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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용도 알 수 없는 '소변기'?


용도 알 수 없는
 '소변기'?


'작품'들을 감상하다 보면 가끔씩 작자의 의도와 상관없는 상상력을 발휘하기도 하는데 지난주 개최된 '서울 올림피아드 2008'에 전시된 한 작품이 그러했다.
 
한 부스에 크기가 똑 같은 소변기가 서로다른 높이로 쭈욱 진열되어 있었는데 나는 그 곁을 지나치면서 이런 '소변기'의 용도는 무엇일까?...하고 생각을 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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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사용해 본적도 없는 소변기가 인체의 높낮이와 관계없이 허공에 매달린 채 욕구를 자극하고 있는 모습은 '당신의 능력껏 싸라!'고 외치는 듯 배설감을 부추기고 있었는데, 나는 소변냄새라고는 전혀 나지않는 깨끗하고 아름답기 까지 한 소변기에 대해서 '능력'을 도입시키며 사회적신분의 높낮이가 배설창구의 높낮이를 결정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를테면 좀 더 마시거나 먹으면 수분의 배출량이 늘어날 테고 건강한 남성의 경우 오줌줄기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경우보다 더 쎌 텐데 많이 먹거나 마신다고 해서 소변기의 위치가 반드시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건강상의 문제로 인하여 소변기의 위치가 더 낮아질 것이란 생각때문에 높이 매달린 소변기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의 소변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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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은 잘 모르겠지만 남자들의 경우에 자라면서 한번쯤은 오줌줄기를 통해서 누가 더 멀리 가나?를 시험해 본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인데, 그때 개구장이들은 자신의 고추를 붙들고 화장실 벽을 향하여 높이뛰기하는 선수 처럼 오줌을 쏘면서(?) 우열을 가리며 키득 거리며 좋아하는 모습이 떠 올랐다. 요즘은 어떠한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나의 초딩(국민학교) 때 경험은 그러했다.

조금만 과장하면 어떤 녀석들은 가리게가 없는 화장실에서 발을 곧추 세우며 쏜 오줌이 운동장이 보이는 창밖에 까지 넘나든 고수(?)들도 있었다. 모두가 천진난만하여 숨길 것이라곤 하나도 없는 시절이었는데 이런 모습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점차 사라지다가 마침내 속고 속이는 사회생활 가운데 놓여지고 그들도 어느덧 반백이 넘은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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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그들이 이 소변기를 보면 나처럼 한번쯤은 이런 쓸데없는 추억속의 상상을 할지 모르는데, 어쩌면 그들의 상상속에서 본 이 소변기는 정반대의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말하자면 능력있는 사람은 높이가 월등히 높은 소변기를 선택할 것이라는 생각이 그것이다.

그러나 전자에 말한바와 같이 소변기의 높이는 사회적능력에 오히려 반비례하는 것 같아서 몇자 끄적이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능력을 생산하는 동안 체내에 쌓이는 '스트레스'가 정력을 감퇴시켜 마침내 서울 디자인 올림피아드의 한 부스에 설치된 제일 낮은 소변기를 선택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보다 건전하고 솔직한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소변기의 높이가 더 높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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