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벌레' 아시나요?
어제 조계사 '광우병 촛불시위 수배자 농성장'을 찾으면서 조계사를 둘러볼 기회를 가졌습니다.
도시 한가운데 자리한 조계사에는 한낮에도 방문객들이 끊이질 않았고
석가모니 진신사리가 있는 탑 둘레에는 불자들의 탑돌이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조계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이 있는 한국 제일의 포교전법 도량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1011년, 한동운과 이회광이 중동중학교 자리에 覺皇寺(각황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하고
1915년에 포교와 교육사업을 위해 31본산 연합사무소를 설치했다고 전해집니다.
1929년에 승려대회를 열어 조선불교 선교앙종의 종헌을 제정하고 중앙 교무원을 설립했으며
1937년에는 조선불교 총본산을 설립 하기로 결의하고, 1938년에 각황사를 지금의 자리로 이전했다고 합니다.
이때 삼각산에 있던 태고사太古寺를 현재의 자리로 옮겨오는 형식을 취해 절 이름을 태고사로 바꾸고
1955년, 이절을 중심으로 불교 정화 운동이 전개되면서 다시 절 이름을 조계사로 고치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경내에는 대웅전을 비롯한 현대식 건물인 불교회관과 불교정화사업관 등이 있고
대웅전 앞뜰에 있는 사리탑은 1930년 스리랑카의 '달마파라達摩婆羅'가 가져온
석가모니의 진신사리 1과를 봉안한 것입니다.그밖에 오대산 상원사上院寺에서 가져온 동종이 있는데
제가 조계사를 돌아 보면서 제법 오랜동안 서 있던 곳은 그림속의 사리탑 곁입니다.
그곳에서 저는 한마리의 '벌레'를 목격하고 잠시 생각에 잠겼던 것입니다.
저 작은 벌레는 불자들이 합장을 하고 석가세존의 사리탑을 향하여 절을 올리는 동안 잠시 꼼짝않고 있다가
다시금 탑 주변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고 있었습니다.
한 생명의 모습을 바라 보고 있었던 것이죠.
저 미물같은 벌레나 우리 인간도 우주속에서는 티끌보다 더 작은 존재에 불과한 것인데
내가 저 미물보다 덩치만 컷지 뭐가 더 나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던 것입니다.
정말 산다는 것은 나 홀로만의 노력만으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각 개체들의 끊임없는 삶의 모습들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하나의 '현상'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생명의 현상을 교란하는 '광우병 쇠고기'의 실체가 가져다 준 우리사회의 반목을 돌아 봤습니다.
제가 조계사를 방문한 이유였고
그곳에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박원석상황실장이 농성단에 함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 벌레는 조그만 소리에도 깜짝이며 놀라며 자리를 움직였고
자신보다 더 작은 벌레가 가까이 다가와도 자리를 떳습니다.
그도 주변의새로운 현상들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물며 인간인들 태초이래로 먹어보지 못했던 음식들에 대해서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으며
한치 앞도 내다볼 줄 모르는 인간이 수십년 이후의 일이야 꿈인들 꾸겠습니까?
이달초 서울광장에서 열린 '시국법회'에서는 이런 현상을 두고 참회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참회록 속에는 제가 조계사를 방문한 작은 이유중 하나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산다는 것은 다른 생명에 기대고 빚지는 일임을 잊어버리고 산 허물을 참회하며..."
"...강자의 횡포를 보고도 침묵하며 인내했노라고 나를 속인 허물을 참회하며..."
'...내가 주인 노릇을 못하는 순간 독재자의 영토는 그만큼 넒어진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허물을 참회하며..."
그러므로 저 작은 벌레의 움직임도 이유가 있는 것이며
그가 이 땅에 발을 붙이고 머리를 뉘며 살아있는 이유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작은 벌레가 쫒기듯 이 땅에서 까닭없이 쫒기고 수배당하며 고통받는 이웃들이 너무도 많은데
우리는 그들을 여전히 '이웃'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 표현이 옳은지 저 벌레가 제게 반문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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