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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山들

연분홍 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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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틀 비가 오시는데

분위기가 음산한게 봄날씨 답지 않습니다.

 

얼마전에 유명산을 다녀오며 어드바이져의 노래 선물을 받았는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박수를 보냈습니다.

산행으로 많이도 피곤했을 터인데

일행들의 귀는 잠을 청하지 않고 깨어 있었습니다.

 

대부분 이 트래킹에 참여한 분들은 저와 비슷한 분이거나

얼마간 선배되는 분이신데 왜 그들이 좋아라 하는지

노랫말을 곰 되씹어보며 알수 있었습니다.

 

어른들 것이라면 왠지 고리타분하다는 선입견과

아이들 것이라면 왠지 유치 할것이라는 저의 생각은 금방 바뀌었습니다.

 

지천명의 나이에 들면서

저의 가치관이나 세계관이 슬슬 꼬리를 흔들고 있는 것입니다.

꼬리를 내리는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치켜 세움도 아닌

어중간한 입장을 취한다는 것이지요.

요걸 잘못 표현하면 '닳아 빠졌다'는 '꼬리표'를 달기 십상인것 같은데

눈을 지그시 감고 '노랫말'을 감상해보니

봄날의 '인생'이 잘 그려져 있었습니다.

 

이 노랫말이 좋아서 지인에게 선물했더니

글쎄, 그 분은 종일 이 노래를 재생해두고 울었다고 합니다.

물론 그 분 앞에는 조그만 술병이 하나 있었는데

그 분은 사랑하는 사람을 10여년전에 사별한 분입니다.

괜히 미안해 지더군요.

 

그러면서 저는 이 노래가 더 좋아졌습니다.

언제인가 기회가 닿아서 노래방에 간다면 한번 불러보고 싶은데

이 가사를 잘 음미할런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예봉산을 다녀 오면서

골짜구니에 피어나는 새롬들을 보며

이 노랫말이 머리속을 맴돌았습니다.

 

정녕 봄이 오는가 싶으면 가고 있는데

우리는 그 속에서 미워하고만 살 수 있을까요?...

 

사랑하며 살 수 있는 시간은 매우 제한되어 있습니다.

오늘처럼 비라도 내리시는 저녁에

사랑하는 사람과...아니면 사랑했던 사람을 떠 올리며

이 아름다운 곡을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예봉산으로 가는 길목에 개구락지의 알무더기가 보였습니다.

이 알무더기 처럼 사랑의 흔적이

우리들곁에 한 무더기 쌓여서 많은 분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삶이란,

사랑하며 살고자 하는 사람의 몫인것 같습니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길에 /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 알뜰한 그 맹서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찰랑대는 역마차길에 /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손로원 작사 / 박시춘 작곡/조용필 노래







 
 
 
2007/03/29 예봉산의 늦은 봄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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