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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홍 지면 가을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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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홍 지다
-백일홍 지면 가을 오려나-



세상사 모두 헛되다는 말일까...

꽃은 열흘 붉은 것이 없고, 사람은 백 일을 한결같이 좋을 수 없다(花無十日紅 人不百日好). 백일홍만 보면 떠오르는 명문이다. 권세나 인물이 잘 나봐야 곧 시들게 된다는 취지를 담은, '화무십일홍'이란 시구를 비웃는 여름꽃 배롱나무꽃이 바람에 지고있다. 아내와 함께 지하철 교대역 7번 출구 앞에서 모처럼 불어오는 바람에 나무그늘 아래 잠시 쉬고있는 데, 하필이면 그곳에 백일홍이 꽃잎을 떨구고 있었다. 꽃잎은 아직도 붉은데...하며 안타까워 하는 아내.

백일홍은 '화무십일홍 인불백일호'를 비웃듯 여름 내내 백일 동안 피고지고를 반복했던 여름꽃이다. 녹색천지의 무더운 여름을 화려하게 수 놓은 유일한 꽃. 입춘이 열흘 정도 지나고 있는 시기에 백일홍이 바람에 지고있는 것이다. 백일홍이 지면 곧 가을이 오려는 것일까. 국화과에 속하는 백일홍과 달리 배롱나무의 꽃도 백일홍으로 불려 햇갈리는 분들도 적지않다. 배롱나무의 백일홍은 목백일홍(木百日紅),국화과의 백일홍은 초백일홍(草百日紅)으로 불리운다. 




그런데 꽃의 생김새를 보아하니 보통의 꽃들과 다른 생김새. 빛깔은 붉은 빛으로 화려하나 왠지 폭염 속에서 솜사탕 핥다 녹은 모습을 닮은 백일홍이다. 그래서 목백일홍에게 따라다니는 속설이 전해진다. 하필이면 '못난이꽃'이라는 것. 오죽하면 바람만 피우다 죽은 남편 묘 옆에 배롱나무 백일홍을 심어준다고나 할까. 이유가 있었다. 겉모습이 이렇듯 화려한 배롱나무 백일홍은 향기가 없단다. 꽃향기도 없는 백일홍이 무덤 곁에서 여름내내 백일동안 피고지니 죽은자라도 지겨울 것 같다나 뭐라나. 아내는 이런 황당한 시츄에이션을 접하면 명 대사를 읊조린다.




"옛날 사람들은 참 지혜로운 거 가토. 이런 거 보고 '정자 좋고 물 좋은 데 없다'고 했지.아마도..."




"흠...그런 거 가토. 백일홍이 그런 거 가토!..."
 
 




맞장구 치면서 아쉬운 것. 꽃은 열흘 붉은 것이 없고, 사람은 백 일을 한결같이 좋을 수 없다는 말이 빗나갔으면 얼마나 좋을까. 배롱나무 백일홍의 꽃잎이 제아무리 화려해도 향기가 없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드문 것 같다. 겉은 화려하나 도무지 향기가 나지않는 사람도 이런 것인지. 유난히도 무더웠던 금년 여름의 무더운 추억들 전부를 배롱나무 백일홍이 다 가져갔으면 싶기도 하다.  
 


어느덧 여름 끝자락. 가을의 문턱에서 백일홍을 바라보고 있자니 '세월 참 빠르다'는 걸 새삼스럽게 느끼고 있다. 그동안 뭘 하고 살았나 싶은...백일홍 지면 가을이지.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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