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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AGONIA/Puerto Montt

칠레산 바닷게 철갑을 두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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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산 바닷게 철갑을 두른 듯
-앙헬모 어시장에서 푹 빠진 칠레산 바닷게-



태고적 원시의 대자연을 간직한 칠레...

칠레는 참 신비롭고 재미있는 나라다. 중미의 마야문명이나 안데스의' 띠띠까까' 호수 주변 '알띠쁠라노'에 형성된 '우와나꼬' 문명 내지 '잉카문명'이나 '나스까 문명'과 같은 오래된 문명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칠레의 북부지방 '이끼께'부터 남부지방의 '빠따고니아'까지의 길게 뻗은 안데스산맥 주변의 날씨는 특이할 정도.

북부지방은 세계에서 건조한 산 페드로 아따까마 사막을 보유하고 있는가 하면, 산티아고를 중심으로 한 중부지방은 지중해성 기후이며, 년중 300일 이상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를 자랑한다. 그런가 하면 로스 라고스 주 이하 빠따고니아 지역은 원시림과 함께 비와 바람의 나라라고 해야 할 만큼 독특한 기후가 칠레의 정체성을 말해주고 있는 것. 또 동쪽으로는 안데스산맥의 만년설이 년 중 빙하수를 서쪽의 태평양으로 흘려보내고 있어서 중부지역은 비옥한 농토를 가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지중해성 기후를 가진 칠레산 포도는 칠레산 포도주를 유명하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빼 놓을 수 없는 게 칠레산 해산물. 우리에게 칠레산 해산물은 '홍어'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요즘은 그나마 칠레산 홍어 조차 어종 보호와 어획량 감소로 한국에서 칠레산 홍어맛을 보기 쉽지않을 정도.

그러나 칠레의 로스 라고스 주 뿌에르또 몬뜨에 가면 굳이 홍어를 먹을 필요가 없다는 걸 실감하게 될 텐데, 맨 처음 사진 한 장이 그 주인공이다. 필자는 뿌에르또 몬뜨의 앙헬모 어시장에서 '칠레산 스톤 크랩(
Chilean Stone Crab)'을 보자마자 SF영화에 등장할 법한 '로봇 게'를 단박에 떠올렸다. 오늘의 포스트 주인공은 칠레산 스톤 크랩이다. 먼저 봄 빛깔이 완연한 뿌에르또 몬뜨 항구와 앙헬모 어시장의 모습을 살펴보면 이런 모습이다.

로스 라고스 주(州),뿌에르또 몬뜨 항(港)
Puerto Montt, Los Lagos CHILE
 




뿌에르또 몬뜨 항이 잘 조망되는 언덕 위에서 바라본 풍경은 그림이다. 간조 때의 뿌에르또 몬뜨 항구 맞은 편은 '땡글로 섬(Isla Tenglo)'이며 뿌에르또 몬뜨 항구는 앙꾸드만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천혜의 항구이다. 좁은 수로를 형성한 이곳은 파도가 없고 면경같이 고요한 바다와 맑은 바닷물이 속을 훤히 드러내 놓은 곳이기도 하다. 섬 주변을 살펴보면 편의 시설이 거의 없고 자연 그대로 모습. 그 맞은 편에 앙헬모 어시장(Mercado de Angelmó)이 자리잡고 있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 보니 마치 작은 성 같기도 하다. 이곳은 뿌에르또 몬뜨를 찾는 관광객들이나 여행자들이 년 중 들락거리는 곳이기도 하다. 



필자와 아내는 7년 전 이곳을 방문 할 때도 그랬지만, 금번 빠따고니아 투어에 나설 때도 짬만 나면 이 시장에 들렀다. 앙헬모 어시장으로 가는 길 대로 옆에는 수공예품을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서 있는 데 그곳을 아이쇼핑하거나 앙헬모 어시장의 해산물을 둘러보는 재미가 솔솔 했던 것.

특히 이곳 앙헬모 어시장에는 싱싱한 해산물 요리를 싸게 먹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칠레는 우리나라 처럼 다양한 해산물을 구비해 놓거나 활어를 기대 할 수 없지만 이곳에서 나는 특산물을 눈여겨 보면 여행자들은 탄성을 지르게 될 것. 그 몇 장면을 살펴보며 포스팅을 마치도록 한다.


뿌에르또 몬뜨의 앙헬모 어시장

Mercado de Angelmó, 
Puerto Montt Los Lagos CHILE



뿌에르또 몬뜨의 앙헬모 어시장에 들르면 가장 눈에 띄는 게 어패류다. 큼지막한 성게와 홍합은 칠레의 대표선수 같다.




속을 까 보면 그 속엔 알들이 꽉 차 있다. 성게 알 맛을 아시는 분들은 기절초풍 할 정도. 바다 향기가 이 알 속에 농축돼 있는 것. 아내와 필자는 해산물 킬러라 이런 장면 앞에서는 사족을 못 쓴다. 그러나 제 아무리 해선물 킬러라 할지라도 '이 넘' 앞에서는 굽신 거리지 않을 수 없다. 칠레산 스톤 크렙이 그 주인공!!...요리보고 조리보고 아무리 뜯어봐도 녀석은 바닷게라 할 수 없었다. 모양새는 바닷게를 닮았지만 껍데기를 보는 순간 '무슨 게가 이렇게 생겼나' 싶을 정도. 뭐...게가 다 게 처럼 생겼겠지만 녀석은 남다른 포스를 자랑하고 있다.
 



이 녀석이 '칠레산 바닷게(Chilean Stone Crab)'의 외형이다. 누가 이 녀석을 식품이라 할 수 있겠는가. 마치 철판을 이리저리 두드려 만든 로봇같은 생김새. 겉 껍데기 생김새만 그런 게 아니다. 실제로 녀석을 쪄서 먹으려면 그냥 이빨로 물어 뜯다간(그럴 일 없겠지만 ^^) 큰일 치루게 된다. 쇳덩이 같다. 오죽하면 '스톤 크랩'이라 이름 붙였겠는가. 녀석의 뒤집힌 모습을 보면 더 가관이다.




필자는 이 모습을 보자마자 카메라 셔터에 손이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등껍질에 이어 게 다리의 질감을 보면 거의 로봇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꽃게는 장이라도 담그지 녀석은 절대로 절~대로 장을 못 담근다. 장을 담글 수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다음이 문제. 녀석을 먹으려면 망치로 껍데기를 두드려 깨야 속살 맛을 볼 수 있다.ㅜㅜ 그런데 녀석은 외모와 달리 속은 부드럽고 향기롭다. 인간만 외모만으로 판단할 게 아니라 녀석들이 그랬다.
이곳에서는 칠레산 스톤 크랩을 쪄서 '속 살'을 발라 저장해 두고 판매한다. 그래서 이 시장에 들러 스톤크랩이 안 보여도 가게에 문의하면 냉장고 속에서 게 살을 만날 수 있는 것. (게 맛살이 아니라 게 살 ^^) 보통 500g~1kg 정도되는(도시락 크기) 게 살은 우리돈 15000원~20000원(8000~10000뻬소)정도 가격이다. 이 걸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샐러드에 곁들이면 훌륭한 요리가 된다. 아마도 현지에서 그 맛을 본 사람들은 두고두고 잊지못할 것. 칠레산 스톤 크랩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박하지 게'의 할아버지 정도된다고나 할까.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박하지 게는 경기.인천지방에서 부르는 이름이고, 강화도에서는 '바구재'라 부르며, 충청도에서는 '청둥게'로, 전라도에서는 '뻘떡게' 또는 '독게'로 부른다. 박하지를 쪄 먹을 때 유난히 딱딱한 껍질 때문에 먹기 힘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박하지 게는 장을 담궈 놓으면 기막힌 맛이다. 연안부두에 가면 쉽게 맛 볼 수 있다. 그러나 칠레산 스톤 크렙은 생김새와 별로 다르지 않다. 거의 탱크 수준. 철갑을 두른 듯 하다.ㅜㅜ
 



그리고 앙헬모 어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홍합살이다. 이곳에서는 손바닥 만한 크기의 홍합 속살을 발라 이렇게 병에 담아두고 판매한다. 우리돈으로 대략 5천원 정도의 가격이다. 이 홍합살로 해산물 요리인 '까나뻬'를 만들어 먹어도 좋고 '리조또'를 만들어 먹어도 좋다. 그러나 라면에 넣어 함께 끓여 먹으면 한국에 와서도 홍합살만 찾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국의 홍합은 결코 칠레산 홍합에 견줄 수 없다. 한국산 홍합은 맛이 연하다고 하면 칠레산 홍합은 맛이 매우 진하다. 홍합살 한 개만 넣어도 기막힌 맛이 우러난다.
 



그런 걸 병에 담아두고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




재미있는 건 칠레사람들(칠레노)이 생선 보다 육류에 더 길들여져 있다는 것. 이들은 자국에서 생산된 질 좋은 연어 대부분은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고, 앙헬모 어시장 등지에서는 연어 훈제와 세비체 정도를 맛 볼 수 있다. 세비체는 연어살을 발라 으깨고 향신채를 넣어 레몬즙을 짜 먹는 정도랄까. 이런 생선들은 한국에서 온 두 꼬레아노의 입맛을 별로 충족 시키지 못했다.




또 칠레노들이 즐겨 먹는 '꽁그리오(Congrio-붕장어 일종)' 조차 한 두번 튀겨서 먹을 정도 였을 뿐. 비록 껍질이 쇳덩이 같이 여문 칠레산 스톤 크랩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정도라고나 할까. 뿌에르또 몬뜨로 여행하실 기회가 닿으면 꼭 한 번 칠레산 스톤 크렙의 맛에 푹 빠져 보시기 바란다. 겉보기 보다 속 맛이 뛰어나고 값 싼 해산물이다. <계속>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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