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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AGONIA/Hornopiren

살아있는 강 하구의 환상에 빠져들다


Daum 블로거뉴스
 


살아있는 강 하구에 빠져들다
-연두빛 갯벌의 환상 속에 빠져든 이유-




한국에 산 좋고 물 좋은 곳은 어디메뇨...
또 남아있다면 그곳은 어디메뇨...
 


우리가 살고있는 땅 한반도는 예로부터 산 좋고 물 좋기로 소문이 난 곳이다. 그래서 우리 선조님들은 예로부터 이 땅을 금수강산(錦繡江山)이라고 불렀다. 비단에 수를 놓은 강과 산이라는 뜻의 금수강산. 한 번쯤은 들어본 말이자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건 옛말일 뿐 요즘 우리나라의 강과 산을 금수강산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다. 설령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외국에서 태어나 한국의 실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거나 정치인들 뿐일 것.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명제에 대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더군다나 기분좋게 머리 식히려 인터넷에 로그인 한 사람들은 더더욱 그렇다. 언제인가부터 한국의 강과 산은 빛을 잃어버렸다. 비단에 수를 놓은 듯한 강과 산은 온통 콘크리트로 도배되고 물길이 직선으로 바뀌며 호수로 바뀐지 오래다. 명산에서 발원한 강은 하구로 흘러들기 전에 먼저 호수에 갇혀버리고 만다. 또 강 하구는 하구언 공사로 막혀 강의 기능이 상실된지 오래다.





연두빛 갯벌의 환상 속에 빠져든 이유


주말이면 도시를 떠나 야외로 발을 돌려봤자 호수로 변한 강 옆의 음식점들 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강을 버리고 계곡을 찾아 나서기를 꽤 오랫동안 반복하고 있다. 갈 곳이 마땅치 않은 것. 
사정이 이러하므로 사람들은 여행지를 찾아 모두 외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경기가 나쁘다는 요즘도 해외여행객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다. 열심히 일을 해 번 돈 대부분을 해외여행에 쏟아붓고 있는 것. 금수강산에 살던 선조님들이 이런 현상을 보면 통탄할 노릇이다. 

해외여행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국내에 갈 곳이 없다는 말이다. 국내에 갈 곳이 없다고?...왜 갈 곳이 없겠는가. 그러나 국내 유수의 관광지에 발을 딛고 보면 먼저 갑갑함이 밀려온다. 물은 좋으나 정자가 없던지 정자는 좋으나 물이 나쁘던지 둘 중 하나.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드는 건 강이 멈춰선 까닭이다. 흐름이 멈춘 강은 강이 아니라 호수이며, 명산이 내 놓은 옥수는 곧 생명력을 잃는다. 





이런 현상을 굳이 설명할 필요없이 확인해 볼 수 있는 인터넷 공간이 있다. 필자의 여행기가 송고되고 있는 <다음뷰> 여행 카테고리다. 특정 포스트가 '베스트'로 선정되기 전에 뷰데스크에서 100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기 조차 힘든다. 수 많은 블로거들이 매일 같이 쏟아내는 여행정보 내지 여행기에 대한 관심이 없거나 있어도 별 흥미가 없는 탓이라는 판단. 심각한 일이다. 

특정 블로거가 조회수를 늘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사람들이 즐겨찾는 키워드(이슈)를 끼적거리면 조회수가 늘어나는 건 당연. 현재 인터넷의 이슈는 먹거리와 연예 관련 포스팅이다. 그래서 블로거들이 열중하는 곳은 주로 그런 곳이다. 한 때 최고의 여행지 만큼 인기를 구가하던 시사 카테고리는 한 두명의 블로거 외 심드렁한지 꽤 오래됐다. 그러나 국내 여행을 소개하거나 여행기를 끼적거린 여행기는 거의 전멸 수준이다. 국내에 산 좋고 물 좋은 곳이 없다는 것. 




필자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오래전부터 짬만 나면 산과 들과 강으로 다녔지만 현재는 동네에서 가까운 뒷산이 유일한 볼거리다. 발품을 팔고 멀리 가 봤자 힐링효과는 사흘이 멀다하고 바닥을 내 보이는 것. 그나마 국내 최고로 쳤던 설악산과 지리산 그리고 제주도 조차 위태위태 하다. 이유가 뭔가. 설악산을 제외하면 가는 곳 마다 올레길과 둘레길이 강과 산기슭을 빙둘러 시설돼 있다. 마치 헬스클럽에서 기계위를 걷는 듯한 편리한 시설이 금수강산을 수놓고 있는 것. 그런 곳에서 여행의 참 맛을 느끼는 건 참으로 독한 인내를 요구하는 것이어서, 여행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 조차 힘들다. 

필자가 빠따고니아 투어를 나선 건 그 무렵이었다. 모두가 꽉 막힌 불통의 사회에서 활로가 필요했던 것. 지구반대편으로 떠났다. 그곳은 이미 7년 전에 다녀온 곳이지만 그 당시와 다른 점은 세계 최고의 청정지역 빠따고니아 중심지를 찾아나선 것. 그곳에서 운 좋게도 우리의 계획은 필요 이상의 축복으로 변하고 있었던 것이다. 별 거 아니었다.




그저 강 하구가 바다속으로 연결된 매우 평범한 것에 감탄하고, 강물이 아무런 막힘도 없이 바다로 흘러드는 모습이 신기한 것이다. 그리고 강 하구가 만들어낸 마법같은 모습이 황홀하게 다가오며 환상적으로 보이게 되는 것. 너무도 당연한 일에 감탄하고 신기해 하고 있는 것. 이게 정상적 판단력을 가진 성인인가. 

그러나 놀라지 마시라. 이게 
연두빛 갯벌의 환상 속에 빠져든 이유이며 우리가 처한 위험한 현실이었던 것. 사람들의 육체와 정신과 영혼이 쉴 곳을 찾아 머리를 뉠 곳이 마땅치 않았던 것이다. 그레서 떠났던 곳. 그곳에서 대자연과 소통을 경험하며 행복에 겨워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여행사진으로 느끼는 현장이지만 살아있는 강과 대자연이 선물한 풍경 속으로 풍~덩~빠져보시기 바란다. ^^
 

살아있는 강 하구에 빠져들다












































설명이 따로 필요없을 장면들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썰물 때의 오르노삐렌 앞 바다의 갯벌과 네그로강 하구가 펼친 마법같은 모습. 안데스에서 발원한 옥수는 거침없이 바다로 흘러드는 모습. 비록 풍경은 다르지만 오래전 우리 선조님들이 느꼈던 금수강산에 견줄만 하다. 최소한 이런 풍경들은 필자의 소시적만 해도 볼 수 있었고 누릴 수 있었던 풍경이다.

그러나 불과 최근에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잃고 만 것이다. 강의 습지와 갯벌과 하구는 있으되 생명의 호흡을 느낄 수 없는 것. 그게 사람들이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다행인 건 아직은 대리만족을 할 수 있는 살아있는 풍경들이 남아있다는 것. 필자가 빠따고니아 투어 중에 주로 살피고 감동한 건 그런 풍경들이었다.
<계속>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내가 꿈꾸는 그곳의 Photo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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