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그렇다고 나무에 매달려 있다가 떨어지며 어디론가 날려가고 있는 게 아닌가? 저렇게 날려가면 그들은 어디서 사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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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냥이는 머리속이 복잡했다. 그럼?!...나도 저 나뭇잎들 처럼 어디서 부터 날아왔을까?...날개도 없는데 말이다. 그런데 저 바람들은 너무 무섭다. 걸어가는 것도 아니고 날아가는 것도 아니고 어떤때는 뛰듯이 날려 가는데, 시방  창밖에 부는 바람은 나를 날려보내고도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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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남대천 상류의 법수치 가는 길목 '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낮선곳에 온지도 시간이 꽤 흘렀다. 그때 이 아름다운 계곡의 밤하늘엔 점점이 무수히도 많이 박힌 별들의 모습을 보고 늘 그런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어느날 그 별들은 볕이 드는 순간부터 사라지곤 했다. 아직도 나는 이 세상의 조화가 마술 같아서 창밖으로 선뜻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있다. 잘못하면 내 모습이 별들과 같이 흔적도 없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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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멍하니 바람이 부는 창문을 내다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지만 누구하나 친구가 있어야 말이지!...뿐만 아니었다. 인터넷에서는 블로거뉴스라는 게 있어서 '반려동물'에 나 같은 냥이가 무수히도 소개되고 그거 가만히 들여다 보면 다들 주인도 없는 길냥이니 뭐니 이름이 붙었지만 난 아빠가 있다. 나를 이곳으로 데려온 아빠는 나를 너무도 귀여워 해서 가끔은 숨이 턱턱 막히는 일이 있긴 하다만 얼마나 끔찍히도 나를 사랑했던지 나는 우울할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요즘은 내가 많이도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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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 보면 나는 양양시장의 작은 상자에 담긴 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날씨는 무더웠지만 내가 태어나서 처음 본 엄마의 품하고는 그 모습이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나는 그곳에서 오가는 사람들을 살짝 올려다 보기도 하고 아니면 종이상자 바닥에 시선을 고정하며 가끔씩 달라드는 파리들을 신기해 하며 서툰 발길질을 해 대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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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마당을 서성이는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진주나 나나 아빠가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는 걸 배우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양양시장에서 아빠를 따라서 법수치로 와서 살고있는 동안 잊고 살았던 게 떠 올랐다. 아빠가 당시 내 곁에 있던 할머니에게 '만원'을 건네며 '만원이면 됐죠?'했다. 그러니까 아빠가 나를 할머니로 부터 돈 만원을 주고 사 왔다는 건데, 그때 그 할머니는 누구며 나는 또 누구란 말인가? 날 낳아준 엄마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거냐구. 진짜 아빠는 또 누구?...ㅜ...흑...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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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왜 이렇게 복잡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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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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