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선택'은 옳지 않았어!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후회를 하고 있었다.
삶은 늘 선택의 연속일 텐데...나는 국화향 가득한 우리집 앞마당과 나랑 잘 놀아주던 똘이를 몹시도 그리워 하며 남양주의 한 국도에서 엄마가 열어준 창문에 발을 올려 놓고 겨우 몸을 추스리고 있었다.
조금전 까지만 해도 나는 거의 초죽음이었다. 내가 침을 질질 흘리며 거품을 물자 아빠는 그걸 개거품이락 말하며 흠...덕구가 멀미를 하네?!...했다. 그랬다. 나의 선택은 옳지 않았다.
걍...집에서 똘이와 함께 국향을 맡으며 마당에 깔아 둔 흙냄새와 갈 볕을 쬐고 있는 게 훨~나을 뻔 했다. 덕구인 내가 모처럼 갈 나들이를 하는 엄마와 아빠를 따라 나서는 게 아니었다. 사실 그런 결정을 한 것도 순전히 내 탓만은 아니었다.
똘이는 내 목덜미와 겨드랑이를 간지럽히며 나를 안아주고 가끔은 입맞춤도 하며 재미있게 놀며 행복했었는데 엄마가 나를 똘이와 억지(?)로 떼어놓고 에구...똘이 콧구멍에 바람이라도 쐬게 해 줘야지 하며 나를 안고 무작정 차에 태웠던 것인데, 그때 발버둥 치며 고집을 피웠드라면 아빠가 말하는 개거품 따위는 물지 않아도 될 판이었다.
흠...그나 저나 이제 좀 살 것 같다.
건너편에서 무슨 기계를 들고 나를 쳐다보는 눈이 예사롭지 않다. 저 사람이 나를 쳐다보며 키들 거리고 있는 걸 보면 분명 차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내 모습이 우스광스러운 모양이다. 내 모습이 그렇게 재미있는 것일까?
그래!...저 인간들은 내 모습이 재미있을지 모른다. 남이야 죽던 말던 그게 그들하고 무슨 상관이겠나 만, 나는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후회라는 걸 배웠고 그런 종류의 힘든 경험은 반드시 내 의지와 의사와 관계없이 진행된다는 사실도 알았다.
내 집앞 누런 황토와 갈 햇살이 따사롭게 비치던 우리집 앞 국향 가득한 마당이 그립다. 오늘따라 유난히도 똘이가 그립다. 또라!~~~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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